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앙프라방-광시폭포] 에메랄드 폭포수에 다이빙하는 일상

2013. 12. 4. 12:00Cycling/seasia


누가 나를 좀 멈춰주었으면...


넉넉한 시간과 거리덕에 여유있게

쉬면서 비엔티엔으로 향하고 있었다.


허나, 숙소에 묵을지 캠핑을 할지 고민하다

좋은 캠핑 장소를 지나치고는

해가 질 때까지 어두운 곳을 헤매였다. 


절에서 두 번의 거절을 당했고

마을에는 게스트하우스라고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밖은 벌써 어두워졌다.









평지를 만나면 기뻐할 줄 알았으나

신나는 내리막 길이 없으니 

그렇게 지루할 수 없었다.


그렇게 달려달려

110km를 넘어 달리고 있었다.


해가 진다.




















조명등이 약한 관계로

어둑어둑한 시골 길을 달리기에는

너무 위험하고, 두려웠다.


불빛이 있는 곳으로 무작정 들어갔는데

어쩜 이리도 기막힌 곳으로 들어왔는지 참!!!


저녁식사가 한창 진행중인 잔칫집이었다.










동네 아주머님들 다 모여서 

음식 만들고, 커리 뷔페까지!!!


거기에 맥주를 계속 준다. 어머나~










잔칫집 주인인 스님의 절에서 결국

텐트를 펴고 잘 수 있었다.

스님들도 텐트, 모기장에서 잠잔다.


영어를 꽤 잘하는 스님이었고,

한국 여자들이 예쁘다고 난리다.


스님되기 전에는 

일본인 여자와 사귀었다고 한다.


역시, 라오스 스님들 쿨하다!










이튿날, 아침에도 열리는 잔칫집에

다시 초대받았다.


'절에서 귀신 못봤어?'라고 하기에

못봤다고 답했다.


알고보니, 이 사원은 화장터였다.

내가 잤던 곳이 화장터였다니.... 












어제 나를 환영해준 보(Bo)!

밥먹고 가라하고

맥주 마시고 가라하고

하루 더 자고 가라하고

술 먹고 디스코 추고 가라한다.

비엔티엔 갔다 다시 오라한다.


작별인사를 못하고 헤어져

정말 아쉽다.












잔칫집을 찬찬히 둘러보니

잔치이기도 하면서

불교의식을 기리는 모습이다. 




















스님들이 한쪽에 둘러앉아 실타래를 손으로 이어 기도한다.

이 꼬마스님은 어젯밤 나랑 놀았던 스님이다.

자기 여자 친구있다면서

핸드폰 속의 귀여운 여자아이 사진을 보여주었다.


역시 라오스 스님들, 멋져! 남자여! 










안에서 기도가 끝나면 각자 챙겨온

음식, 돈, 간식거리를 스님들과 나눈다.


십시일반!




















나이에 상관없이 서열에 상관없이

모든 스님들이 공평하게 

한 봉지, 한 밥솥(?)을 받는다.





























간식거리도 받고, 돈도 받고

거기에 잘 차려진 임금님 수라상이

떡하니 앞에 놓여진다.


역시 스님들 나이불문, 서열불문 하여

똑같은 상차림을 받는다.


이정도면 스님도 괜찮은 직업이다.

 










오전내내 아침도 얻어먹고,

술도 얻어 마시면서

사진 찍을만큼 찍어서 심심할 찰나


도와줄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

설거지를 도왔다.


다들 '어머, 어머, 왜그랴' 하며

남정네가 주방일 하는 것에

신기해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잔칫집 설거지인만큼 

1시간 넘게 한 듯.










해가 더 뜨거워지기 전에 자전거에 올랐다.

오늘 아침식사는 라오스 잔칫집에서,

점심은 태국을 넘어가 태국 음식을 먹고 (당근 파카파오! 사진)

다시 라오스에서 라오스 밥을 먹었다.  


비자 갱신을 하고 돌아오는 길.

이로써 라오스에만 벌써 5번의 입국 도장이 찍힌다.











태국에서 라오스를 넘어올 적,

라오스는 태국 돈을 받았는데


라오스에서 태국을 넘어오니 

태국 돈만 써야한다.


가방 깊숙한 곳을 뒤지고 뒤져 나오는

태국 돈- 20밧 지폐, 10밧 동전, 5밧 동전 두 개, 40밧! 

돈 없으면 어쩔 뻔 했을까나. 허허










메콩강을 사이로 '우정의 다리'를 건넜다. 

며칠 뒤 또 보자~

이제 비엔티엔까지는 20여km.


 










비엔티엔은 뭐...그냥저냥 먹을거리만 먹고 

10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루앙프라방으로 넘어왔다.


루앙프라방의 아기자기한 골목은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다. 








오랜만에 내 여행에 손님이 왔다.


내 여행기를 보고는 

일을 그만두려 하는 친구,

이미 재미진 일 찾아 직장을 옮긴 친구,

나 보러 여행오려 하는 친구들이 조금 있다.


샹주누나도 그 중에 한 명.

와 주어서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다.







때는 바야흐로 2002년, 무려 12년 전.


19살 풋내기?로 청주 동네나쁜?형들과 어울리며

음악활동을 할 시절이다.


사진 속 친구들, 형들은 

아직도 변함없이 기타치고, 노래부르고 있다.

결혼도 하고, 애도 있고.


이 사진의 출처는 내 자동 필름카메라였다.   

아마 기억에 대전 클럽 퍼지덕(Fuzzy Duck)?이 아니었을까.


암튼 사진 속에 젊은 샹주누나도 있다.

언제 마지막으로 만난지 기억도 안나지만

푸근한 누나로 기억에 항상 남아있었다.  


참고로, 사진에 난 어디에 있을까요?

정말 나도 못찾겠음.

























푸시산에 올랐다. 


높은 빌딩 하나 없는 루앙프라방의 모습.

여기에서 한 시간 넘게 의자에 앉아 쉬었다.










중국인들이 많다.

중국인 한 사람을 찍었다.










메콩강이 저기 흐른다.

게스트하우스들이 모여있는데

모습은 우리나라 지폐에 나올법한 

궁궐같이 보이는 건 나뿐인가.










'광시 폭포를 안갔어?'


지난번 변사장님의 뜻밖의 질문. (변사장님, 메일주소가 잘못 적혔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광시폭포를 향했다.


멋진 라오스 스님들도 왔다. 

셀카도 찍고, 서로 찍어주는 스님들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모르겠다. 









아침에 빗방울이 조금 내렸는데,

다행히 비는 그쳤다. 

해가 없어서 아쉬울 뿐.


오! 물 색깔 봐봐봐봐봐봐봡!!!










능 썽 쌈~












이제부터 예쁜 광시 폭포 사진을 주르르르륵~


점심을 안먹었는데

배고픈줄 몰랐다.


아마도 광시폭포와

상쾌한 산들바람 덕분이겠지.




























































실제로 보면 더 웅장하다. 


이 광경을 보며

30분을 서 있었다.













광시폭포가 시작되는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다. 

그야말로 가파른 등산이 시작되었다.


꼭대기는 그냥저냥~

대신 양말을 벗게 만드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오랜만에 흙 밟아본다. 






























샹주누나의 아이폰 사진!!




















내려오니 폭포수에 목욕을 하러 내려온 선녀들이 모여있다. 

너희들 옷들 어디있는지 내가 다 알아! 

나가지말고 거기 있어! 앙?











해가 없어 정말 춥다!

물안경 쓰고 물 밑 구경하려 했는데

희뿌옇다.










다이빙! 다이빙!!!

타잔이 나타났다!









광시 폭포의 황홀함을 뒤로하고

또다시 루앙프라방으로 돌아왔다.


근사한 저녁식사가 나를 또 황홀케한다.










어머나! 어머나!

꼬치 2개와 샐러드, 통감자까지 합쳐 39,000킵.

한국 돈 5,200원 정도! 이런 이런!!! 맛있잖어!!!!

침이 한 번 꿀꺽!









비엔티엔에서 루앙프라방-방비엥을 오고 가는 버스 안.

첩첩산중의 산 길을 오르락 내리락하는 버스.


'와 내가 이런 길을 자전거로 올랐던거였나?'

싶을 정도로 험준하다.


그런 길 오르는 자전거여행객도 

창문을 통해 여럿봤다.

다들 미친 것 같아.


열흘 정도의 배낭여행도 뭐 나쁘지 않다.


라오스에 다시는 오지 않겠다했는데

광시폭포 덕분에

루앙프라방 덕분에

차분한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있다.


오늘은 자전거 빌려 (자전거여행객이 자전거를 빌리다니!!!!)

블루라곤에 한 번 더 가야지.


강가 흐르는 방비엥에서 밍규리 씀.












크리스, 마이크, 민성은 

2주 넘게 하노이 있더니

엊그제 하노이를 벗어났단다.


안부 한 번 강렬하게 보내왔다.

비아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