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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앙캄] 여행 중 자전거 수리는 꼭 '전문점'에 맡기세요
    Cycling/seasia 2013. 10. 18. 02:22


    시골 오지에서 자전거가 고장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큰 도시를 찾아 타던지 아님 차를 잡아 도움을 요청하던지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괜히 작은 시골 마을에서 어찌 해결할 수 없을까 끙끙 거리다 시간도 버리고, 돈은 돈 대로 날려버렸다. 같이 다니기로 한 일행들도 (비자 체류 일자 문제로) 먼저 내 몸을 떠났다.  오지에서 고장나면 내가 해결하는 방법이 가장 좋겠으나 여전히 나는 돌팔이 같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바큇살 정리하는 법을 조금 배웠다. 그리고 자전거 '전문'수리점을 꼭 먼저 가야한다는 것도 절실히 느꼈다. 









    조그마한 치앙캄 마을에 자전거 가게가 하나 있어 들어갔다. 휘어진 바퀴를 고치고 싶다 했는데 자전거 가게 사람들은 할 줄 몰라 다른 아저씨를 소개시켜준다. 내일 아침에 오란다. 갔다. 근데 병원에 갔단다. 기다렸다.  연락을 받고 다시 자전거 가게에 가서 만나서 버려진 창고같은 자기 집 작업실로 나를 인도했다. 근데 자전거 가게 주인, 사람들 모두 또다른 자전거 가게- 바큇살을 조정할 수 있는 가게를 전혀 알려주지 않았었다. 













    그렇게 난 오전 12시부터 그의 집 창고에서 기다리기 시작했다. 내 바퀴살 크기가 시골마을에 없었고, 철물점?에서 가져온 바퀴살이 약간 길어(?) 철물점 사장님이 톱으로 자르고?!! 나사선을 새로 냈다. 이 작업을 2시까지 기다려야 했다. 












    난 다행히 책보면서 여유롭게? 아니, 조금은 안절부절 앉아 기다렸다. 시골 인심, 그래도 믿어보자. 잘 될꺼야. 그런 내가 심심했는지 테레비 보란다. 아니요, 아저씨 이런것 말고 자전거 수리 좀 빨리....











    시간은 시나브로 흘러 2시 반. 3시에 철물점에서 바큇살을 받았다. 12시부터 기다려 3시 15분에 작업 시작. 










    그런데, 부품을 떼어내고 만지는 단계, 단계마다 어려움을 겪는 아저씨. "반대편 톱니를 뽑아야지 거긴 왜 뽑았어요?!!"  결국 베어링을 다 뱉어내게 만들었고, 톱니는 저멀리 오토바이 타고 자전거 가게에서 분리했다. 문제는 이 때 들렀던 가게가 이들의 자전거 가게에서 1 km 떨어진 곳이었다. 세상에나! 도구만 있으면 30초만에 뜯어낼 작업을, 저렇게 뜯어낸 자리 복구하랴- 베어링 청소, 조임 등으로 무려 1시간이 걸렸다. 4시 15분에 드디어 바큇살 절단. 어휴   












    또다시 막힌 아저씨. 철물점에서 산 (좀 허약해 보이는) 바큇살을 자르고 나서선을 낸 것이 문제였다. 조이면 풀리고, 조였다 싶어 손으로 당겨보면 '퉁'하고 풀려 버리는 바퀴살이 3-4개 있다. 부품이 안좋으면 다른 것으로 바꾸어야지. 헌데, 바꿀 수 있는 바큇살, 나사가 없으니 자꾸 땅바닥에서 버려진 재료를 찾아쓴다. 다 마모되고 못 쓰는 나사를 찾아 보고, 돌리고 돌리고를 반복한다. 4시 30분에 시작된 바퀴살 조립은 오후 6시, 노을이 질 때 내가 멈추게 했다. 6시 30분 상황종료.


    아저씨에 대한 모든 신뢰가 모두 증발했다. 아저씨는 내일 오전까지 해보겠다 한다. 안된다. 신뢰가 바닥났다. 달라는 수리비 7,000원 드리고는 내 톱니바퀴 두고 온 자전거 가게에 데려가 달라고 했다. 괘씸하게도 가는 길에 오토바이 시동 꺼진 시늉을 두 번 하더라. 그래요, 내가 아저씨를 믿은 것이 잘못이었죠. 


    나머지 200 m를 뚜벅 뚜벅 걸어 자전거 가게에 도착했다. 이 가게 사장님 좋은데, 내 바큇살 크기를 가지고 있지 않아 자신의 친구 가게를 소개해주었다. 나는 내일 100 km 떨어진 파야오에 다녀오면 된다. 파야오에 편도 2시간 버스타고 힘들게 도착한 자전거 가게에서 1시간 만에 모든 작업이 완료되었다. 어제 아저씨가 쌩뚱맞게 뜯어 뱉어낸 베어링도 다시 한 번 청소해달라고 했다. 역시 빠른 속도로 모든 것이 마무리되었다.











    자전거로 지났던 길, 파야오로 다시 버스타고 돌아간다. 다행히 치앙라이, 치앙마이까지 안가도 수리할 수 있었으니 어찌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버스가 아담하니 귀여워 사진에 담았다. 










    숙소에서 치앙캄 오고 갈 때 차를 세워 히치하이킹을 많이 했었고, 그 때 마침 타게 된 버스다. 운이 좋게도 이틀 뒤 파야오를 가는 날 이 부부의 버스를 타시 타게 되었다. 알고보니 치앙캄-파야오를 오고 가는 순환 버스였다. 10시에 출발해 12시 파야오 도착. 자전거 수리가 1시 반 즈음 끝나 터미널에 도착하니, 이 아주머니를 또 만나서 똑같은 버스를 타고 파야오에 도착했다. 이 부부는 내가 자전거 고치는 동안 맛있는 점심 먹었겠지.














    자전거 조립 완료!!

    자전거 너무 무거워서 못 들겠다.










    마이크와 민성이는 떠났고, 치앙캄 시골에는 나와 밤수형만 남았다. 

    지친 몸과 마음 달래보려 집에서 가까운 뷔페집을 갔다. 고기뷔페네!?

    깜빡하고 젓가락을 안가져왔네. 죄송해요, 일회용 안되는데....



    오늘도 그리 쉽지 않았다. 


    1) 소개받은 자전거 집 명함 - 주소, 전화번호가 있다.

    2) 인터넷으로 위치를 확인. 대충 가면 있으려니

    3) 파야오 도착해 오도바이 택시타기 전 기사에게 명함, 지도 보여줬다.

    4) 자신있게 출발한 기사가 나에게 갈림길에서 길을 물어본다. 엥?

    5) 내가 가라는 대로 가는 오도바이 기사.

    6) 근처에 왔는데 더 시골이다. 어디여?

    7) 근처 민가에 도움요청해 자전거 집에 전화했다. 

    8) 기사와 통화해 위치를 확인하고 다시 파야오로 후진. 옴마야

    9) 자전거 가게는 터미널과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음. 결국 도착!

    10) 이 모든 과정 동안 굵은 빗줄기가 내려 내 대머리와 옷이 다 젖음.


    * 인터넷의 엉뚱한 약도 보다 더 황당했던 것은 오도바이 기사가 나한테 길을 물어본 상황. 



    그래, 지친 몸과 마음 달래야지, 암.






     





    내일 떠나는 치앙캄. 이틀밤 잘 것을 나흘밤이나 자게 되었다. 치앙캄에는 아침 장이 들어선다. 오전 10시면 모든 상인들이 거리에서 없어진다. 


     














    한국 돈으로 700원 하는 죽은 아침에 실속있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요리이다. 












































    윽!??? 옴마야. 





















    나와 자연스레 합석하시는 스님. 스님 머리가 저보다 좀 기시군요. 싸와디깝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길 위에서 자전거를 탔더라면 꽤 고생할 터인데, 먼저 떠난 민성이와 마이크는 별 탈 없는지 궁금하다. 덕분에? 이틀을 꼬박 쉰 밤수형은 얼른 자전거타고 싶어한다. 나도 한층 말끔해진 자전거로 씽씽 신나게 달릴 수 있다. 3일 뒤면 라오스 국경을 지난다. 아마도 태국에서의 마지막 여행기가 되겠지. 내일 새벽에 처마 밑으로 비 떨어지는 소리가 멈추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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