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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국경-하노이] 친절한 베트남~
    Cycling/seasia 2013. 11. 13. 12:32


    베트남의 첫 인상은 이러했다. 


    산 정상에서 입국심사를 마치고는

    울퉁불퉁한 내리막을 슝슝 내려가 

    기분이 좋아지려고 할 때

    만난 채석장 또는 시멘트 공장,

    그로 인한 먼지와 덤프트럭,

    그리고 어둠.


    가로등에 비친 희뿌연 것이

    안개인지 먼지인지 구별이 힘들었다.

    아마 덤프트럭이 훑고 간 먼지임이 틀림없었다.


    어색한 식사 주문과 맛없는 음식.

    별로 활기없는 숙소 일꾼들.


    뭐, 이런 모든 어색함은

    한 나라를 처음 들어갈 때 느끼는 것이라지만

    베트남은 유독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렇게 디엔비엔푸(Dien Bien Pu)에 이틀밤을 지내면서 라오스와는 또다른 풍경을 담으려고 재래시장을 돌아다녔다.









    저녁에 열리는 채소/수산 시장 풍경.


















    15일 체류기간이 그리 넉넉치 않다. 수도 하노이까지는 적어도 7-8일은 걸릴테고 

    하노이에서 4-5일 놀다보면 만료될터인데. 얼른 서둘러 보지만, 역시 산이 많다. 









    베트남 오면서 옷 한 벌 샀다.

    칙칙한 검은 자전거, 검은 바지, 검은 상의, 검은 헬맷...

    모든 것이 칙칙해서 산뜻한 하얗고, 뻘건 옷을 사고 싶었으나

    마땅한 옷이 없다. 이제 옷에 신경 좀 써야지 (과연 내가??)









    날씨는 참 좋다~





























    photo by Chris








































    울퉁불퉁한 내리막을 거침없이 내려오는데 이 놈의 타이어는 구멍날 줄 모른다.

    정말 슈발베타이어는 최고다. 저 돌멩이가 박혀도 끄떡없다. 

    참고로, 여태껏 빵꾸 난 적 없다. 











    산 길을 내려오다 만난 쓰레기 더미.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 쓰레기 매립지를 반대하는 서명이 한창이었다.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고자 하는 욕구는 이해하지만

    자신들은 매일 쓰레기를 만들면서 뻔뻔하게 매립지를 반대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러면서 보도블럭 사이에 나오는 풀을 강력한 제초제로 없앨 때에는 아무런 항의가 없다.

    그 위에서 유모차 몰고, 아이들 뛰노는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마이크를 시작으로 나 또한 휴지, 일회용품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photo by Chris











    민성이를 기다리면서 조그마한 학교에 캠핑자리를 알아보았다. 선생님이 괜찮다 하는데, 확실히 캠핑 할 수 있는거지??





















    아줌니가 사진 찍히고서는 사진을 달라는 시늉을 했다. 

    인화기도 없고, 시골동네에 사진점도 없어서 드리지 못했다. 









    이번에는 민성이를 찾으러 간 마이크를 기다렸고, 마침 하교하는 아이들에게 우르르 둘러쌓이고 만다. 






































    역시 아이들은 사랑스럽지만...얼른 집에 가서 밥먹고 자야한다는 시늉을 수도 없이 보여줬지만 배시시 웃기만 한다.











    아이들도 집에 가고, 선생님도 집에 간 빈 학교에 캠핑을 한다.

    수위 아저씨가 자신의 자리를 흔쾌히 내주신다. 

    마이크와 크리스는 침대에서, 나는??

    바닥에서 텐트펴고 잤다. 텐트 치기 가능한 자리?

    폴대없이 모기장처럼 펴고 간신히 누울 수 있었다.











    민성이는 결국 우리를 지나쳤고, 우리 셋이서 또다시 자는 밤이었다.











    이 날 저녁 반숙 계란 후라이, 계란말이가 쏟아져 나왔는데

    찬 밥과 함께 먹었더니 밤에 바로 체하더라.

    우석이형, 현미씨가 해주었던 배 마사지를 시도했다가

    모두 토해버렸다. 트름도 나오고, 방귀도 뀌었는데 서투르게 했나보다.

    결국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뒤척이는 힘든 밤을 보냈다.





















    아침도 먹지 아니하고 출발했고, 출발 전 엄지 손가락을 바늘로 땋아 

    검은 피를 죽죽 뽑아냈다. 괜찮아지는 듯 하면서도 지난 밤 제대로 몸을 쉬지 못해

    몸살기운이 또 퍼질 듯 힘이 없었다. 결국 산이 시작되면서 히치하이킹을 시도했다.

    띄엄띄엄 지나는 차 때문에 30-40분을 끌고 올라가다 한계가 온 듯 했다.

    다행히 한 트럭 잡아 올라갈 수 있었다.

    아, 웃음이 어색해. photo by Mike











    자리도 없는데 안에 타란다. 시속 13km의 느린 속도로 무려 30분을 올라갔다. 

    아마 이 때 올라간 산이 그동안 올랐던 산 중에 가장 끔찍했으리라. 

    정상에서 한 시간 쉬니 몸이 그래도 많이 좋아졌다. 허나, 배가 고프질 않다.

    아직 속은 안풀렸나보다.  photo by Mike











    내리막을 만나서였을까. 점점 나아지는 기분이 든다. 












    오! 스프링롤!





















    편히 잠을 잤더니 다음날 몰라보게 몸이 멀쩡해졌다. 어제 저녁 들린 식당에서 생전 처음 먹어보는 물밤도 얻어먹고, 친절해서 아침에 다시 한 번 들렀다. 아직까지 맛있는 음식을 못찾은 상태. photo by Chris











    오늘은 오랜만에 카우치서핑을 통해 우릴 초대해 준 고등학생을 만나러 간다. 

    목적지가 30km 떨어져 있어 점심먹고 헤어질 예상으로 출발했다.





















    오후 1시 쏜라(Sonla)에 도착.












    우릴 맞이해준 푸(Pooh). 어라?! 엄청 어린 고등학생이었다. 

    이렇게 어린 친구가 초대해주다니. 점심만 먹고 가려던 우릴 붙잪고

    기어코 하룻밤 자고 가라한다. 






















    처음 맞는 손님들, 그것도 삼촌뻘인 남정네 넷, 그리고 영어로만 이야기해야 하는데

    얼마나 가슴 졸이고, 떨리고, 설레였을까. 고등학생이라면...

    푸와 함께 찾아간 곳은~












    손라 교도소! 예전 프랑스 식민 시절 베트남 사람들을 가두어 두었던 곳이다.











    책에 의하면, 감옥이었지만 사람이 살 수 없을만한 환경을 만들어

    스스로 죽든지 썩든지 상관하지 않았던 끔찍한 곳이라 한다.

    물 없고, 청소도구 없고, 밀실에...




















































    지하실에도 조그마한 방이 4-5채 있는데 1평 반 남짓한 공간에

    무려 12-14명을 가둬놓았다. 철창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데

    '끼이익~'하는 소리를 지하실에서 들으니 

    완전 공포영화에서 듣는 소리이다. 소름이....












    15살 사촌동생과 함께 단둘이 사는 푸. 저녁식사는 둘이 함께 준비해주었다.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먹어보는 가정식! 흠..맛은 나쁘지 않은데...

    사실 베트남에서 아직 맛있는 음식을 찾질 못해서 속상하다.

    이런 가정식으로 마음을 달래보려고 노력 중이다. 












    2주일째 Amazing Grace만 열창하는 크리스. 그리고 아직 우쿠렐레 수행 중인 마이크.











    푸의 집에 있는 크라식 키타를 이틀 내내 잡고 연주했다. 

    키타는 고등학교 때 부터 만지작거렸고

    20대 초반-중반 언저리에 듣고 따라쳤던 노래들을

    아직도 까먹지 않고 줄곧 연주하고 있다.

    그래서 항상 레파토리가 단순하다. 

    한국 가면 크라식 키타 한 대 사고 싶다. 

    (우쿨렐레와 키타를 정말 바꾸어 가고 싶었다.)

    photo by Chris









    "언제 떠날거에요?" 묻자

    우리 모두 내일 떠난다고 했다. 

    갑자기 시무룩해진 푸.


    헤어지기 전 우리에게 자전거 열쇠고리를 선물하는 

    마음 씀씀이는 열입곱 고등학생이 아닌 것 같다. 

    따뜻했다. 헤어질 때 슬픈 눈을 나에게 들킨 푸.


    이튿날, 크리스의 전화기에 도착한 메세지에는

    우리가 떠난 뒤 집에서 훌쩍 울었단다. 

    푸는 잊지 못할거야. 한국에 꼭 오길 바란다. 



















    오늘도 산이다. 태국에서부터 시작된 산자락은 라오스를 지나 한 달 내내 이어지고 있다. 산을 오르면 자꾸 욕을 하게 된다. 짜증을 낸다. 너무 쉽게 화를 낸다. 내 마음을 좀 다스리고 싶다. 그럴러면 얼른 평지가 나와야할텐데...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담벼락 위에 있는 보건소에 잠자리를 펴기로 했다. 









    우리를 유심히 지켜보던 아저씨가 자기 집에서 자라면서 계속 권유한다. 

    결국 저녁식사에 우리를 끌고 간다.

    베트남 사람들 참 친절하다. 









    왼쪽에서 부터 아저씨의 누나, 여동생, 그리고 부인. 

    두번째 얻어 먹는 베트남 가정식. 

    돼지고기, 닭고기, 대나무, 호박국?, 그리고 베트남 김치.

    여기에 빠지지 않는 독한 술까지 마셨다. 


    텐트에서 일어나서 기지개 펴고나면

    아침밥 먹으러 내려오라고 했다. 

    이렇게 감사할 줄이야.









    저녁을 먹으러 간 사이 내 텐트에 알 수 없는 물기가 발견되었다. 

    비 샐 곳이 없었고, 비도 안왔는데....냄새를 맡아보니

    강아지 오줌이었다. 으윽...... 텐트를 비우면 안되겠어.








     

    아저씨네 내려가 계란에 라면 한 그릇,

    그리고 찰밥을 말아 거뜬히 아침을 해결했다. 

    요렇게 귀여운 애기를 보고 있으니

    얼른 결혼하고 싶은 생각뿐이다. 

    결혼 하려면 얼른 한국에 들어가야겠고

    얼른 아시아를 벗어나야겠다.

    나랑 결혼할 처자가 있긴 한 걸까.

    photo by Chris








    위 대나무통은 

    베트남 사나이들이 펴대는 물담배.

    나도 한 번 도전.


    담뱃잎을 새끼 손톱 크기만큼 넣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빨아들인다. 










    결국 콜록!


    느낌은 적은 양이지만

    담배 한 개피를 한꺼번에 피우는 듯했다. 

    아오, 나 비흡연자에요.









    아저씨네 이틀 동안 참 감사했답니다. 이런 환대는 자전거 여행객이라서 쉽게 받는 것 같다. 

    자전거여행의 매력.









    지나가다 하노이에서 출발한 네덜란드 친구를 만났다. 

    앞으로 계속 산이라는 말을 하자

    나도 이 쪽도 계속 산이라고 응수했다. 

    키가 190cm가 넘어보였다. 

    자전거가 미니벨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26인치 바퀴 달린 큰 자전거이다. 


















    신짜오 신짜오~









    또다시 계속 산산산산산산산산산산산산산산산산산. 으이구 정말!!!!! photo by Chris









    세상에서 가장 착한 동물은 

    뭐니뭐니해도 소다.

    아우 순해.









    정말 세상에서 네가 제일 착해. 귀여운 것.









    하노이로 향하면서

    여자들의 치마 무늬가 변해있다. 

    전에는 녹색 허리띠에 까만 치마였는데

    동쪽으로 옮겨지니

    무늬있는 치마들이 보인다.


















    역시 아이들의 신나는 하교길.


















    푸엔(Phu Yen)을 들어가는 초입. 산자락에 걸려있는 태양빛이 예뻐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지.



























    베트남에 온지도 벌써 일주일. 그동안 맛있는 음식을 찾지 못해 이틀 동안 밥만 먹은 적도 있다. 

    누가 좀 맛있는 베트남 음식을 추천해 줄 수 없을까요?


    체류기간도 얼마남지 않았는데 하노이에 도착도 못했다. 

    하노이에서 체류기간을 연장 해야겠다. 

    라오스를 넘어가서 갱신할 수 있지만 

    산 많은 곳으로 다시 왔다 갔다 할 자신이 없다. 


    이제 산 없는 평지길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정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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