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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나푸르나 걷기2] 세상에서 가장 높은 호수, 틸리쵸(Tilicho)를 넘어서
    Cycling/Indianepal 2014. 5. 26. 11:45




    브라가(Bhraka)에서 아침나절 쉬고는 점심먹고 20분 거리인 마낭(Manang)에서 하루 묵었다.

    심하지는 않지만 머리가 여전히 멍~하다.


    나는 약을 일절 먹지 않는 편이라(6년 되어가는듯)

    이번에도 무모하게 비상약 한 알 챙겨오지 않았다.

    내 몸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내 몸이 얼마나 허약해 빠졌는지

    발가벗은 채로 알고 싶었다. 


    여전히 고산병에 좋다는 

    마늘수프만 후룩후룩 마시고 있다.

    멍하다.











    트랙킹 일곱째 날. 마낭은 돌담으로 쌓여진 집들이 아기자기하다. 옛 고을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예전에 네팔 국왕은 가난해 보이는 마낭 사람들에게 아메리카 대륙으로 넘어가 일 할 수 있도록 취업비자를 쉽게 내어주었단다. 그 때 돈을 많이 번 마낭 사람들이 돌아와서는 부자가 되었다는 소문이 있다. 그래서 마낭에는 맛있는 빵집이 많이 있다.












    오늘은 조금 긴 여정이다. 6-7시간을 걸어 틸리쵸 호수(Tilicho Lake) 근방까지 가야한다. 갈 길은 먼데 호수란 호수는 죄다 보고 가네. 
























    호수 자체는 기대만큼 멋지진 않았지만 호수를 가는 길은 정말 아름다웠다. 틸리쵸 호수를 들리지 않고 지나친다면 이렇게 설 산을 가까이 두고 걸을 수 없다. 내 등 뒤에 있는 산이 그 모습을 가리기 때문. 힘들더라도 틸리쵸 호수는 한 번 가보는 것을 권한다. 참고로, 이 들어갔던 길로 도로 나와야 한다. 야, 네 정말 내 코 앞에 있네. 신기하네. 꿈같아.












    오늘도 화이팅! 쎈요릿따!











     




































    틸리쵸 베이스 캠프로 가는 길. 아찔아찔한 산사태 지역을 밟아 오르락 내리락을 한다. 스타워즈에 나오는 배경 같다.




































    샌드 보드가 생각나는 건, 너무 위험한가!? 내려가기 참 쉽겠는데;;;












    트랙킹 여덟번째 날. 아침 일찍, 그러니까 새벽 3시 반에 눈을 떠서 가볍게 옷을 챙겨입고는 4시 반 정도 됐나, 5시가 다 되어가는 시각에 출발하니, 등 뒤에서는 해가 주섬주섬 기어오르고 있다. 아, 좀 늦었네. 카메라 건전지 4개 중 2개만 멀쩡히 제 몫을 한다. 여분으로 한 개를 챙겨 올랐는데, 아뿔싸! 껌뻑껌뻑 하더니만 방전이 되부렀다. 결국 일출 사진, 틸리쵸 호수 사진은 내 사진기에 담지 못하고 무거운 짐으로 변한채 올라갔다. 아래부터는 우기 사진으로 대신한다. 












    틸리쵸 호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호수. 해발고도 4,919m이다. 길이가 무려 4km,폭 1.2km, 깊이는 무려 85m나 된다. 오르는 길 또한 만만치 않은 풍광과 고도를 뽐낸다.












    나보다 한참 먼저 도착한 다니엘로와 우기. 아이스 레이크 있을 때와 같이 어지러워서 누워있거나, 쭈그려 안자 숨을 골랐다. 어지러워서 재미난 짓을 할 여유가 없었다. 호수는 얼어있었고, 별다른 감흥을 전달 받지 못 한채 발길을 돌렸다. 우기와 다니엘로는 더 높이 올라가 썰매타고 내려오며 지르는 함성소리가 누워있던 나를 자극했지만 일어날 수 없었다. 얼굴도 다 타고, 몰골이 말이 아니다. 아이고 띵해라.












    이럴 땐 얼른 내려가는게 보약.
















































    역시 호수를 왔다갔다 하는 길이 절경이야!!! 어쩜!!! 틸리쵸 베이스 캠프에 오후 1시가 넘어서 도착을 했고, 시냇물로 발 씻고, 세수하고 허름하게 좁은방에 놓여진 침대에 몸을 녹이며 누워 꿀 낮잠을 잤다. 여지껏 낮잠을 잤던 것 중 가장 달았다. 그리고 정신이 말짱해졌다. 사진 속 숨은 우기 찾기.












    트랙킹 아홉째 날. 전 날 히말라야의 밤하늘에는 총총총 별들이 껌뻑거렸다. 별이 많은 하늘은 안경을 끼고 봐야하거늘, 며칠 전 잃어버린 안경이 얼마나 야속한지 모르겠다. 사진 속에 담으려해도 이제 한 개 남은 배터리로 일주일을 버텨야했기에 마음 속에만 담았다. 오늘은 아침일찍!!! 흠... 왔던 길을 되돌아 가야 한다. 
























    틸리쵸 호수에서 내려온 뒤라 몸이 무척이나 가볍다. 트렉킹 여정 중 몸상태가 가장 좋다. 싸게 걸어 오늘은 레따(Letdar)까지 점령해야 겠다. 지금은 약카르카(Yak Kharka)를 향하는 우회길.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 길이지만, 설산을 매우가 가까이 두고 걷게 된다. 
























    왼쪽 아래 보이는 마낭(Manang). 우왕~ 날씨 참 좋다. 












    인자 오른쪽으로 본선으로 합류해야 한다. 인자 호수란 호수 보러 옆길로 빠지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생긴다. 























    아싸! 인자 본선 합류! 한 시간 넘게 내려오고 다시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 본다.  아마 안나푸루나 3 (7,575m)이 앞에 있을터인데.... 












    이미 눈에 타버려 푸석한 얼굴이 되어버린 나와 다니엘로. 다니엘로는 처음에는 참 꽃미남이었는데....
























    점심밥 챙겨묵고 가소! 콧물이 앙증맞게 흘러내리는 아이. 훌쩍~












    4,200m 렛따(Letdar)에 도착해 오늘도 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몸 상태가 좋다고 무리해서 더 갈 이유가 없었다.  












    트랙킹 열흘째. 오늘은 4,850m고지의 하이캠프(High Camp)를 가야한다. 600m를 더 오르는데 올라가기가 영 쉽지 않다. 꼬불꼬불하고 내 심장은 요동치고. 우기와 다니엘로는 또다시 나를 제치고 먼저 올라갔다. 




































    구름이 끼고 바람이 차가와졌다. 두터운 잠바를 꺼내어 입고 뚜벅뚜벅 오르니 숙소처럼 보이는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살았다. 구름이 짙어지면서 3시간 넘게 눈이 내렸다. 다니엘로도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처음 봤을게다. '다니엘로~ 눈 내려 임마~' 하며 알려주었는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의자에 그냥 앉아서 창밖을 확인한다. 별다른 샤워실이 없는 곳. 나름 깔끔떤다고 발은 닦고 자야지 하는 심정으로 이 곳에서 어찌 해야할까 고민 끝에 새로이 내린 눈으로 발 씻고, 세수를 했다. 그 시린 차가움 그대로 가져와 침낭 안에 몸을 넣었다. 아~따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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