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자전거 안장 위가 질 편하구마잉

2015. 4. 26. 01:57Cycling/europe



또다시 시작된 '자전거 안장 위'에서의 온갖 망상, 상념, 근심, 걱정, 상상 등등. '자전거 안장 위'는 요 근래, 아니지 2년이 넘는 시간동안 가장 편안한 여행 장소이기도 하다. 누군가와 헤어지고 난 뒤에 남겨진 그 사람 향기도 다시 눈 앞에 풀어놓아 안장 위에 혹은 뒤에 앉힐 수 있고, 되도 않는 생각들을 불러들여 내 마음대로 짜맞추어 보기도 한다. 그야말로 천하무적이 된다. 짜맞추는 생각대로 되는 삶이라면 얼마나 좋을꼬. 이렇게 김이 새더라도 나는 안장 위에서는 천하무적. 


요며칠 주로 내 앞을 수놓는 상념은 ⓐ 나는 곧 집에 갈껀데 남은 여행을 과연 어찌해야 할지, 경로는 어디로 가야하는지 ⓑ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경로대로 갈 수는 있을지 ⓒ 유월에는 프랑스를 가야하는데, 아 도무지 안 될 것 같아, 7월 말 한 달만 미루어보자 ⓓ 오늘 저녁은 무엇을 해묵지? ⓔ 소피아에 가면 크리스티나를 만나면 어색하지는 않을런지 (크리스티나는 인도 사다나 인연) ⓕ 보고싶은 사람이 많아 얼른 한국 가고 싶은데 이거 유월까지 해야해? 불가리아에서 놀다 갈까 ⓖ 경치는 허벌나게 좋쿠마잉 ⓗ 한국에 돌아가면 무엇부터 해야하지 ⓘ 내가 출가한다는 걸 어무이, 아부지가 들으면 무어라 하실까 등등등. 깊은 생각도 아니 얕은 생각도 아닌 형상들이 눈앞을 또다시 가린다. 


이스탄불을 벗어나? 다시 이스탄불에서 하룻 밤, 아니 이틀밤 쉬고. 안장 위에 올라 이제는(드디어!!) 서쪽으로 바퀴 굴리며 중간 중간 조그마한 마을에서 하루 이틀밤 지내며 불가리아 앞까지 왔다. 그래봤자 겨우 사흘 나흘정도 안장 위에 앉아 있었지만서도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는 것이 몸이 놀랬는지 피곤함은 없었는데 아래 잇몸이 허옇게 헐어버렸다. 하이고, 천하무적은 무슨.


불가리아로 향하는 길은 얕으막한 언덕길이 주욱 이어진다. 평지도 아니고 언덕도 아닌 얕은 언덕배기. 산도 없고 건물도 없으니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보면 사방이 탁 트인 풍광이 펼쳐진다. 바람이 봄을 데리고 왔는지 지천에 깔린게 꽃이고, 겨우내 추위를 잘 견딘 밀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한국도 저짝 남도에는 매화가 뻔지르르허게 폈겄구마잉.    


     



























































































































































































































































































































































































































































나 이제 유럽으로 갈랑마요.

진짜 유럽잉께 토 달지말어 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