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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방콕] 다시 자전거에 올라타야지?
    Cycling/seasia 2013. 9. 17. 04:42


    자전거와 함께 다시 출가를 했다. 출발 당일까지 쉬쉬하며 미루어두었던 자전거 포장과 짐포장은 허투루 마무리한다. 허투루 한 것 치고 초과수하물 추가요금이 붙지 않았다. 자전거 포함 30 kg 어치를 미리 계산했는데 30.5 kg 나왔다. 물론 무게가 나가는 전자제품(카메라, 노트북 등)은 배낭에 꽉꽉 채워넣어 배낭이 무겁다. 혼자 훌쩍 떠나려 했는데, 친구 민성이가 동행한다. 민성이에게는 회사를 이틀 전에 그만두고 떠나는 긴 여정이다. "왜 나 따라와서 고생하려 드느냐?!!" 각설하고, 무사히 도착한 대만 공항에서 찍은 사진, 나름 자전거 여행~화이팅을 외치며 찍은 사진이지만, 찍고 난 뒤 바로 짐 보관소에 자전거를 맡기고 배낭여행객으로 변절했다. 








    방콕을 가려면 대만-싱가폴을 경유한다. 대만에 경유하니 나디아도 보고, 지난번 못 만났던 친구들을 만났다. 대만에서 3일을 보냈다. 이번 여행 길에 대만을 벌써 3번째 방문이다. 공항에서의 능숙한? 중국어 소통은 이제 두 말 하면 잔소리! 



       







    지난 초여름 자전거를 타고 지났던 '지우펀'에 들렀다. 1900년대 초 금광을 캐던 마을이어서 산자락에 모든 집들이 모여들었다. 옛날 탄광촌에 산자락 따라 집이 모여있는 맥락과 같을 것. 그래서 아주 잠깐, 강원도 태백 어느 조용한 마을, 철암이 생각난다.









    나디아를 처음 만났던 말레이시아 말라카, 그 말라카에서 내 옆 방에 투숙했던 비비(Vivy)와 트래이시(Tracy). 이틀 밤을 꼬박 비비네 집에서 편히 잘 수 있었고, 이틀 꼬박 먹여주고, 사주는 트래이시에게 고맙다. 그리고, 나디아도 어머니가 주신 돈으로 내 숙식을 해결해 주었다.  이들과 만났던 지난 1월의 이야기는 http://mingyulee.tistory.com/147



















    나디아는 지난 8월 중하순 대만으로 홀로 넘어갔다. 대만에서 일거리를 먼저 찾으려 한단다. 비록 나와의 모든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또다시 즐겁게 만날 날을 기약하였다. 나디아는 내 자전거 여행에 합류하려 자전거, 가방까지 다 샀었는데... 결국 가방과 짐받이를 나디아로부터 후원? 받았다.  

















    지우펀의 좁은 골목길엔 일본인, 한국인이 넘쳐난다. 








    지우펀 전용 '소형'쓰레기 수거 차량. 눈쌀이 찌푸려지는 것은 언제나 사람들 떠난 자리가 항상 쓰레기로 넘친다는 사실. 특히, 이런 관광지.











    방콕? 여긴 어디? 대만을 떠나고 싱가폴을 한 번 더 경유했다. 꼬박 24시간을 기다려야 방콕행 비행기를 탈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정말로 어쩔 수 없이 떠밀려서 싱가폴 Marina Bay을 갔는데. 한국의 여의도 출근길과 똑같은 풍경(직접 보진 못했지만, 종오형을 통해 들어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차이나  타운에서 기웃거리기도 하고, 결국 일찍이 공항으로 돌아갔다. 싱가폴에 뭐 특별한 것 있었습디까?












    방콕이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구석진 자리에서 자전거 조립을 했다. 자전거 여행 초보자 민성이는 조급한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며 안절부절 자전거 조립을 했다. 처음에는 누구나 겪는 과정. 1시간? 2시간을 조립했을까? 오후 10시 배고픈 배를 부여잡고 3층 식당가로 옮겼는데, 누군가 "밍규!"하고 부른다. 마이크의 엄마가 나를 부른다. 부르고 달려와선 꼬옥 포옹했다. 방콕 여행 중인 마이크 가족이 공항에 마중 나와 주었다. 구석에서 자전거 조립하는 나를 2시간 동안 찾다 찾다 못찾고는 포기하고 식사하려던 참이였다.  8개월만에 밍규리의 씨게 달리지 않기 공식 파트너, 마이크를 재회하는 순간이었다.









    싱가폴 공항에 이어 방콕 공항에서의 연이틀 공항 노숙. 방콕 공항은 너무 추워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새벽 2시넘어 잠들어 깨었는데,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시각이었다. 







    태국에서의 첫 번째 미션. 방콕 시내로 들어가 게스트하우스 찾기. 외계어로 쓰여진 듯한 태국 언어는 도무지 눈에 익질 않는다. 중국에 이어 그림 퍼즐 맞추기가 시작되었지. GPS가 없으니,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두 번이나 자세히 길을 안내해주셨던 아저씨.



















    갈림길을 잘 찾아 들어가야 하는데 마침 이곳 교차로가 그 갈림길이었으니. 태국의 자전거 도로는 없다고 보면 된다. 가끔 자전거 그림이 그려져 있지만, 주차된 차들로 점령되었다. 이륜차 통행이 많은 것에 비해 쌩쌩 달리는 차들도 많고, 매연도 심하다. 조심조심 타는 수 밖에 없다. 시내에서는 매순간 긴장되어 채력도 빨리 없어진다. 얼른 시골길을 가고 싶기도 하다. 







    태국에서의 첫 번째 식사는 시장에서 했다. (공항에서 이미 두 끼 먹었지만, 비싸고 양적고 맛 없는 것이니 패쓰) 역시 이런 재래시장이 진국! 긴장 긴장




















    맵지 않은 커리를 비빈 밥에 갖은 야채와 고기를 얹어 40밧트(1,400원). 지금껏 겨우 먹은 몇가지 태국 음식 중에는 사진의 밥이 제일 낫다. 매번 감동했던 중국과는 달리 맛이 천차만별이었다. 











    두리안은 아직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알고 있던 두리안 냄새가 아닌 구수한 냄새가 나서 눈 길을 주었다. 그래도 두리안은 아직... 










    복권 파는 아줌마.









    나는 카오샨(Khaosan)에 머물고 있다. 말레이시아 말라카마냥 오밀조밀 가게들이 모여있고, 게스트하우스도 많아 외국인 관광객이 수도 없이 모인다. 한국 사람도 너무 많다. 








    관광객 꼬시려 열심히 달리는 꾹꾹.









    이방인의 말을 빌리면,100밧트에 갈 수 있는 거리를 관광객에게는 200-300밧트의 가격을 불러댄다. 당연히 안탔다.










    짜뚜짝 주말 시장은 오후 4시까지. 이미 해는 기울어 3시를 향해가는데, 20분 넘게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오기를 기다린다. 그 와중에 천사 한 분을 만났으니. 사모님 집에 가는 방향에 우리를 짜뚜짝 주말시장에 내려주고 돈도 안 받으시고 날아가 버리셨다. 뒷자석에 앉았는데 방귀 내보내지 말라는 스티커에 주눅들었다. 









    왼편이 짜뚜짝 주말시장.






























    이 날 동행한 이방인과 민성. 서로의 필요한 물건을 사들고는 배고픈 배를 움켜잡고 자릴 잡았다. 유난히 바삭거렸던 닭튀김.










    하루에 3-4번 꼴로 비가 내리는 방콕. 어김없이 비가 내리길래







    치맥을 시작하였으니...

    비 그치기를 기다리다 그만 -








    여러병을 마셔버렸습네다. 보통 편의점에서 파는 550mL 맥주병은 40밧트(1,300원), 이런 식당에서는 330mL, 70밧트(2,400원).































    아직 먹어보지 않은 길거리 꼬치집인데, 저 파란 밥통에 찹쌀(카오띠야오)이 들어있다. 꼬치와 어떠한 조합으로 먹어야하는지 아직 모른다. 컴퓨터 마우스 크기 만한 찹쌀이 5밧트(170원). 찹쌀만 여러개 구매가 가능하다. 숙소에서 찹쌀 사오는 심부름하느라 알았다. 찾는데 고생했다.









    사람 발 디딜틈 없는 육교 계단.











    4시가 지났어도 시장 주변은 인산인해다. 찻길 점령.










    마이크 가족을 만나러 가는 길. 지하철 이용료가 생각보다 비싸다. 이동하는 역마다 가격이 다르고, 8개 이상의 역을 가게 될 경우 42밧트(1,430원)을 낸다. 서울보다 비싸다. 태국에서는 지하철 표값이 거의 밥 한 끼 가격이다.









    스님을 위한 자리, 불교 국가의 지하철 안. 나는 미라인줄 알았다.










    카오샨을 배회하다 기가막힌 아이스크림 장수를 만났다. 코코넛을 깎아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고 꿀과 땅콩을 얹어준다. 25밧트(850원). 아버지와 오른쪽 아들이 같이 일을 하는 부자 가게.










    땅콩이 들어가면 맛이 없는 음식이 없다. 









    방콕에서의 널널한 시간은 보통 책을 보거나 (술을 마시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야구공을 주거니 받거니 한다. 무료함을 깨뜨리려 들린 불교 사원. 오늘은 비교적 큰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모두 깔끔한 차림의 제복, 군인들??이에요? 복을 기원하는 화환과 자식을 하나씩 들고 줄을 길게 늘어서 있다. 분명 큰 건물에 들어가는 길인데....










    불교 국가인 태국은 단상에 오를 때 신발을 벗는다. 불상에 올라가 사진을 찍는 것도 무례한 행동이란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주위에 경호원?들의 삼엄한 경비도 함께 있다.









    "어이, 자네도 여기 앉지?"


    그렇다. 주지 스님으로 다분히 추측되는 연로한 스님 한 분께 화환을 바치며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주지 스님을 눈 가까이에서 뵐려고 밖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다. 나는 아무런 제지없이 들어와 마음대로 사진을 찍었던 반면, 민성이는 경호원에게 막혀 못들어 왔단다. 내가 스님들처럼 머리가 짧아서 그냥 보내준 것일까? 큰 카메라를 들고 있어서 였을까?

















    최첨단 승려들. 핸드폰, 아니 스마트폰을 가까이 하는 승려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럴 수 있지 뭐, 세상이 어느 때인데....






























    여기 카오샨에서 추석을 보내고는, 방콕 시내에서 20일까지 머물 계획이다. 서울, 상하이 같은 복잡한 도심에 또 왜이리 묶여있는지 모르겠다. 한국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 즐겨서 그런지, 이국에 왔다는 생각이 덜하다. 그동안 주춤했던 마음가짐들이 외국에 다시 나오면 나아지겠거니 기대했다. 하지만, 또 그런 활기차고, 가슴 벅찬 느낌을 되찾기가 쉽지않다. 곰곰히 또 생각하면, 무엇 때문에 내가 다시 자전거를 옮겨 이곳에 와야했는지 혼란스럽기도 하다. 


    이런 혼란스러운 마음, 답답한 마음을 자전거 위에서 되찾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 마음 다시 잡고 자전거 타려는 밍규리가 태국에서 씀 (그런데, 일주일 내내 비가 온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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