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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생각정리Cycling/chinataiwan 2012. 9. 16. 10:39
중국인이 되기 거의 90%에 이르렀습니다. 역시 언어만 습득하면 완벽한 중국인으로 탈바꿈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외모부터... 전보다 간단간단한 문장, 단어들이 입에 붙기 시작하지만, 따로 중국어 공부에 시간 할애를 하지 않으니, 중국어 배우기에는 태도가 영 시원찮습니다. 중국 북경에 머물고 있고, 잠시나마 한국에 다녀왔습니다. 비자문제도 그렇고, 원했던 우쿠렐레와 e-book(아이리버 스토리k)을 챙겨 넘어왔습니다. 친구들 가족들에게 '나 왔다'고 여기저기 알리기 부끄럽기도 하고, 만났다면 북경에 다시 돌아가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아. 조용히 잠복?하다가 돌아왔습니다. 기타에 악보책 2권, 조그마한 삼각대, 비닐 등등 챙겨온 짐들이 상당합니다. 이것들 다 내 자전거에 고스란히 올라갈 짐들인데. 다 제 욕심이고, 업보라 생각해야겠습니다.
북경이 제 고향은 아니지만, 지하철에서 조나단과 메이칭(중국에서 쭈욱 잠자리를 내어주는 마이크 친구(크리스)의 친구들)의 집을 찾아가는 길이 마치 제 집 찾아가는 것 마냥 마음이 편안합니다. 길거리에 수북한 자전거와 오토바이 택시들이 어찌나 반갑던지요. 잠시 잊고 있었던 중국음식의 맛도 어찌나 반가운지, 허겁지겁 맛있는 면요리와 길거리 음식들이 황홀케 합니다.
언제쯤 다시 느낄까
여행 중 자유로운 상황이나 상태는 뜻하지 않게 찾아옵니다. 또한 내가 원하는 것을 한다고 해서 자유로운 상태라고 할 수 없었습니다. 억지로 그 기분을 다시 내어보려해도 그렇게 호락호락치 않는 것도 분명합니다.
제가 여행 중 황홀했던 순간은 몽골에서 아이들과 농구장에서 축구를 했었을 당시(정말 아무 걱정거리가 없었죠. 마치 하늘 위에서 축구하는 기분? 아니면 국민학교 시절 방과후?)와 일본에서 샤워하고 저녁먹으러 걸어갔던 그 순간이었습니다. 거창한 먹을거리와 멋진 풍경을 본 것도 분명 아니었는데, 제 몸과 뇌는 이미 수상한 신호를 자꾸 내뿜고 있었지요. 이제 갓 한 달이 된 여행인데 전에 느껴보았던 느낌을 찾아보려 안간힘을 써보지만, 녹록치 않습니다.
고민해봤는데, 2년이라는 유한(有限)한 시간이지만 겨우 한 달된 여행에서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무한(無限)의 영역으로 느껴지거든요. 아마도 유한의 영역에서 느끼는 자유?로음(자유라 표현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의 정도가 무한의 영역에서 보다 더 갚어치 있게 찾아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마치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들에게 유한한 하루 하루를 사는 것처럼 말이에요. 어찌보면 우리내 삶 또한 무한한 것이 아닌데, 그리고 이 하찮은 여행 역시 무한한 것이 아닐지언데...
아무튼 요즘은 '그런 느낌'을 찾으려 안간힘을 쓰는 쓸데없는 정력을 낭비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닌데도 '그래 이 느낌인것 같애'하며 스스로를 달래고 있는지도 몰라요.
---잔소리---------------
*. 신문기사에 중국인들이 일본대사관을 습격하는 기사를 보았는데요, 여기 아파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입니다. 한 번 불난 집, 구경좀 해야겠습니다. 이 시위 때문에 어제 못갔던 '중국 유기농 농부 시장'을 오늘 가볼 생각입니다. 보도영상자료(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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