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대만 북부해안] 바다 끼고 자전거 타기
    Cycling/chinataiwan 2012. 12. 22. 08:07



    지룽(keelung)시에 갇혔다. 비가 주루룩 내리는 3일 동안 근처 야시장을 둘러보았고, 우연히 끌려가게? 된 조그마한 까페 사장님과 연이 닿았다. 까페는 작지만, 동네 주민들 오고 가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코코아가 '커커'라 말하면 된다. 







    중국에서는 일사천리로 카우치 서핑이 잘 되었는데, 대만에서는 어째 한 건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심지어 OK 사인을 받았는데, 남자인줄 몰랐다면서 거절을 당한다. 이런저런 메세지를 기다리고, 주고 받는 동안 '카우치서핑을 하려 여행하는 건지'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난 텐트도 있는데 말이다. 결국 비가 오는 흐릿한 오전 아침 당당히 출발하기로 한다. 더이상 캐캐묵은 방에 머물기가 싫다. 

     







    오전에 조금 내린 비는 그쳤고, 타이완 북쪽 해안을 따라 달린다. 곧 바다를 만나고 3일 동안 오른쪽에 바다를 끼고 달린다. 시원하다.








    이렇게 좋은 풍광을 보면 가다 서다를 반복하게 된다. 으히히 이런 사진 찍고 싶었지.








    계획없이 움직이다 보니 우연치 않게 발견한 공원을 발견한다. '야류 지질공원'을 가는 길. 계획이 없다는 것이 조금 멋스러워 보일지 몰라도, 오늘 느낀 것이지만 적어도 가보고 싶은 곳을 한 두 곳은 찍어놓고 계획이 없는 것이 더 낫다. 오늘 만난 카우치 호스트에게 좋은 여행 정보를 많이 얻어서 그런가. 








    아류 지질 공원은 손가락으로 타이완 육지 한 곳을 그어놓아 번진 것 처럼 길게 쭉 나와 있다. 오랜 세월 바람이 깎고, 파도가 깍아 신기한 모양의 바위들을 볼 수 있다. 목이 버섯 같다.






























    우와~ 시원~




























    바닷가 가까이 텐트를 폈다. 꽤나 낭만적일 것 같지만, 비바람을 동반하니 상황이 역전된다. 얼추 바람 피해 지붕이 있는 정자 2층에 텐트를 쳤는데, 비가 계속 내린다면 밤사이 텐트에 물이 들어 오진 않을까. 결국 1층으로 모든 짐과 텐트를 옮기고 잠이 든다. 다음날 맑은 하늘은 어제밤 고생한 보답이라 생각해야겠다. 내 여지껏 이렇게 맑은 날은 처음 본다. 출발~










    오늘도 역시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하릴없이 먼바다를 구경한다. 저 멀리 흐린 안개없이 또렷히 보이는 풍경이 맑다. 시원타.


















    아침 10시에 시작된 자전거 타기는 오후 3시에 그냥 멈춘다. 또 아무생각 없이 바다를 바라보고, 우쿠렐레도 띵가띵가 해보고. 젊은 남녀 커플들 닭살 행각도 관찰하고. 오늘은 바다 보면서 잠들어 볼까. 









    맑은 날씨에 기대되는 것. 첫째, 짙은 노을. 둘째, 반짝반짝 별. 노을이 생뚱맞게 바다 뒤 쪽 육지로 지고 있다. 그리고 잠들기 전 별 사진을 찍고 잠든다. 


    다음날 맑은 날씨에 또다시 노을을 보려고 작정했는데 마침 타오유안(Taoyuan)도심을 지난다. 빌딩 사이로 저만치 보이는 내 얼굴만한 붉은 태양이 보인다. 보러 가야지. 경로를 이탈해 태양이 잘 보이는 곳으로 달려 갔지만, 1분도 안되는 사이에 태양이 구름 속으로 들어갔다. 아뿔싸! 정말 계란 노른자 처럼 붉은 태양이었거늘.....









    와!! 다음 날 아침 텐트 지퍼를 열자마자 펼쳐지는 푸른 바다!









    대만 시내의 자전거 길, 시내가 아니지. 강변을 따라 만들어진 자전거 길이 잘 닦여 있다. 해안 도로에서 이어지는 강변 자전거 길을 달리면 요렇게 먹을 거리를 지나치게 된다. 여기는 빠리.








    서는 가판대 마다 시식을 할 수 있어서 좋다. 이것 저것 줏어 먹고, 주인 아주머니도 서슴없이 건네준다. 
















    오늘의 메뉴는 오징어. 대만은 확실히 일본이 많이 보인다. 와사비도 많이 들어간다.   
























    대만에 처음 와서 처음 먹어본 음식이 바로 요런 식당, 부페집? 도시락 집?이었다. 가격도 굉장히 싸다. 담는 가짓 수에 따라 가격이 메겨지고, 보통 50-80위안 사이. 한화 2,500~3,200원 정도로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오늘도 늦은 점심을 여기서 해결한다. 그동안 못찾아 속상했었는데 잘 됐다. 






    편의점에서 빵 한 개, 초콜릿 1개, 맥주 1캔을 사니 98위안이 나왔다. 이 식사는 이렇게 먹는데 80위안 나왔다. 사진에는 없지만, 밥 가득 2공기와 국까지. 앞으로 끼니를 떼우려 빵을 먹을 일이 없을거야.  














    내가 요청한 카우치 서퍼는 다 거절되던 와중에 나를 초대해준 고마운 콧수염? 아저씨. 프로필 사진에는 콧수염이 있는 아저씨였는데, 상당히 젊다. 어눌한 박수홍을 닮았다. 자전거 마니아, 카약 마니아, 여행 마니아다. 전세계를 카약으로 서핑하고 싶단다. 이 아저씨와 여행이야기가 줄줄 이어졌고, 대만의 숨은 여행지를 나에게 알려주었다. 결론은 타이동에서 란유섬으로 가 원주민들을 만나기로 한다.  










    나같이? 독특하다. 그림도 그리고, 여행 다니면서 스탬프도 찍으러 다녔고, 400개 정도의 조개껍질도 수집하고, 카약을 즐기고, 자전거타고 산에 가고, 여기저기 툭하면 여행가고, 그 와중에 콧수염 아저씨의 필살기가 나온다. 








    퇴근 후 집에 오면 잘 때까지 앉아서 만들었단다. 제작 기간은 3주. 미니어쳐 세상이다. 하하







    한 사람 한 사람, 사연을 가진 사람들로 만들었단다. 그의 머릿 속 상상을 그대로 옮겼다.  



















    콧수염 아저씨가 우연찮게 줏어다는 돌맹이다. 내 얼굴 만한 크기의 제법 큰 돌. 조각한 것이 아닌 자연 그대로!!!!???란다. '全十'(전십). 치엔시. "十全十美" - 온전한 것 열개가 모두 아름답다 라는 뜻으로 간단히 요약하자면 'PERFECT'. 콧수염 아저씨는 '美十'이 쓰여진 돌을 찾아 나선다. 




    집안 구석구석 그의 수집품들을 소개해준다. 아까말한 조개껍질 400개. 언제, 어디에서 가져왔는지 기록되어 있다. 오늘은 이 콧수염 아저씨네 소파에서 편히 잠든다. 고마워요. 아저씨.







    콧수염 아저씨에게 들은 대만 구석구석의 이야기, 여행지 정보를 들으며 대만에서의 한 달이 결코 길지 않겠구나. '물가 싸지 않는데, 한 달은 너무 길어'라는 생각이 뒤바뀐다. 크리스마스를 지내고, 얼른 얼른 가봐야겠다. 내일이면 마이크를 만난다. 한 달 만이다. 마이크와 마이크 지인 가족들과 크리스마스를 지낼 예정이다. 


    크리스마스, 항상 추운 손 호호 불며 두터운 목도리를 목에 두르며 하얀 눈을 기다렸는데. 올해는 단풍도 못봤거늘,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지내겠네. 모두들 추위 조심하시고~ 메리 크리스마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