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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앙프라방-베트남국경] 라오스에서 자전거 여행은 어떨까
    Cycling/seasia 2013. 11. 6. 14:38


    '라오스에 자전거 타고 여행 다시 올꺼야?' 물어본다면

    고민하지 않고 '아니'다. 산이 너무 많아서..... 


    하지만, 라오스는 한 번쯤 (비록 짧은 거리라도) 자전거로 여행해야만

    착한 라오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관광지라 불리는 곳을 가면 외국인들이 너무 많고

    그 외국인들에 익숙해져버린 아이들과 동네 사람들은

    다른 시골 사람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아침부터 해가 질 때까지 아이들, 동네 아저씨, 아줌마들의

    응원 소리를 듣고 있으면 자전거 타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메콩강, 루앙프라방에서 나흘 밤을 지샜다. 





















    아, 아쉽게도 구름이....








    유네스코에 등재된 옛 고을, 루앙프라방은 뭐랄까. 단정한 모습, 깔끔한 거리, 이색적인 건물들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4일 동안 그런 풍경들 돌아보지 않고, 메콩강변을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노을만을 바라봤다. 돌아다니는 것도 조금 귀찮았고, (언제부터 이런 버릇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엽서 몇 장 보내러 우체국 들리고, 시장구경 정도만 했다.  







    아마도 루앙프라방에서 우리를 그토록 오래도록 잡아둔 것은 크리스의 친구, 앨리시야 덕분이었다. 오랜만에 요리할 수 있는 부엌에 있어서 좋았고, 빨래도 뽀송뽀송 말릴 수 있는 일상으로 돌아온 기분이었다. 먹을거리 사러 장도 보고, 청소도 하고 말이지. 얼른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검은 옷을 입고 있는 앨리시야와 그 옆에는 룸메이트 카인.








    야시장 골목 한 접시 10,000킵(1,300원)하는 채식 뷔페집. 뷔페지만 한 접시만 먹을 수 있다. 야채, 면으로 산을 만들어도 상관없다. 















    시내와 많이 떨어진 곳에 있는 화덕핏자집!

    한 사람당 한 판씩 다 먹었다!!!

    가격은 60,000킵 (8,000원 정도) 







    오늘 저녁은 베트남 친구 카인의 베트남식 요리! 이러니 루앙프라방에 관광하러 갈 시간이 없지!








     내가 모든 요리를 가려버려서~







    다시 한 장. 먹자 먹어!









    오! 스프링롤!! 감동감동~








    앨리시야는 루앙프랑방에 있는 조그마한 '민족문화역사 박물관'에서 일을 한다. 오후, 그녀의 일터로 구경을 갔다. 라오스는 지금 전통가옥인 대나무를 소재로 만든 집에서 시멘트, 벽돌 집으로 변하고 있고, 비포장 도로가 군데군데 있지만 서서히 아스팔트로 덥혀가고 있다. 아마 5-10년 후의 라오스는 시멘트집으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이에 발맞춰 지역마다의 특색이 없어져가고 있다. 이곳 앨리시야가 일하는 단체는 이들 소수민족들의 문화를 보존하는 일을 돕고 있다. 





























    관람 후 기념품을 살 수 있는 상점. 고급스럽고, 예쁜 무늬의 식탁보, 치마, 모자가 다양하다. 수익금의 50%는 소수 민족들에게 돌아간다. 








    루앙프라방에서 또다시 둘러본 두번째 박물관. UXO(Unexploded Ordnance) 박물관이다. 베트남 전쟁 때 하늘에서 떨어진 폭탄이 남아 사람들에게 아직도 피해를 주고 있다. UXO Lao는 그런 폭파되지 않은 폭탄을 제거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한국 전쟁 후 폭탄을 가지고 놀다 운명을 달리한 한국의 어린이들과 같은 이야기이다. 













    폭탄이 저리 많이 퍼져있다. 








    미국인 크리스는 자신의 나라가 저지른 일을 한심하다는 듯 자책하고 있다.  








    아니! 이것은 또 무엇인가! 








    앨리시야는 3일동안 못난 우리의 아침을 준비하러

    새벽장을 꼬박 보곤했다.

    고마운 친구.







    그렇게 꿀 같았던 루앙프라방 '살이'는 막을 내렸다. 집이 너무 좋아서 체류기간만 아니었다면 일주일을 더 머물고 싶었던 곳이다. 라오스에 머물 수 있는 기간은 5일 남짓 남았다. 그 동안 너무 방심하면서 쉬었다. 언제 국경을 넘어간다냐.














    그렇게 국경을 향해 열심히 달렸건만,







    우리를 멈추게 한 싸장님들. 마이크는 지난 라오스 여행에서 만난 한국인 사장님에게 공짜 점심을 얻어먹고는 다시 한 번 찾아뵈었다. 이번에 베풀 차례는 마이크일텐데, 사장님이 우리를 보자마자 자리에 앉히더니 라면 한 그릇, 맥주는 10병정도 꺼내어 마신 것 같다. 루앙프라방을 떠난지 40 km만에 자전거 타는 일정 종료. 타임 아웃~ 나는 체류기간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 여기 리조트에서 하룻밤, 루앙프라방에서 하룻 밤을 더 잤다. 어허 참네.. 좋아 좋아!!







    리조트 공사가 한창 마무리 중이다. 리조트 앞에 흐르는 강에서 금을 얻을 수 있단다. 이제는 금지가 되어 관광상품으로만 금을 채취해 갈 수 있단다. 강물에 둥둥 떠 댕기나?








    아무튼 아무런 걱정없이 쉴 수 있는 장소가 생겼다. 야호~








    이틀 동안 남정네 넷을 데리고 다니면서 밥 사주시고, 편안한 잠자리에, 맥주까지 얻어 먹은 것이 너무 많았다. 더군다나 충북 충주가 고향이신 변 사장님은 내 고향 청주를 같은 고향으로 엮어주면서 고향 후배라고 어찌나 잘 해주시던지. 루앙프라방에 일이 있어 우리를 리조트에 남겨두고는 오후에 헤어졌다. 라오스에 다시 오게 되면 여기를 꼭 다시 들러야한다. 그 때도 자전거 타고 올텐가? 워워~








    이 날 밤, 달이 가려 보이지 않는 밤. 하늘에는 별천지. 진짜 별천지!!!!! 오!!!! 별천지!!!!









    넷만 남겨진 리조트에서 저녁에 별천지가 쏟아져 한 참을 바라보다가, 강변으로 내려와 장작에 불을 붙였다. 오랜만에 노래 여러곡 불렀는데, 나만 불렀다. 허허.. 정말이지 별이 빛나는 그런 밤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달렸다. 길 위에서 또다시 수많은 응원과 인사를 받는다. 힘이 나는 여행이다.





















    산이 많아서인지 아침에는 안개가 자욱하고, 오전 9시가 넘어서야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다. 오늘은 하늘이 정말 맑디 맑다. 잠시 멈추고 사진기를 들었고, 이와 같은 풍경을 담는 자전거 여행객을 만났다.  










    루앙프라방 식당에서 우리에게 먼저 인사를 건넨 중년의 캐나다 커플. 길 위에서 다시 만났다. 페드로 아저씨는 나이가 56세. 부인은 50세? 무려 2년이 넘는 시간동안 자전거 여행 중이다. 페드로 아저씨는 나를 처음 본 순간 '니하오'라고 인사하더라. 이들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만날 수 있다. http://veloreve.blogspot.com















    라오스 맥주, 비어라오(Beerlao)가 생각나게 하는 아이들의 옷 색깔. 라오스 맥주 맛있다. 아이들 보며 맥주 생각 나면 이상한거지? 







    요것이 비어라오. 8,000킵~10,000킵정도면 마실 수 있다.  1,000원-1,300원 값어치
















    강변에서 뜯은 김?이라고 해야하나. 이름은 카이판(Kaipan). 우리나라 다시마 튀각 같은 간식이다. 루앙프라방에서 먹은 적이 있다. 











    아이들의 응원 덕에, 그리고 맑은 하늘 덕에 오늘은 힘들이지 않고 농카오(Nong Khiaw)에 도착했다. 






















    이튿날 아침을 먹으러 나섰는데 페드로 아저씨네가 따라왔다. 허허, 또다시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다 헤어졌고, 페드로 아저씨네는 또다시 다른 자전거 여행객을 만나 한참 수다를 떨고서야 출발했다. 








    이제 라오스에서 머물 수 있는 체류기간은 오직 2일.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또다른 자전거 여행객으로부터 여기에서 배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 정보를 얻었다. 하루 배를 타고 무앙쿠아(Muang Khoua)까지 이동하면 베트남 국경까지 70km 남는다. 산을 2개 끼고 있는 그 70km를 하루만에 가야한다. 그래그래 어쨌든 가보자고~ 








    배가 클 것이라고는 생각 안했지만 이렇게 작을 줄이야.










    오전 11시 반즈음 출발한 배는 그렇게 6시간을 넘게 상을 거슬러 북쪽으로 올라갔다.  처음 한 시간은 자리가 없어 저 짐들과 같이 낑겨서 이동했다. 사람들이 많이 내린 무앙너이에서 자리가 생겨 앉아 갈 수 있었다.






































    무앙쿠아(Muang Khoua)에 오니 흔들흔들 아슬아슬 아찔아찔 다리를 건너 숙소로 이동을 해야했다. 저멀리 새로 지어진 다리가 보이는데 이 무서운 다리를 몇 번이고 왔다 갔다 했다. 정말 무섭다. 























    이런 구멍들도 무섭지만 나무 판자 사이사이 간격이 일정하지 않은 곳이 더 무서웠다. 이제 다리를 건넜으니 베트남 국경에 다다르는 일만 남았다.















    예상대로 산 2개를 지나야 했고 다행스럽게도 경사가 가파르지 않아 가뿐하게 산 하나를 넘었다. 그동안 산을 만나면 항상 내려서 끌어야만 했던 길보다 낫다. 








    '나 아직 라오스거든?' 말하는 걸까? 라오스에서의 마지막 날도 산으로 끝맺음한다. 





















    싸바이디~





















    우리와 반대로 베트남에서 넘어온 네덜란드 커플. 내가 처음으로 만난 한국인이라며 신기해한다. 앞으로 산 1개를 더 넘어야 하니 꼭 생존하라는 말도 덧붙인다. 재미있게 여행하길~ 
























    라오스도 다시 올꺼야? 하는 물음에는 아직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이야기를 못하겠다. 산이 많아서 얼른 얼른 피하고 싶은 곳이었고, 탈출하고 싶은 곳이었다. 지금은 물론 베트남에 도착했지만, 마을도 크고, 건물도 많이 들어선 베트남 거리를 보고 있으니 아직은 아담하고 순수한 라오스 마을이 그리워지는 것은 사실이다. 아이들과 싸바이디 놀이처럼 그리워지는 때가 있으면 그 때는 라오스에 한 번 쯤 다시 올 수 있는 여유와 너그러움이 생기길 바라본다. 


    라오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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