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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지안] 푸죠우에서 샤먼으로~
    Cycling/chinataiwan 2012. 12. 8. 10:24




    경험해보지 못한, 그리고 알 수 없는 상황 앞에서는 설레임보다는 두려움이 항상 앞선다. 기차를 타는데 자전거를 분해하지 않고 탈 수 있을까, 분해한다면 별 탈 없이 싣을 수 있을까, 기차에 탄들 이 많은 짐은 어디에 보관할까 등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들 뿐이다. 난창에서 마이크는 자전거를 조금 분해하고 밤늦은 9시반에 떠났다. 그 녀석의 기분이 이랬을까.






    복잡하고, 어수선한 기차객실을 상상했지만, 너무 깨끗해서 놀랐다. 푸죠우(Fuzhou)로 향하는 막차. 사람들도 별로 없었고.







    더 기뻤던 사실은 자전거 나사 하나 풀지 않고 싣을 수 있었다. 이런 횡재가!!! 







    푸죠우(Fuzhou)역에 도착한 시각은 밤 9시반. 자전거를 들고 역을 빠져나오니 숙소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먼저 만난다. 시간도 늦었거니와 어느 아주머님께 숙소를 안내 받고, 짐 풀자마자 역 앞에서 자리 폈다. 젠틀남과 함께, 늦은 저녁시간. 


     









    량삐! 베이징에서 환장하게 먹었던 음식. 차가운 면요리다. 맛은 베이징 삐가 승리. 쌉싸름한 맛이 덜 했어.














    다음날 아침. 비온 뒤 개이는 날씨 참 좋다. 맑다.  






    푸죠우에 카우치서핑 호스트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몇 번의 실패 끝에, 한 친구를 통해 소개 받은 수학선생님 집에 초대된다. 사진 속 누가 수학 선생님? 오른쪽에 있는 '정쥬안'이 수학 선생님. 독실한 기독교 신자. 


    처음 만나고, 저 책상 위에서 신약성서를 셋이서 돌아가며 낭독했다. 어허.. 교회를 안다니는 나와 젠틀남에게는 조금 난감했던 상황이지만, 나도 한 때 신자였기에 더이상 교회를 다니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성당 교리교사 시절, 바오로 복음서를 통째로 베껴 쓴 적도 있지 아니한가. 물론 기억 남는 구절은 하나도 없다. 






    다음날 주일. 누나를 따라 교회에 갔는데. 예배시간이 상당히 길다. 2시간이 넘었고, 설교하면 40분, 노래하면 5-6곡 연달아서 부른다. 교회당에는 십자가는 없고, 저 하얀 스크린이 계속 비추고 있다. 가사 위 숫자는 계이름. 악보!!





    나도 세계평화를 위해 기도했는데, 예배시간이 너무 길어.







    기독교도 혹시 카톨릭처럼 빵과 포도주를 마시는 곳이 있나요? 카톨릭 미사처럼 빵과 포도주를 마신다. 포도주를 마시는 기독교 종파가 있는가요? 













    월요일 아침, 비가 와서 그동안 미루었던 빨래를 뜨신 물에 콸콸 담근다. 5층 집 창가 넘어로 중학교 운동장에서 잔잔한 음악과 함께 웅성웅성 거리더니, 교장 선생님 말씀 듣는 조회시간이다. 평온하다. 이 집 채광은 은은하다. 은은한 빛에 아이들 조회 시간과 함께 빨래를 하는 풍경이 마치 자식들 학교 보내놓고 집안 일 하는 주부의 일상이다. 평온하다.   













    인터셉트!!! 중국사람들은 농구를 참 많이 한다. 배드민턴 인구도 많고, 고개 돌리면 탁구대가 공원에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있다. 한적한 공원에서 오리와 맥주를 즐기다 농구 게임을 같이 한다.  





    고등학교 시절, 대학시절 농구 참 많이 했는데. 이제는 나이도 들고,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 내 성당 다닐 시절, 나와 키가 비슷한 놈들 셋이서 길거리 농구를 즐겨 했다. 최근에 아빠가 된 현수와 민중의 지팡이가 된 승호. 셋이 키가 비슷하니 누가 센터를 봐야할지 참 난감했다. 승호는 탄력이 좋았고, 현수는 드리블을 잘했고, 나는 점프만 잘 뛰었고, 폼만 좋았다. 가끔 서울에서 내려오는 키 큰 일영이가 합해지면, 자연스레 일영이가 센터를 봤다. 그리 횟 수는 많지 않았지. 








    23살 친구들. 한 창 팔팔할 나이지. 부럽네. 맨 오른쪽 친구 강백호 닮았다. 







    본격적인? 푸죠우 관광 시작! 푸죠우 QQ(중국 카카오톡) 모임을 통해 중국인 누나 한 명을 또 소개받았다. 그 누나와 함께, 그리고 젠틀남과 함께 유유히 거리 걷기. 















    인형극 같은데. 사람들이 저 구멍안을 보는 동안, 빨간 옷을 입은 아저씨는 여럿 이야기와 신기한 소리를 내고 있다. 이따금 머리 옆 종도 땡땡 친다.  












    길거리에 서있다 보면, 나를 중국인으로 알고 설문조사를 부탁하는 중국인들이 가끔 있었다. 이 날도 역시 나에게 무엇인가를 부탁하는 친구들이 있다. 어려운 설문조사는 아닌데, 자기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 주려 저 피켓을 들고 사진이 찍혔다. 중국어 발음 중 가장 어려운 생일(生日)!!! 왼쪽에 있는 친구가 나와 친구 맺고 싶다해서, 메일을 적어 주었는데, 아직 메일이 안왔다. 친구 하자매!!! )이래서 전화기가 필요한가)










    순두부. 중국인들이 아침에 주로 즐겨 먹는 또푸라. 설탕을 넣어 달달하게 먹었었는데, 여긴 설탕대신 달달한 국물에 순두부를 얹는다. 맛은 그저 그렇다. 설탕 넣은 게 더 맛난다. 





    이 날 저녁은 한국 요리를 대접했다. 중국 양념, 식재료로 한국 음식을 다 담을 수 없겠지만 말이다. 결국 저 누나는 내 샐러드가 맛이 없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기름에 볶아 달란다. 우리랑 돌아다니는 내내 낮잠을 못자 졸린 얼굴을 보이던 귀여운 누나.















    푸죠우 지방 음식. 이름은 역시 까먹었다. 어묵이다. 




    동그란 어묵 안에 고기가 들어있다. 맛은 그냥 어묵 맛. 젠틀남은 라조(고추기름)을 왕창 넣어 얼큰하게 먹었다. 





    집 근처 10위안짜리!!! 덮밥. 1,500원에 이러헥 푸짐할 수가 있나. 이거 비벼 먹는 건지, 따로 먹는 건지 고민했음.






    귀여운 마을 버스. 코코블럭 같다. 










    푸죠우는 나무가 엄청 크다. 우리내 시골에 가면 오래 된 큰 나무를 한 두 그루씩 보이곤 하는데, 여기 시내에서는 그런 큰 나무가 수 백개 있다. 내가 살았던 청주에도 가로수 길 있다고! 역시 체급차이가....













    아까 나의 샐러드가 맛 없다고 돌직구를 날린 누나가 찍어준 사진. 나는 그 샐러드를 요리하고 있고, 젠틀남은 국물없는 두루치기를 준비. 내 샐러드를 보곤 독실한 기독교 신자, 정쥬안 누나가 피식 웃는다. 이유인즉, 예전 한국 음식 배우던 때 마지막 시험 보는 날, 고민고민 끝에 한 요리가 이 샐러드였다고. 요리가 아니라 크냥 짤라서 섞었을 뿐. 









    누나네 집에 기타가 있었다. 오랜만에 어색한 키타를 쳤는데, 부엌에서 내 소음을 듣더니만, '그 노래, 그 잔잔한 노래'를 가르쳐 달란다. 한국 노래말을 전부 영어 발음으로 옮기고, 뜻까지 알려주었다. 한국어 무면허 강습. 돌팔이다. 혹시 이 노래는 무엇일까요?? 맞추는 사람에게는....흠.(종오형 제외, 쉿!)





     











    젠틀남과의 마지막 아침식사. 맨날 볶음밥만 시킨 그가, 나처럼 메뉴판을 보고 아무거나 찍어 밥을 시켰다. 나는 남은 300km를 자전거 타고 남서쪽 샤먼(Xiamen)으로 가고, 젠틀남은 곧바로 서쪽으로 간다.  





    젠틀남의 왼쪽 어깨 넘어 보이는 녹색 간판의 쥬스집. 저 집 예쁜 알바생을 끝내 또 만나지 못하고 나는 떠났다. 젠틀남에게 그녀의 사진을 부탁하고 우리는 헤어진다. 





    이제 또 혼자. 여기에 숙소가 어딨냐고? 이제는 간판이 바뀐다해도 숙소 잡는데 어려움 없다. 왼쪽 아래 컴퓨터 모니터가 보이는 곳이 여관 입구. 이제 제법이지? 





    또 비가 오고, 하루를 더 지냈는데 글쎄, 온 통 주위에 밥집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옷가게만 즐비했다. 





    중국 김밥인가??!  한 줄에 4위안. 푸석푸석한 맛이 있지만, 맛있다. 










    콴져우(Quanzhou)에서 오랜만에 캠핑을 했다. 지난번 우이산 매표소에서 캠핑한지 언 20일만에 하는 캠핑. 그만큼 날씨가 따듯하다. 동네 골목을 헤매이다 농구장 한 켠 조용한 곳을 찾았다. 저 멀리 불이 났다. 날이 맑아 별 보고 싶었는데, 저 아파트에 불이 나서 별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저기에 저렇게 살면 멋있어 보이고 고귀해 보이나. 행복한가.














    샤먼으로 가는 길이 쉽지 않다. 또다시 시작된 도로 전쟁터는 먼지가 가득했고, 군데군데 움푹 패인 지뢰밭?이 자주 보인다. 날씨도 꽤 덥다. 





    이 지방 아줌니들은 사계절 이렇게 바쁠거 아녀. 아이고, 농한기도 없으셔. 여기 딸기밭이다. 


















    샤먼으로, 샤먼으로~






    샤먼 가는 표지판이 사라졌다. 이 길이 맞나 한참을 의심하며 남쪽으로 10여km를 내려온 듯 하다. 숙소에서 지도를 살펴보니 다행이 맞게 왔다. 헌데 샤먼으로 들어가려면 바다를 건너는데, 그게 터널이다!!! 터널!!! 섬으로 건너는데 터널!!!!!! 해저터널이야? 갈 수 있을까? 일단 자전거, 이륜차는 통행이 금지되어 있는데, 중국에서는 내가 법을 만들 수 있다. 문제는 터널의 길이가 상당히 긴데, 그 소음들 다 들으면서 지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제 좀 더 가면 중국에서의 마지막 도시, 샤먼(Xiamen)에 도착해! 츄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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