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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나푸르나 걷기3] 히말라야에서 자전거 타기!!
    Cycling/Indianepal 2014. 5. 26. 18:46




    빠~~빱바답디야~ 트랙킹 열한번째 날이 밝았다. 오늘은 오늘은 말이야 5,416m의 토롱라(Throng-la)를 넘어야하는 날이다. 마음 단디 먹고 출발해야 한다. 어제 내렸던 눈으로 또 고양이 세수를 하고 싸게싸게 짐을 꾸렸다. 






















    어제 내렸던 눈이 정말 환상적인 세상을 보여준다. 얼음의 나라에 온 것 같다.











    빠샤!!!

































    마음 속으로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며 걷는다. 보드득 보드득 눈 밟아본 기억이 까마득하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 우기와 다니엘로는 저만치 모습을 감추었고, 나보다 한 참을 늦게 출발한 유럽친구들이 나를 앞질러 올라간다. 그 뒤에 따라오는 프랑스 아낙네 두 친구 마저 내 등 뒤에서 보득보드득 소리를 낸다. '어린 여자 친구들에게도 밀리는구나!!' 속으로 타박하며 길을 잠시 벗어나 먼저 올라가라는 손짓을 보냈다. 흠, 내가 또 꼴찌야. 











    꼴찌면 뭐 어떤가!!!! 어무이 아부지, 소자 5,416메다 고지를 밟았사옵니다. 올라오는 길은 머리도 띵하고 조금 매슥꺼웠는데 이제 해냈다는 마음이 들었는지 방방 뛰면서 기쁨을 만끽했다. 우기, 다니엘로 수고했어! 지금보니 우리 옷색깔이 신호등일세. 후레쉬맨일세.

































    우기의 가족에게 보내줄 깜짝 공연을 하고는 우리셋이 숙소에서 놀던 것 처럼 노래 부르고 춤추고 놀며 시간을 보냈다. 여전히 우리는 신호등일세. 녹화된 영상이 우기에게 있을텐데, 남 부끄러워 차마 올리지는 않겠다. 손이 시려워 연주하기 참 어려웠다. 











    틸리쵸 호수부터 주욱주욱 같이 코스를 같이 했던 친구들. 젊은 나이에 이런 좋은 경험들을 할 수 있다니 참으로 큰 행복일세. 내 나이 서른을 넘기고 안나푸르나를 넘지만, 걷는 내내 '아이씨, 내가 왜 어렸을 적, 대학시절에 이런 곳 안왔을까'하는 후회와 그 때 세상을 좀 더 봤더라면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는 고민들이 맴돈다. 그 때 못했던 여행을 지금 몰아서 떼워보려는 심뽀는 아닌지 모르겠다. 그대들의 인생도 나의 인생도 웃는 얼굴들 처럼 언제나 환히 빛나길....











    본더의 여행기를 보다 풉!하며 나를 웃긴 단어. [세넓또많] - "세상은 넓고 또라이는 많다"의 줄임 말. 프랑스에서 넘어온 에밀리는 훌라후프를 가져왔다. 예쁜 몸매의 비결은 역시 후천적 노력의 결과가 반 이상일 듯. 











    자아! 인자 하산이다!






















    엊그제 만난 이름을 까먹은 스페인 처자와 말타에서 넘어온 크리스. 크리스와 카드게임을 즐기고 저녁을 기다리는데, 자신이 전에 캄보디아에서 만났던 한국인 자전거여행자 부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캄보디아? 부부?  '이름이 뭐시냐,,,,그 김....?'  나도 기억을 더듬어보니 본드와 아톰의 여행기에 나왔던, 라오스 국경에서 만났던 녀석의 사진이 얼핏 스쳐지난다. '드레드락 한 부부 있잖여!!!!' '어라! 그 여행기 속의 녀석이 너였냐?!' 어어어어허허허~ 세상 참 좁다. 크리스는 본드와 아톰의 명함을 지갑에서 꺼내 보여주었다. http://vagabonderatom.com/20204368217 본드아톰의 캄보디아 여행기 마지막부분에 등장하는 크리스!











    오늘은 묵디낙뜨(Muktinath)에 멈추어 푸욱 쉰다. 수고했네 밍규리.











    트랙킹 열두번째 날. 묵띠나뜨에는 그동안 모습을 감추었던 인도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한 번은 지나가는 인도인이 나에게 절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냐고 묻는다. 나에게 길을 묻는다 함은 여기 사람이 아니라는 이야기인데. 얘기를 들어보니 여기 묵띠나뜨의 절은 힌두교와 불교를 함께 모시는 사원이 있단다. 시와신에게도 기도하고, 부처님에게도 기도하는 절. 











    5천 고지를 넘어 내려온 이상 이제 내리막 길만 내려가야 한다. 걸어간다고? 아니!!! 걸어갈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버스? 지프? 생각해봤는데 하루 같은 7시간을 이동한다고 가정하면 그 7시간을 꼼짝 앉아 덜컹거릴 수는 없었다. 결론은 자.전.거!! 물론 자전거도 몹쓸 정도로 덜컹거리지만, 앞으로 다 내리막 길이거니와 안나푸르나에서 자전거를 탄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뛰지 않은가!?











    흠, 분명 지도로는 내리막이었는데.

































    정말 내리막으로만 표시되어 있는데, 이게 우짠일인감.











    염소떼가 우르르 풀을 뜯는 곳. 이런 풍경은 참 이색적이다.






















    이제서야 쭈~~~~욱 내려온다. 오오오!! 재밌다.

































    한참을 재미있게 내려가는데 저 앞에 아이들이 모여있다. 분명 무슨일이 생긴게 분명한데











    선두로 앞서 씽씽 내려가더 영국인 제임스가 넘어졌다. 헬맷은 박살이 나있고, 빵꾸도 나있다. 튜브를 교체하고 있는 덴마크 친구들과 우기. 이런 곳 일수록 안전에 안전! 천천히 내려와야 하거늘. 다행히 크게 다친 곳없이 멀쩡히 내려갈 수 있었다. 헬맷은 꼭 쓰고 다닙시다. 











    아뵤 다시 장전!!!

































    보리밭이 넓직히 자라는 마을들이 또 보인다. 오르막 내리막이 왔다 갔다 하는 와중에 맞바람- 생전 처음 이렇게 씬 맞바람을 맞았던 적이 있었던가. 내리막 길에서 정지하고 내려가지 않는다. 아, 자전거 타는 것도 힘들다.  






















    바람아 바람아~











    오늘은 좀솜(Jomsom)을 지나 사과주스로 유명한 마파(Marpha)까지 가려했는데, 맞바람이 이리도 심하게 부니 쉽사리 움직일 수 없었고 걷는 것과 비슷한 속도로 움직인 것 같다. 결국 좀솜의 어느 조용한 숙소에서 하루를 묵었다.  











    트랙킹 열세번째 날. 전에 만났던 트렉커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진 걸까. 자전거 타고 내려오면서 인사겸 나는 자전거 타고 먼저 간다고 놀리려 했는데!!! 다들 어디로 사라진 걸까. 여기 좀솜에서는 지프, 버스를 타고 포카라까지 갈 수가 있다. 아무래도 산 정상을 찍고는 더이상 걸을 동기부여가 많이 사라지는 것 같다. 내가 자전거를 빌려 타는 것이랑 비슷한 마음가짐일터. 






















    어제부터 우리와 속도를 맞추어 내려오는 프랑스 여인 둘, 그 중에 한 여인 쌀로메는 길 한가운데 털푸덕 앉아있다. 거친 자갈밭길, 아니 돌 길 위에서 속력붙으며 내리막 길을 자전거 타고 내려오기에 나도 힘든데, 여자라면 어떨까. 쌀로메는 한 번 넘어지고 눈썹이 돌에 부딪혀 피를 흘리고 있다. 내 마실 물을 꺼내어 피를 닦아내고 먼지 범벅인 그녀의 오른손을 내 오른손과 맞대며 물로 씻겨주었다. 아 낭만적이고 이 얼마나 찌릿한 기분일꼬. 괜찮다며 다시 자전거 안장위에 올라 웃는 얼굴을 보이는 그녀. 아마 한국인이었다면 나는 홀라당 반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거침없는 여자들보면 참 매력적이야.













    마흐고와 쌀로메















    사과로 유명한 마파(Marpha)를 지난다. 다른 마을들과 다르게 하이얗게 칠한 벽돌, 벌건 문, 창문틀이 눈에 잘 들어온다. 























    마파를 지나고는 오르막 내리막에 시냇물도 추가되는 코스! 












    밑으로 내려오니 역시나 비구름이 먹구름이 몰려온다. 천둥이 으르렁 거린다.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우기가 잠시 쉬자고 한다. 아니다. 얼른 내려가서 비구름을 달아나보자. 울퉁불퉁한 길을 쫓기듯이 허둥지둥 내려온다. 쫄깃한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어느 외딴 식당에서 큰 비를 피한다. 아, 비만 아니었다면 오늘 트랙킹을 다 마칠 수 있었는데, 아쉽다. 











    집 밖 간판에는 분명 식당과 숙소가 적혀있는데, 아주머니는 메뉴도 갖고 있지 않았고, 우리가 잠 잘 것을 두려워 한 나머지 비닐봉지를 쓰고서라도 아랫마을 가사(Ghasa)에서 잠을 자란다. 자전거 타고 10분도 안걸린단다. 그렇게 한 시간이 넘게 비그치기를 기다렸다. 슝슝 내려가려는데 우기의 바퀴가 빵꾸 났네그려. 어쩜!! 결국 오늘 다 내려가지 못하고 근처 숙소에서 하룻밤을 빌린다.











    트랙킹 마지막 열네번째 날. 우기는 결국 빵꾸난 자전거 타고 내려 오기를 포기하고 차를 빌려타고 내려오기로 하고, 나 혼자 자전거 타고 내려갔다. 살아생전 내리막 길을 자전거 타고 내려오는데 땀이 나긴 처음이다. 그만큼 길이 험하다. 손목도 아프고, 땀이 줄줄 난다.











    싸게 내려가 우리의 최종목적지 타토파니(Tatopani)에서 만나기로 한다. 






















    나를 향해 오는 차들만 지날 뿐, 내 등 뒤에서 내려오는 차가 한동안 보이지 않았다. 내 등 뒤에서 내려오는 차에는 분명 우기가 있을것! 버스 위 짐에 자전거가 확인된다. 우기가 있다!! 잘 됐다.













    우기야, 밑에서 봐봐봐봐봐봐봐~



































    아싸! 다 내려왔다. 타토파니에 도착하고 자전거를 반납하고는 베니(Beni)행 버스에 몸을 싣었다. 











    운전기사와 함께 점심먹고 출발!!











    뒤늦게 따라온 마흐고. 마흐고의 말에 따르면 쌀로메는 오늘 거친 내리막 길에서 무려 4번이나 넘어졌단다. 결국 자전거를 끌고 내려오고 마흐고를 먼저 보냈단다. 마흐고와 쌀로메는 자전거를 반납하고 또다시 트랙킹을 며칠 더 이어간다. 정말 철의 여인들이다. 어쩜 반할 행동만 골라서 하는지. 쌀로메가 크게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트 뿅뵹~ 











    포카라에 도착하자마자 노래를 불렀던 '닭도리탕'으로 폭식했다. 그동안 인색하지 않았지만 산 위에서 항상 부족한 식사량으로 줄어든 체중을 좀 불려야겠다. 며칠전 거울에 비친 얼굴을 보며 광대뼈가 유난히도 도드라져 보이는 내얼굴을 보고는 얼른 포카라 가서 밥먹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숙소 바로 옆 [소비따네]라는 한국 식당이 있는데 혼자 앉아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정확히 2주일 전 여기 앉아 북적거리는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노래불렀던 곳인데, 아무도 없고 텅빈 자리에 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으니 마치 2주 동안의 안나푸르나 트랙킹이 어젯밤 꿈처럼 짧게 느껴진다. 내가 정말 다녀오긴 했던걸까. 


    야호~라고 외친적이 없다. 나만 들을 수 있게 '유후~'하며 감탄한 적은 있지만 내가 야호~ 하며 소리질러도 이 큰 산들이 귀 간지럽다는 듯이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 것 같았다. 메아리되어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다. 산 앞에 나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큰 자연을 보고 나면 항상 마음이 작아지는가. 내가 정말 다녀오긴 했던걸까.


    또 언제 다시 찾아올 날이 있겠지. 정말 다녀오긴 했던걸까.


    꿈만 같네 그려.











    14일 일정의 안나푸르나 서킷 라운딩. 오른쪽 베시사하르에서 다라빠니까지는 지프로 이동(6시간). 나머지는 12일 동안 걷고, 파란 점선은 자전거를 타고 3일만에 내려왔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곳을 꼽자면 


    ⓐ 업퍼피상(Upper Pisang)친절한 숙소 사람들 덕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마을이 정말 예쁘다. 힘들더라도 한 번 가보면 후회 안한다.  

    ⓑ 아이스레이크/틸리쵸레이크 가는 길 : 호수는 경황이 없어 제대로 못 봤지만 오고 가는 길이 참 예쁘다. 특히 틸리쵸 레이크는 설산을 옆에 바로 두고 걷는다. 그리고 되돌아 나오는 길에 확트인 전경- 마낭 마을이 보이는 시원한 경치를 볼 수 있다. 힘들어도 가보자!

    ⓒ 마파(Marpha) : 사과로 유명한 지역. 사과 주스 한 병 마시는 여유를 부려보자. 마을도 예쁘다. 300mL에 90루피(900원).

    ⓓ 칵베니(Kagbeni) : 사막 한 가운데 있는 마을처럼 보리밭으로 둘러쌓인 곳. 푸근한 마을 전경이 예쁘다. 묵띠나뜨에서 내려온다면 메인 트랙킹 코스보다 사이드 트랙킹 코스로 가면 더 운치있다. 난 여기를 자전거로 갔다가 오르락 내리락을 계속 탔다. 하지만 경치는 예술.





    내일부터 며칠간 카트만두, 후배가 일하는 곳에 가서 며칠 맑은 공기 마시며 푹 쉬련다. 네팔 비자가 며칠 안남았는데, 그런거 신경쓰지 않고 편히 쉬어야지. 네팔? 정말 하늘같은 곳이다. 내가 정말 여기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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