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치앙캄] 절에서 디스코 댄스?

2013. 10. 15. 17:01Cycling/seasia


디스코 댄스가 벌어지는 이 곳은 어디일까? 빵빵한 저음을 내어 쉬는 스피커만 있으면 그 곳이 고고장이 되는 곳. 누가 이 곳을 불교 사원이라고 하겠는가. 고상하디 고상했던 불교, 그리고 불교 사원에 대한 나의 생각을 발칵 뒤짚어 놓은 곳, 불교의 나라 태국이다. 






사원 고고장 동영상.

나도 같이 춤춰서 화면이 흔들리네.






곱디 고운 태국 여자 아이들. 그들의 공연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여정은 치앙마이에서 치앙캄까지 산 2개를 넘으면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이다. 오르막이 정말 많았어. 








치앙마이 도심을 조금 벗어나 3일 푸욱 지냈던 곳. 러시안 커플 맥스와 일레나 집. 카우치 서퍼로 지냈지만 그들의 집에서는 아이들을 봐주어야 했기에 눈뜨면 치앙마이 시내로 도망?갔다. 귀여운 아이들.








치앙마이에서 무얼 했지? 마이크의 추천으로 채식뷔페 집을 찾았고, 친구들 만나 빈둥거리고, 자전거 가게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여기 채식 뷔페집은 1인당 129밧(4,400원)만 내면 된다. 강력 추천!








치앙마이에서 만난 예쁘고 명랑한 프랑스 친구 리아.








카오소이 국수 한 그릇과 더불어 채소/과일 샐러드 3접시를 왕창 먹었다.  









태국 대학생들이 입는 교복이다. 보통 상의를 치맛 속에 넣고, 약간 헐렁한 벨트를 감는다. (남자들 마음을 녹이는 "약간 헐렁한 벨트"- 한인 게스트하우스에서 모두가 공통적으로 내뱉은 말이다) 학년이 올라 갈수록 치마도 짧아지고, 트임도 생긴다. 흠 - 








치앙마이에서 무얼 했더라? 그렇지, 치앙마이 대학교에서 프리즈비 던졌구나. 관광객들이 모여있는 곳이 싫어서였을까. 그냥 쉬며 먹고 놀았을 뿐. 
















미얀마 식당! 참고로, 미얀마 육로 이동이 풀렸다더라. 마이크는 방콕 이 후에 미얀마를 갈 모양이다. 우리가 미얀마를 자전거 타고 간다면 최초의 미얀마 자전거 여행객이 될 수도 있을듯. 혹시 벌써 미얀마에 자전거 타고 간 사람 있는겨? 










남자 넷이 모였다. 마이크의 친구 크리스(한국 이름은 홍밤수)가 함께 한다. 역시 해오던 일 다 내던져버리고 마이크를 따라 나섰다. 실업자가 한 명 더 늘었군. 남자 넷이면, 도 닦는 셈치고 그냥 달릴 수 밖에. 우리 밤수형의 여행기는 여기에 담긴다. http://fromatobe.com








































치앙마이를 벗어나면 그냥 오르막이었다. 하루 종일 오르막이었다. 결국 산 정상에서 멈추었다. 








이틀 머물렀던 쿰채 국립 공원. 산을 지나는 자동차 소리가 얕게 들렸지만, 풀벌레 소리 가득한 자연에서 자는 것은 참으로 기분이 좋다.  언제가 추운 지역에서 야영한다면 장작 모아 불 피우고 싶다. 그래도 제법 산 정상이라고 밤에는 꽤 쌀쌀했다.  








여기가 바로 내 집인겨.









국립공원의 아침
















우리 모두 처음 보는 과일이 눈에 들어왔다. 크기에 비해 먹을 수 있는 부분이 적다. 한 조각씩 뽑아 심지쪽을 쪽쪽 베어 먹으면 된다. 망고스틴 보다 덜 시큼한 맛.























히치하이킹 하며 저녁 식재료를 사왔다. 

식당이 없는 산 정상, 살아 남아야지.

오늘의 요리는 찰밥전! 옛다~ 받는겨~

마이크와 나는 머리를 바짝 깎았다.

(당분간 여자들이 꼬이질 않겠어)






내가 봐도 머리는 괜히 깎았다. 환자 2명이 포함된 실업자 4명. 산 꼭대기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다. 








이튿날 , 또 다시 시작되는 오르막 길.















코코넛 튀김!







쓰레기 안생기게 댕기는 마이크와 나. 그리고 덩달아 밤수형도 코펠에 모든 먹을거리를 담는다. 민성이도 락앤락 통에 담으려 한다. 비닐 봉지로 담겨진 먹을거리는 그냥 지나쳐버린다. 그래도 시장에 가면 포장되기 전의 음식들이 널려있어 좋다. 


이 튀김을 먹고 나서 부터 방귀가 하루에 50번은 넘게 나온다. 심지어 선 잠을 자는 텐트 안에서도 방귀가 뿡뿡 나온다. 바나나를 많이 먹어서? 튀김인가? 방귀가 너무 많이 나온다. 














폭포!













가파른 폭포를 올랐는데 어찌 내려가지?

난 정말 살려고 고민하는데

뒤에 아저씨는 계속 포즈만 취한다. 

나 어찌 내려가지? - 정말 올라온 것 후회했다.







역시 오르막, 오르막, 오르막. 막막 오르막만 막막하다. 또다시 산 정상에서 야영하게 되었다. 덕분에 다음날 아침은 기분좋게 20분 동안의 내리막 길을 선물로 받았다. 20분. 1시간 넘게 올라온 댓가치고는 너무 짧게 느껴진다. 욕심일까.















이튿날 산 정상에서 일출을 오랜만에 봤다. 















'퉁'소리가 나길래 누가 돌이라도 던졌나 싶었는데, 바큇살이 나갔다. 다행히 마이크가 곁에 있어 새 바큇살로 바꾸었다. 바퀴가 조금 휘었는데 (사실 바큇살 조정하는 방법을 모른다) 돌팔이 실력으로 60여km를 더 내달릴 수 있었다. 조심조심~ 오늘 다시 한 번 손 봐야겠다. 









동네 잔치가 열리는 절 앞에 도착했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들어가보자!
















이런 시골에 이방인은 우리 4명뿐. 들어서자마자 동네 아이들의 여러 공연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기름 냄새가 가득한 횃불을 붙여 훌훌 잘도 돌린다. 






어설픈만큼 귀여운 아이들.

밤에 했으면 더 멋졌을텐데













































동네 아주머니들은 아이들의 공연 중 저 은색 단지에 돈을 넣어준다. 공연을 마치고도 돌아다니면서 돈을 받으러 다니는 아이들. 그 돈 받으면 너희들 용돈? 아니면 스님들에게? 







햇볕에 고생했으니 나도 20밧 한 지폐 넣어주었다. 싸와디캅!






절을 떠나려나는데 마침 고고장이 입구에서 벌어졌고,

맥주를 2컵 가득 채워서 왈칵왈칵 마셔버렸다. 그냥 주셨다. 

기분에 들뜬 동네 사람들, 나도 한껏 취해서 마신다. 

우리 자전거타고 가는 것을 알고는 한 아주머님이 오셔서 

음주운전을 걱정한 나머지 다행히? 얼른 가라 한다. 


절에서 춤추고, 술 마시고! 

오! 불교 사원에서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 하루였다. 

그저 그들의 평범한 동네잔치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다. 







오늘도 절에서 잘...? 응? 흠....이 절은 좀 힘들겠군.







결국 집 한채를 빌려 푹~ 쉬기로 했다. 밀린 빨래도 하고, 가족에게 전화했다. 산 2개를 넘어온 지친 체력을 보충하기로 했다. 아직도 저 사진을 보면 나의 엄청난 점프 실력에 감탄한다. 호호호. 이제 라오스까지 170여km 남았다. 라오스는 그냥 시골이라고 했다. 아니, 그냥 산이라고 했다. 막막 오르막을 오를 생각하니 막막하기만 하다. 그래도 같이 지낼 수 있는 친구들이 있어 다행이다. 


요즘 꿈에 자꾸만 옛 친구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한다. 이러다 또 향수병이 도지는 것은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