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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레이시아] 다시 쿠알라룸프로 원위치!
    Cycling/seasia 2013. 2. 27. 18:54


    한달 넘게 머문 말레이시아의 이동 경로. 남쪽으로 갔다 동쪽해안을 정복하려다, 매일 매일 비가오는 날씨와 초콜렛 바닷 빛깔을 보고는 다시 서쪽 으로 올라왔다. 이제 쭉쭉 북쪽으로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 왔다 갔다 한 모든 길을 한 줄로 이으면 지금쯤 캄보디아에 있을 수 있는 거리다. 아오~ 진짜 씨게 달리지 않는 밍규리.







    자전거 여행 떠난지 7개월 째 접어들고 있다. 얼마나 달렸을라나. 6,000km정도 되지 않았을까? 자전거의 부품들도 서서히 지쳐가나 보다. 저 체인은 중국 항저우에서 새것으로 교체한 것인데, 벌써??? 사실 자전거 가게 직원이 체인 연결이 서툴러 갖은 연장을 가지고 어설프게 연결했었는데, 그 때 다시 새것으로 교체했었어야 했는데. 








    시골동네에서 구입한 체인 연장은 말을 듣질 않는다. 체인을 줄이려 노력했지만 아무리 힘을 줘도 빠지지 않는다. 웃긴건 빠진 체인은 손으로 끼워서 고칠 수 있다는 점. 하루에 한 두번 꼴로 빠지고 있다. 손으로 고쳤으니 그만큼 쉽게 빠질 수 있다는 이야기.









    어머나!!! 너까지 정말 이럴래? 이를 어쩐담.





    예전부터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 가방은 이제 거의 바퀴에 닿을랑 말랑. 어제 결국 물받이에 뽀뽀를 했다. 쿠알라룸프에서 손 볼 것이 너무 많아. 아우 속터져. 







    어머나! 너까지! 쿠알라룸프로 돌아가는 고속도로에서 나사 하나가 풀려 사라졌다. 페달은 주기적으로 관찰해야겠다. 어?! 이상한 점은 어제 분명 오른쪽 페달에서 나사가 풀렸는데, 사진은 왼쪽 페달이네? 이거 뭐야..... 여튼 쿠알라룸프로 돌아가는 4일 동안 망가져만 가는 자전거를 이끌고 이끌어 꾸역꾸역 넘어왔다. 지나갔던 길을 거의 똑같이 올라왔고, 만났던 사람들도 또 만나고 또 같이 밥먹고 지냈다. 









    바투파핫을 벗어나고 본격적인 북진! 30분도 지나지 않아 반가운 길 친구를 만났다. 오늘의 목적지인 말라카까지 남은 80여km 함께 가기로 한다. 전 날 캠핑했던 장소에 핸드폰을 두고 와서 핸드폰 찾으러 간 남편을 길 위에서 기다리는 Teresa를 발견하면서 동행 시작. 핸드폰이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를 인연.  









    주유소를 들러 기름 한 가득 넣고요~ 길에서 만나는 말레이 또는 인디안 식당은 전부 뷔페다. 즐겨 먹는 것은 야채와 닭 가슴살, 그리고 커리 국물~









    헬맷 벗고 선글라스를 벗은 그 들을 보니, 중년의 커플이었다. 영국인 Teresa와 폴란드인 Tadek! 둘이 알콩달콩 결혼해 프랑스에서 지내고 있다. 자전거 여행을 줄곧 다니는 커플. 










    처음부터 자전거여행을 하지 않았던 그들은, 자전거여행을 한 번 해본 이 후로는 그 매력에 푹 빠져 줄곧 자전거를 탄다. 배낭여행 보다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자전거 여행만의 매력. 나도 그 중심에 있다. 그들과 함께.














    이들은 말라카에 도착한 뒤, 배를 타고 인도네시아로 넘어간다. 아쉽지만 오늘 하루 허락된 동행이 나에겐 고맙기만 하다. 나는 이미 지나왔던 길,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말라카에 저녁 7시에나 도착한다. 왔던 길인데, 나는 또 길을 헤매인다. 다행히 따덱 아저씨의 GPS로 어렵사리 찾았다. 그들에게 게스트하우스가 밀집한 곳을 알려주고는 나는 내 숙소로 이동을 했다. 프랑스에 오면 연락하라며 메일로 주소를 보내주었다. 지금쯤 인도네시아 어딘가를 떠돌아 다닐 그들에게 축복이 함께 하길.







    또다시 말라카에 왔다. 똑같은 게스트하우스, 그리고 나의 호스트 하워드도 여전히 똑같이 여러 손님맞이에 바쁘게 지내고 있다. 오늘 저녁은 40 RM(13,500원)짜리 결코 싸지 않은 저녁식사에 끌려 갔다. 후원행사처럼 일일 호프가 열린셈. 절에서 열리는 저녁식사에 많은 사람들이 와있다. 신문 파는 아저씨, 저렇게 담배?를 파는 예쁘장한 아가씨들이 테이블 주위를 왔다갔다 한다. 나한테는 왜 안왔어요??!! 네???







    오후 7시 부터 오후 10시까지 정해진 시간에만 음식이 코스별로 나왔고, 맥주 역시 달라는대로 받아 마실 수 있다. 역시 새해 복을 기리는 유셩이 빠질 수 없지. 휘저어~ 휘저어~  








    왼쪽부터 나의 호스트 하워드, 핀란드 커플, 그리고 나, 중국인 2명, 일본-미국인 커플. 말라카는 하루만 머물고 미련없이 떠나려고 이튿날 짐을 싸 카운터까지 옮겼는데, 하워드가 하루 더 묵으란다. 하루 더~ 컴온 컴온 하길래. 너무나도 쉽게 YES 해버렸다. 이번 게스트하우스 손님들은 미국, 네덜란드, 독일 등 여자 여행객들이 많아서 그랬는지 지난 번 방문 때 보다 밤이 조용하다. 모두 일찍 잠들어. 예전엔 새벽 2-3시 넘어 이야기들 하다 잤는데.  








    오랜만에 취했다. 핀란드 커플, 미국인-일본인 커플들과 옥상에 별보러 가기로 했다. 근데, 옥상 올라가다 3층에서 만난 미국인 2명과 함께 블루스 음악 듣다가 그냥 잠들어 버렸다. 물론 방에 잘 들어가서 잠들었지. 시각은 12시 전으로 기억하는데. 머리는 지끈거리지 않았지만, 얼큰한 해장국 한 그륵이 간절하더라. 어디서 해장을 할 수 있담? 콩나물 해장국 어디 없수?









    하워드가 나를 붙잡고 데려간 곳은 바로 여기. 차를 타고 30분을 넘게 달려간 그의 친구네 집. 집들이라도 하는 듯, 옛 친구들이 잔뜩 몰려왔다. 한국 소주를 건네더니만, 다들 입 맛에 안맞는지 마시질 않는다. 나도 공장에서 나온 소주는 별로다. 








    여기서도 휘저어 휘저어~ 또 한 번~!







    앞줄 빨간옷과 그 위의 파란 옷을 입은 두 자매. 얼마전 한국을 다녀왔고, 또 한국에 간다고 한다. 주기적으로 한국에 간다고 하니, 다음번 내가 한국에 있을 때 '어서 옵쇼'라고 말해주었다. 








    이번 말라카에서는 독특한 사람들을 또 많이 만났다. 그 중에 한 명. 미국인 Barry아저씨.'아저씨, 집이 어디에요?'라고 묻자, '없어!'라고 이야기 한다. 그렇다. 떠돌이 아저씨다. 악단 지휘자, 주로 재즈 블루스 악단을 지휘 했다던 아저씨는 내 우쿠렐레를 보더니 자신의 필살기를 나에게 보여준다. 자세히 보면 기타 같은 것이 나오는데, 가방 역시 안 입는 바지로 직접 만들었다. 







    우쿨렐레! 그것도 모두 나무를 재활용해서 직접 만들었다. 거기다 헤드리스(headless)!!!








    공사판에서 버리는 나무를 주어 만들었다.








    몸통은 굵은 시가(Cigar) 담배 케이스.













    더 놀라운 것은 네모난 박스가 열리는데 그 안에 픽업을 넣어 엠프로 소리를 낼 수도 있다. 조율은 어떻게 하냐고? 그 비밀 역시 저 네모난 통안에 들어있다. 자신이 고안해 냈다면서 인터넷에 사진 첨부는 안된다 한다. 자신만의 비밀이라면서. 나는 직접 눈으로 봤는데, 대단! 하다는 말 밖에 안나온다. 요즘은 우쿨렐레 베이스를 만들 계획. 








    나를 또 뒤로 자빠지게 만들었던 배리 아저씨의 드럼 스틱. 재즈 드럼에 자주 쓰이는 브러쉬! 오마이 갇! 비록 책상에 두드렸지만, 소리 똑같다. 



     





    재즈 연주 할 일이 없겠지만, 나도 한국 돌아가면 만들어서 써봐야겠다. 이거 너무 기발하잖어!








    PVC 파이프에 버리는 젓가락을 4개 붙여 속에 넣고, 케이블 타이를 연결. 소리 똑같다.








    포트 딕슨(Port Dickson)에 왔다. 여기 오기 전 트랜스젠더 아저씨들 또 만날까 조마조마 했는데, 다행히 눈을 피했다. 해변을 발견하고는 그 자리에서 멈추었다. 아직 해는 중천에 떠 있는 오후 5시. 노을은 저녁 7시 반이 되어서야 볼 수 있다. 2시간동안 멀리 멀리 바다 구경만 했다. 오늘은 여기서 텐트 치고 자야지. 근데, 아뿔싸! 여기 공원에서는 캠핑 금지다! 아뿔싸. 









    하는 수 없이 짐을 챙기고 가려는데, 관리인 아저씨가 자고 가도 된다 허락한다. 오예! 떠리마까쎄! 관리인 아저씨는 한국에서 2년 정도 일한 적 있단다. '한국 사람들, 일 너무 많이 해요'라며 짤막히 요약된 그의 한국 생활. 주말에도 일을 너무 많이 시킨다고 힘들었단다. 지금은 은퇴하고 가족들과 함께 이 해변 관리를 하고 있다. 사진은 아저씨의 가족. 
















    오늘은 모리브(Morib)로 다시 되돌아간다. 모리브 해변에서 내가 전에 캠핑 했던 장소에 똑같이 가려 했다가 비를 만나는 바람에 어느 좁다란 공장으로 피했다. 처마 밑에 아슬아슬하게 비를 피했다. 안쓰러웠는지 베트남 일꾼 2명이 나를 안으로 안내했다. 3시간을 기다렸을까. 비는 여전히 내렸고, 중국인 주인 아저씨가 왔다. 문을 닫아야 하니 자전거를 밖으로 빼달라 하자. '그려, 물어보기라도 하자'라는 심정으로 캠핑을 요청해본다. 잠시 망설이더니만, 따뜻한 물, 그리고 와이파이 비밀번호까지 알려주곤 돌아갔다. 배고프면 식당 가라면서 나에게 대문 열쇠까지 건네준다.


     





    소규모 공장이 4-5개 붙어있었는데, 밤사이 도둑을 염려해서인지 밤새 형광등을 켜놓았다. 형광등 불빛에 잠을 못이루는 것인지, 5분에 한 대 꼴로 착륙하는 비행기 소리(근처에 쿠알라룸프 공항이 있다)에 잠을 못이루는 것인지, 와이파이로 채팅을 너무 많이 해서 잠을 못이루는 것인지....새벽 4-5시까지 뜬 눈으로 지샜다. 아이구, 피곤해라.













    어제 지났어야 할 모리브 해변을 지나 오늘은 세띠아 알람(Setia Alam)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 해변가에서 손톱만한 굴을 캐는 아낙네들. 










    전에 찾은 까페에 오후 5시에 도착하고는 리즈만이 찾아 오기까지 5시간을 꼬박 앉아서 기다렸다. 한 달 사이 머리가 많이 긴 리즈만. 11시를 넘기면 그냥 빈 체육관에서 자야지 했는데, 다행히 나의 정강이를 걷어차며 인사하는 리즈만이 어찌나 반가웠는지!! 








    역시 그의 태권도 장에서 혼자 잠을 청했다. 전 날 잠을 못이룬 나는, 눕자마자 쥐 죽은 듯 아침까지 푹 잤다. 










    말레이시아 고속도로는 이륜차 통행이 가능하다. 심지어 자전거까지! 오늘 고속도로를 안탄다면 복잡한 시내에서 도로 이름 확인하려, 지도 확인 하랴 100번은 멈춰서야 할 것 같았다. 결국 일직선 고속도로를 선택! 리즈만네 채육관 냉장고 과자를 왕창 먹었더니, 속이 안좋다. 똥을 참지 못해 고속도로 변 안보이는 곳에 일을 봤다. 정말 큰일 날 뻔 했다. 마음을 가다듬고 자전거 다시 타는데, 500m 전방에 주유소와 휴게소가 있더라. ;;; 오늘 이동거리는 35km 정도. 강한 햇빛에 오징어 되는 줄 알았다.  








    어렵지 않게 '조'의 집에 왔다. 저녁거리를 사러 대형 마트에 들렀는데, 어디서 많이 본 문양이 그려져 있다. 어허! 우리나라 무농약 팽이버섯이다. 비행기 타고 왔나? 여러분! 지역에서 나는 로컬푸드(Local Food) 사먹읍시다.   








    조의 집에 사뿐히 내 자전거도 세워놓고 한 컷. 조는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자전거는 장식품인 것 같고, 카메라, 테레비, 오도바이, 집, 등등등등. 특히 카메라는 사진작가 처럼 모든 장비들이 다 있다. 같은 Canon 카메라이기에 나도 이것 저것 끼워보며 사진을 찍으며 놀았다. 이 사진은 50mm 점팔렌즈.








    조의 취미는 역시 '카우치 서핑' 어김없이 게스트들이 그의 집에 머물고 있다. 오늘은 키크고 늘씬한 러시안 미녀 둘이 함께 하고 있다. 서로 인사할 시간도 없이, 소개할 시간도 없이 노래 틀어 땀나도록 춤추고, 카메라로 녹화하며 테레비로 다시 보며 한참을 웃었다. 미인은 역시 잠꾸러기가 맞는 듯. 러시안 미녀 동생들은 오늘 아침 10시 넘어 일어났고, 핑크색 빤스와 훌렁훌렁 나시 차림으로 집 안을 휘휘 돌아다니니, 나 시선을 어디에다 두어야 하나. 우후~








    조에게 고마운 일이 참 많다. 나디아(Nadia)를 만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공이 무척이나 컸다. 조가 17-18일에 퍼낭섬(Penang)에 가 논다고, 나를 또 초대한다. 내 계획은 16일 즈음 태국을 들어가려고 했는데. 아오, 말레이시아를 쉽게 떠날 수가 없구나. 말라카에서 하워드가 '하루 더 자고 가~' 할 때 처럼 고민된다. 조에게도 한 번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의 집에 머무는 늘씬한 러시안 미녀들도 나를 잡는다. 오~ 이 글을 마치고 슈퍼에 가서 저녁거리를 좀 사서 대접해야겠다. 


    말레이시아에 40일 가까이 머물고 있다. 1월 17일 도착했는데, 이제 곧 3월이니. 3주만 있으려 했는데, 2달 넘게 지내게 생겼다. 원위치다. 이제 북쪽으로 갈 일만 남았다. 언제? 모르겠다. 하루 쉬고 가야지. 하하. 말레이시아여, 나를 좀 보내줄 수 없겠니?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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