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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노이-라오스] 빗 속 베트남 탈출기!
    Cycling/seasia 2013. 11. 23. 16:44


    푸엔(Phuyen)의 밤풍경은 

    일찍 문 닫은 상점, 과일, 채소 상인들 때문인지

    음침한 기운이 돈다. 


    그래서 단연 돋보이는 군옥수수 아줌마네.

    이틀 동안 20개 정도 먹은 것 같다.

    이튿날 턱이 아플 정도였으니 말이다. 















    우리 지현이 누나와 함께 저녁 식사를!!

    이 식당에서 파는 1,500cc 생맥주가

    겨우겨우겨우 15,000동!

    한국 돈으로 1,500원 밖에 안한다.

    역시 이틀 동안 부담없이 마셨다. 

     







    시골 베트남에서 맛있는 음식을 찾기란 참 어렵다.

    다들 베트남 음식 맛있다며~시골 한 번 가봐야;;;;

    매번 들르는 식당에서의 메뉴는 요렇게 비슷비슷하다.







    가만보면, 쉴새없이 빵빵 거리는 자동차 운전습관을 볼 때

    배트남 사람들은 중국인 습성이 많이 베어있다.

    이렇게 엉뚱한 상황도 중국인들을 빼닮았다.















    어라! 학교에서 캠핑했는데

    아이들에게 발칵 들키고 말았다. 

    새벽 6시인데 아이들이 닫힌 교문 앞에서 기다린다.

    엄마, 아빠가 일찍 일을 나가면서

    아이들도 함께 집을 나서는지 원...

    새벽부터 쫓겨나듯 짐 정리했다.







    애들아, 삼촌이 좀 졸립다.

    또라이 짓을 많이 못해줘서 미안~

    눈 부었다.














    하노이가 가까워 오는지 엄청난 평지길이 이어진다.

    정말로 반갑다. 평지야~







    오도바이 천국 하노이! 옴마야, 아슬아슬







    하노이에서 우리를 초대해준 디엡(오른쪽에서 두번째)!

    집에는 하노이 맥주가 쌓여져 있는 디엡은 엄청난 애주가임이 틀림없다.

    오늘 밤 정말 달렸다!! 하하

    베트남 음식 라우(LAU)를 먹으러 왔다. 














    월남쌈?







    어제의 엄청난 음주로 인해 모두들 헤롱헤롱하다. 

    밤수형과 민성이는 일찍 잠들었고, 마이크와 나는 디엡과 오래도록 마셨다.

    마이크는 머리가 무거운지 평소답지 않게 비실거린다. 

    아침식사 겸 해장을 하려 얼큰한 국수 한 그릇 비운다.







    아, 복잡한 하노이. 아이구, 복잡해.














    디엡의 집에서 이틀을 잤고, 하노이 출장을 간다는 소식에

    우리 남자 넷은 아침일찍 집에서 등떠밀려 나오게 되었다. 

    길 잃고, 집 없는 처량한 신세. 바게뜨나 하나 먹자.

    흠... 라오스, 베트남에서 먹어본 바게뜨 중에 으뜸은

    루앙프라방에서 먹었던 것이 제일이었다. 







    이정도면 전기 설비업자에게 

    정말 상 한 번 거하게 줘야해.







    내가 스프링롤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베트남 여행 처음으로 고수 없는 스프링롤을 만났다.







    분(Bun)차(Cha)중에서 차(Cha). 돼지고기다.







    요것이 분차였던가!! 베트남 친구들과 함께 따라온 식당이었고, 

    이 식당이 분차로 가장 유명한 집이라 한다. 

    1인당 가격이 무려 90,000동(4,500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자! 여기가 어디일까?

    식당? 까페?

    둘 다 아니다. 









    자전거 가게였다.







    그냥 자전거가게가 아닌

    자전거 '마을'을 위한 가게였다.


    물론, 자전거 판매, 대여, 수리하는

    보통의 자전거 가게이기도 하지만,


    자전거를 단순한 이동수단을 떠나

    우리네 삶의 영역에서의 중요한 부분임을 강조한다.

    마치, 마을 사람들이 모두 자전거타기를 바라는 것 처럼.


    Hanoi Bycle Collective 

    http://www.thbc.vn/
















    주말마다 마을 사람들과 영화를 보기도 하고,

    때로는 (오늘처럼) 주제별로 타큐멘터리를 보고 토론도 하기도 한다.

    오늘저녁은 밤수형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밤수형(Chris)은 북한 새터민, 그러니깐 우리나라에서 새터민이 되기 이전

    북한에서 탈출하는 북한 주민들을 보호해주고 한국 또는 미국으로 보내는 일을 했었다.

    그리고 여전히 자전거 여행 중에도 북한 주민들을 위한 모금활동을 하고 있다. http://fundraise.libertyinnorthkorea.org/fundraise?fcid=257760


    자유를 찾아, 그리고 굶주림을 못견뎌

    두만강을 통해 중국을 넘는

    북한 사람들은 한 해 2-3천명이 훨씬 넘는다.


    강을 건널 때

    총살을 당하는 사람도 있고,

    추위를 못견디어 죽고,

    중국을 넘어와도 중국 공안에게 체포되어 다시 북한으로 들어가고,

    중국 땅 조선족들도 북한 사람들을 꺼려하고....


    이들은 동북쪽 중국 땅에서

    저멀리 라오스, 베트남, 태국까지 긴 여정을 지나고

    대피소에서 지내다 한국, 미국으로 보내어진다.


    이념을 떠나서 일단 '사람'부터 살리고 볼 일이다. 

    북한의 체제는 이해할 수 없지만 

    북한 사람, 같은 가족으로서 일단 살리고 볼 일이다. 

    이념으로 상대를 비방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위의 영상은 꼭 시간내어 보길 바란다.

    두만강을 뛰어가는 장면에서 감동해야 하는지...참 애처롭다. 






    몇 달 전 테드톡에 나온 요셉. 

    밤수형과 함께 지냈던 친구이기도 하다. 








    하노이 자전거 가게에서 조금 우울한 발표회를 마치고 한 컷.


    사실, 서양인들이 우리 한국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토론하고, 생각을 공유하는데 그 자리에 함께 있던 한국인으로서 느낌이 요상했다.

    언제쯤 북한 상황이 호전될지....


    가만히 보면, 핵이 있네, 전쟁을 하네마네 하는 정치적인 문제, 권력싸움

    주로 테레비에서 다루어지는 내용들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가.

    일단, 굶주리는 사람들부터 어떻게 좀.....








    이날 발표회에서 만난 자전거여행자.

    체코에서 온 미르코(Mirko).

    엄청난 히피다!








    슬로베니아 부인? 여자친구? Katya와 함께 무려 12년간 자전거 여행중이다. 아직도 현재 진행형.

    한국에도 다녀왔고, 정말 아름다웠다고 나에게 말해주며 회상한다.

    내가 내일 혼자 떨어져 나간다기에

    내가 갈 길 중 좋은 길을 미리미리 알려준다. 


    '하노이 벗어나는 1번 국도는 타지마. 위험하고 차 밖에 없고, 지루해. 차라리 기차를 타고 벗어나'

    그리고

    '라오스 들어가면 00마을을 지날꺼야. 아름다워~'


    마치 12년 동안 쌓인 내공을 술술 풀어내어 준다. 









    시간도 없고(이제 체류기간 이틀 남았다), 1번 국도의 위험함도 들었겠다

    과감히 빈(Vinh)까지 기차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자전거는 화물칸에 싣고 갈 수 있어 편히 이동할 수 있어 좋다.

    빈까지 310km, 6시간 동안 이동했다.  


    기차가 출발하고는 5분 만에 '덜컹'소리를 내며 멈춘다.

    설마!!!...했는데

    정말 사람이 끼어서 멈춘 것이었다.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흐느적거리는 사람을

    포대자루에 올려놓고는 남자 넷이서 들고갔다.

    아... 조금 속이 매스꺼웠다. 








    오예! 빈에 4시에 도착했다.







    너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거냐! 왜 말을 못해! 누가 그랬어? 응?








    내일 국경을 넘는데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끼려면 빈을 탈출해야한다.

    급한대로 물어물어 빈을 빠져나온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빈을 벗어나자마자

    장대비를 맞고는 숙소를 잡아 들어갔다.  에휴~









    다음날 아침 창문을 열었는데, 여전히 비가 온다. 

    비오는 날은 무조건 쉬는 날인데,,, 오늘 무조건 배트남을 탈출해야한다. 남은 거리는 100km.

    가게에서 우의 한 벌을 샀다.








    아침은 바게뜨 3개. 점심으로 먹을 바게뜨 2개 마저 사갔다. 

    하노이에서 바게뜨 하나 20,000동(1,000원)인디

    여기 시골은 8,000동(400원) 한다.

    얼른 다시 출발!!!!









    재미있는 인연이다. 빗속을 뚫고 오도바이를 타는 친구에게 

    '신짜오'하며 인사만 했을 뿐인데.

    나에게 커피 한 잔을 떡하니 사준다. 

    맨 오른쪽이 나랑 동갑내기 베트남 경찰관 두옹!

    국경까지 60km!! 얼른! 산이 있당께.

















    흠.... 흙받이가 있으나 마나잖어?

































    국경 표시가 안나오는 가운데, 

    K. NUA 보다 먼 곳을 보지 못했으니

    저기가 국경임을 추측해본다.


    계속 안개비가 퍼붓는 가운데

    온통 세상은 하얗다.


    비는 맞는데 그래서 옷은 젖는데

    우의를 입을 수가 없다.

    오르막 길이라 땀이 나기 떄문이다. 


    1분이라도 사진 찍으려 멈추면

    물 마시려 멈추면

    금새 한기가 온 몸에 퍼진다.


    쉴 수가 없다.

    춥다.







    세관 통과할 적엔 젖지 않은 옷으로 갈아입으면서 

    체온유지에 온갖 신경을 곤두세웠다. 정말 으스스 춥다.


    19일까지 머무는 체류기간을 넘기지 않았다! 오호!

    라오스에 들어가도 30km를 더 가야 마을이 나온다.

    으~ 춥다. 옷 입자.







    라오스에 넘어 오니 온통 딴 세상이었다. 

    하루종일 햇빛을 못봐서 그랬나,

    엄청 으스스 추워서 더 간절했던 걸까.


    신을 믿지 않지만

    이 순간만큼만 정말 황홀했다.


    마치 창세기 속 아담이

    이런 경험을 했을까.








    등지고 내려오는 베트남 산은 아직도 

    안개 구름으로 덮혀 있고,

    등 뒤에서 불어오는 물방울들이 나를 세차게 때린다. 








    라오스야 반갑다!





















    라오스에 넘어오면서 매일매일 보이는 석양에 넋이 나간다.

    오늘은 저기 보이는 산, 락사오(Lak sao)까지 가서 숙소를 잡고,

    이틀을 쥐 죽은 듯이 쉬었다. 







    베트남을 탈출하는 길, 

    길이 어떠했는지는 굳이 사진으로 보여주지 않아도 되겠지?

    빨래고 뭐고 다 내일 할꺼야. 옴마야















    이튿날, 천천히 둘러보는 락사오의 풍경. 

    평온한 풍경에 오전내내 또다시 황활한 느낌을 받는다. 

    전에 지났던 북쪽 라오스와는 또다른 느낌이다. 











    정말 소가 제일 착해.























    구불구불 논둑을 거닐었다. 

    마을마다 북적거리는 베트남과는 확실히 다른 풍경이다. 

    더 따뜻하고 정감이 간다. 















    라오스에 오니 찰밥이 부활했다. 손으로 먹어도 달라붙지 않는다.

    아침으로 꽤 많이 먹었다. 






    이제 락사오를 떠나기 전 여행안내소를 찾았다. 

    기차타고 넘어온 300km의 시간을 벌었기에

    천천히 둘러보며 다닐 수 있겠지.


    근데, 똑 부러질 만한 안내책자가 없다. 

    있긴 한데, 도무지 어디가 어딘지

    보이는 사진은 어디에 가면 볼 수 있는지

    찾기가 참 어렵다. 


    애꿎은 사진만 찍고 천천히 가보기로 한다. 







    '한국돈 있어요?'

    라고 묻기에

    가방 깊숙히 숨은

    천 원 짜리 지폐를 선물했다.


    전 날 미리 왔었으면

    저녁 한 끼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흠, 아쉽군.





















    오! 풍수지리로 따지면 이 학교가 가장 좋은 곳이 아닐까 싶은데??














    하노이에서 내려온 스위스 커플. 오! 바꾸어 타고 가고 싶은 이 마음 어쩔고!














    비엔티엔으로 가는 길은 '거의' 평지라는 말, '거의'가 함정이다. 

    13번 국도를 만나기 전 까지 두 개의 산을 지났다. 흠..

    라오스는 라오스다. 







    체념한 채 두 손으로 자전거를 끌고 가는데

    성큼성큼 자전거를 타고 제쳐가는 두 커플.

    산 정상에서 만났다. 


    빌린 자전거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아

    2인용 자전거를 만들었던 일화를 말해준다.  








    벨기에/독일인 커플. 자기들 동네 도착하면 꼭 연락하란다. 

    유럽가면 만날 사람들 참 많아. 하하







    오랜만에 절에서 캠핑을 허락받았다. 

    아직 해지기에는 이른 시각. 산을 두 개 넘고는 

    처음 보이는 절에서 멈추어 버렸다. 


    절에서는 한창 닭싸움이 펼쳐지고 있었다.














    내 또래로 보이는 짖궂은 스님.

    워워~ 담배피며 닭들을 링 중앙으로 옮기는 스님.

    침도 찍찍 뱉는 동남아 스님들을 보면

    한국의 스님들은 참 얌전한거야. 







    30분 넘게 스파링 뛴 닭들에게 

    털 손질, 영양제, 고기를 먹여준다.  







    라오스의 노을은 정말 왜 매일 이런거야?!!? 응?

    마음 설레게~ 응?






    절에서 하룻밤 꿀딱!










    아침밥도 얻어먹고 출발~ 찰밥과 삶은 야채만 먹을 수 있었다. 

    나머지는 모두 고수가 들어가서;;; 















    내 여행은 프랑스 리옹에서 끝날 가능성이 크다.

    '나 리옹으로 갈꺼야.' 말하니

    반가워 하는 반응.


    '나 리옹사람이야'


    리옹에서 중앙아시아 넘어서 동남아까지 9개월간 넘어온 폴.

    부모님 만나러 하노이에 가는 길이다. 


    와! 유럽가면 만날 사람들 참 많아!














    산이 많아 라오스는 절대로 다시 안오겠다 백 번 다짐했는데

    지금 라오스에 와있다. 

    그리고 훨씬, 차분한 자연을 볼 수 있어서 (아마도 노을?)

    매일매일 들 뜬 마음으로 다니고 있다.


    마이크, 민성, 밤수형과는 떨어져 이제 혼자 여행길이지만

    오랜만에 맛보는 고독도 나쁘지 않다.


    이제 비엔티엔으로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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