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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르메니아] 드디어 유럽에 왔구나!!
    Cycling/europe 2014. 10. 4. 05:41




    여행 2년만에 유럽을 넘어왔다. 


    이란 국경을 넘어 처음 마주친 아르메니아 세관 여직원, 챠도르를 두르지 않은 여직원이 낯설어 보이더라. 이란에서 넘어온 이란 여성 여행객도 아르메니아를 넘어오자 마자 답답해 보이는 스카프를 벗어 던진다. (이란은 30년 전, 이슬람 혁명 전에는 스카프를 두르지 않았다고 한다. 해변에서 비키니 입는 모습도 자연스러웠단다) 아톰도 기다렸다는 듯이 풀어헤친다. 사람들 얼굴 모습들이 코는 여전히 큰데, 피부색이 밝아졌고, 옷차림새도 어릴적 보았던 팟트랏슈 나오는 만화에 나오는 옷매무새와 비슷하다. 사람들 모습 바뀌니 유럽에 온 것이 실감난다. 


    여행 2년만에 유럽이다.















    유럽이라고 뭐 별 거 있더냐. 산으로 시작된 유럽여행.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고 끈적하게 올라가는 아톰과 본더!! 아뵹!

































    엉아, 유럽에 처음 오는겨?


    그렇다.

    전에 유럽 와본 적 없다.


    그래서 더욱 유럽을 어떻게 다녀야 할지 고민이다.

    장난 삼아 맥주, 맥주를 외치지만

    혼자서 즐기기에는 너무 쓸쓸하고.


    이번 겨울에는

    소 키우는 농장에 한 번 가볼까 한다.


    유럽은 어찌 댕겨야 재밌을꼬!













    그동안 인도, 이란사람들에게 지나친 관심으로 피곤했는데 아르메니아 사람들은 본척 만척한다. 처음에는 조금 서운하기도 했지만 모른척 해주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점점 깨닫는다. 무뚝뚝해 보여도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는 사람들이 최고다.



































    아직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아르메니아. 털털털 옛날 자동차도 많이 보이고, 중국에서나 보이는 과적? 트럭들도 흔히 보인다.

































    씽씽 내려가서 끝난 줄 알았는데

































    다시 올라간다. 












































    손이 시려운 부부.






















    여행이 길어질수록 사람 없고 조용한 곳을 선호하는 것이 나뿐만은 아닌가 보다. 찻길에서 멀리 멀리 떨어져 좋은 곳에 잠자리를 만들러 간다. 조그마한 산이 바람도 가려주고 차소리도 막아준다. 소들도 집에 갔는지, 양떼들도 집에 갔는지 가을걷이 끝난 들판에는 우리 셋 밖에 없다. 고요하다. 춥다. 나무를 구하기 힘들어 건초들을 모아 불을 지피니 어쩜 그리 불이 잘 붙던지 기분까지 따뜻하더라.  












































    또다시 들판을 찾아서!! 해가 중천에 떠있는데 오늘은 일찍 퇴근했다. 며칠 전 카드게임을 한 통 샀는데 구입하면서 아톰이 하는 말 '뭐, 카드 몇 번 하겠어?'했는데 이 날도 이어지는 카드게임. 본더, 아톰 부부의 텐트 안에 까지 들어가 밤 11시까지 하고 나왔다. 보통 캠핑하면 8시-9시에 지쳐 잠드는데 말이다. 











    이건 이미 카드게임 한 판 거하게 끝내고 얼른 부리나케 저녁밥 하는 우리.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이 인자 코 앞에 왔다. 뾰족한 산이 정말 멋드러지게 솟았는데 자세히 보면 뒤에 더 뾰족하고 큰 산이 하나 더 있다. 구름에 가렸지만 눈 쌓인 봉우리, 아라랏산(Ararat Mt.)이다. 











    닷새동안 예레반에서 푹 쉬고 떠나는 길, 반대편에서 만난 형형색색 러시안 자전거 여행객들. 5km만 더 가면 교회 행사하는 곳에서 공짜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꿀 같은 정보를 알려주고 헤어졌다.  











    러시안 사람들로부터 본더가 들은 이야기를 빌리면 오늘이 바로 아르메니아가 교회를 받아들인 날? 아니면 국교로 승인된 날? 일텐데 그 날이 마침 주일이어서 교회에서 큰 잔치를 벌이고 있다 했다.  











    워메! 여지껏 본 케밥 중에 고기가 질로 튼실하구먼?! 






















    주위를 쭈뼛쭈뼛 서성거리는데

    어르신들이 어서 와서 앉으라고 자리를 내주시더니

    어디선가 갓 삶은 소고기를 턱!하니 주신다.


    고기 살짝 잘라 빵에 그냥 말아 먹는다.

    야채는 생오이와 토마토 정도.

    그야말로 고기판 고기판 고기 잔칫날이다. 


    어쩜 그리도 연한 괴기였는지 

    쉬지도 않고 꾸역꾸역 배를 채웠다.

    꺼억~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시골동네 대문을 두드리고는 지붕있는 테라스에 캠핑 허락을 받았다. 따뜻한 민트차 대접받아 그 온기로 손을 녹인다. 춥다. 비오고 바람까지 맹렬해 흔들리는 텐트를 부여잡으며 빗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잠잤다.






















    비바람 불던 새벽은 온데간데 없고 언제나 해뜨는 아침에는 모두가 고요하더라. 비온 뒤 하늘이 맑다더니만 오늘이 딱 그 날이군.











    워메!? 눈 아닌가? 워메~












































    우기가 좋아하는 양떼가 많이 보인다. '저건 뭐셔?' 하며 멀뚱히 쳐다보는 녀석들이 귀엽다. 저래 귀여워도 가까이 다가가면 똥냄새 많이 난다. 킁킁























































    아르메니아에서의 마지막 캠핑. 마지막 밤. 아저씨께 캠핑 허락을 받았다. 동서남북으로 뻗은 들판이 자기 집 마당이라며 아무데나 마음에 드는 곳에 집 지란다. 무뚝뚝해 보여도 친절을 베풀 때는 확실히 베푸는 사람, 바로 저 아저씨였다. 물 채워줘, 나무라고는 보이지 않는 초원에서 몸 녹일 뗄감을 집에서 갖다주셨고, 두어번 더 가져다 주셨다. 서로 아르메니아에서의 마지막 밤을 아쉬워하며....























































    아르메니아의 물가를 한 번 둘러볼까. 400드람이 우리돈 1,000원 수준. 위에 보이는 숫자는 1kg당 가격. 그럼 복숭아가 1kg에 1,300원정도 되나? 남쪽에서 먹던 속 노오란 복숭아는 정말 달고 새콤했다. 복숭아와 자두, 감을 주로 자주 사먹었다. 그리고 시골 인심이 더해지면 아주머니는 사과도 주시고, 배도 주시고, 포도까지 내어주신다. 아이고 고마워라. 한국에서 비싸서 못먹는 과일, 여기 아르메니아에서 왕창 먹고 떠난다. 











    아르메니아 국경??? 콘테이너 박스 한 채, 노끈으로 막아놓은 것이 국경인 셈. 제복을 입고 있는 아저씨가 출국 도장을 콱 찍어주고 웃지는 않지만 미소를 품은 얼굴로 반긴다. 체류기간이 겨우 21일밖에 없어 더욱 아쉬웠던 아르메니아. 경악과 혼돈의 인도, 이란 이후 정나미가 떨어졌던 지역에 비해 오랜만에 다시 여행하고 싶은 곳을 만나서 기분이 좋다.


    조용한 자연, 더불어 산에서 졸졸 흐르는 맑은 물을 즐기기 안성맞춤이었던 곳, 아르메니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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