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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후루다오] 베이징으로 가는 길~Cycling/chinataiwan 2012. 8. 25. 10:51
오늘은 날씨가 제법 쌀쌀합니다. 자전거 타기에 가장 좋지 않은 날- 바로 맞바람이 부는 날이 아닐까 싶은데요. 3-4시간 동안 강하게 부는 맞바람을 안고 영구로 향하고 있습니다. 여기는 햇빛은 강하지만 땀이 흐르지 않을 만큼 선선하기도 합니다.
영구 도심 한가운데를 지나지 아니하고 외곽쪽만을 거닐었지만, 영구는 높은 빌딩이 즐비한 대련과는 대조적으로 낮은 건물들과 깔끔한 도로 상태, 그리고 조금은 여유로이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 평온한 느낌을 받습니다. 공원에서 면요리를 해먹으면서 짜장면을 먹는 방법을 알려주는 중국인들, 한 젓가락 건네도 먹지 않겠다합니다. 혹시 우리 먹는 모습이 어설퍼 보였을까요?
호텔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던 29살 동갑내기 친구는 자전거와 등산용품을 팔고 있는 사장님이었습니다. 간단한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했기에 참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자전거 청소도 도와주고, 숙소 문제도 해결해주고!!
시골길을 유유히 달립니다. 인적도 없고 차들도 없습니다. 인적이 드물다고 방심하면 안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줍니다. 바로 이 때, 검은 개에게 들켜버렸습니다. 왈왈~ 거리며 달려드는 개를 피해 전속력으로 자전거를 밟아 다행히 맹렬히 쫓아오던 개를 따돌리는데 성공했습니다. 아오... 개조심 해야겠습니다.
밤에 텐트를 펴고 누우면 별들이 상당히 많이 보입니다. 한 번도 시도 하지 않았던 B셔터를 이용해 별들을 사진기 속에 담아봅니다만, B셔터를 사용할 때 셔터를 계속 누르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 또한 이 때 알았습니다. 삼각대가 있어야 초점을 맞출 수 있고, 서터릴리즈가 있어야 계속 누를 수 있다는 것을 새삼 알았습니다. (그럴까?) 암튼 별 사진은 다음에 한 번 더 도전해보기로 합니다.
드디어 베이징 글씨가 보이는군요!!!
24일 토요일, 후루다오를 가는 길은 위 빨간 얼굴의 사나이가 표정을 대변해 주고 있습니다. 5일동안 비가 오지 않아 말라버린 먼지와 모래들을 큰 덤프트럭이 모두 깨우고 있습니다. 결국 슈퍼마켙에서 마스크를 샀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428km?라고 바비빌의 노래 제목에서 말해주는데요.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를 벌써 지나온 듯 한데, 또 460여km를 더 가야합니다. 베이징은 지금 저에게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베이지에 가면 왠지 사람들도 많이 만날 수 있을 것 같고, 제가 원하는 것도 살 수 있을 것 같고, 조금 더 쉴 수 있을 것 같고, 아니면 이 여행이 끝이 아닐까 하는 막연한 상상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막상 도착하면 별 것 없겠지? 하는 저 지평선 넘어 이글거리는 아지랑이처럼 또 다시 멀어지는 그런 희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년 좀 더 넘어갈 수 있겠지 자신했지만서도 2년이 되면 왠지 서둘러 짐을 챙겨 집으로 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2년 뒤에는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요? 내가 바라는 모습이 무엇인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평범한 희망을 좇으며 살아가는 평범한 삶이길.... 모두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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