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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화기 없던 시절이 궁금해지는 요즘
    essay 2013. 5. 5. 18:22


    공룡 마을까페에서 허옇고 반으로 접히는 손 전화기 겉에

    아크릴 물감으로 내 모습을 그렸던 밤.

    그 날 밤은 모기가 참 많았고 

    잠자리에 들 때 손 전화기가 곁에 없었는데

    그 이후로 영영 찾지 못했다. 


    어차피 없애야 할 전화기였고,

    2개월 뒤에는 한국에 오래동안 없을테니

    찾지도 않았다.


    다행히 연락처는 내 아이팟에 

    '일부' 옮겨 놓았다.




    손 전화기를 사용하지 않은지 10개월.


    떠돌이 생활이라

    큰 불편이 없다.


    가끔 어렵게 찾아낸 공중전화가 불통일 때

    그리고 동전사용이 안되는 것이 보일 때는 심난하다.

    말레이시아에서는 공중전화 박스를 찾았는데

    전화가 없는 빈 공중전화 박스도 꽤 많았다.



    대만에 살 생각을 하니

    전화가 없는 나에게 이런저런 불평이 들려온다. 


    관광지에서 나를 잃었다고 해서 

    뻔히 시간되면 숙소로 돌아갈 것을 왜 생각 못했을까.

    결국 나디아는 가족들 불러 스쿠터 타고 

    나를 찾아 동네방네 뒤지기 시작했단다.

    나는 계속 바다에 앉아 있었는데..


    기다리면 될 것을


    즉각 즉각 변할 수 있는 계획에

    너무 둔감해진다고, 이도저도 못한다고 불평아닌 불평.



    전화가 없던 시절에는 도대체 

    사람들이, 연인들이 어찌 약속하고 만났을까.


    나도 중고생 시절에는 

    삐삐 한 번 안써봤다.

    아, 그래서 연애를 잘 못했었나? ;;

    가물가물 하다.


    좋아하는 여학생 집에 전화 걸면

    엄마가 받으면 어쩌지, 그럴 때마다 끊었었나?

    동생이 받으면 손쉽게 바꾸어 달라고 이야기했었지.



    나는 인터넷 메일도 사용하고, 블로그도 있고,

    페이스북 계정도 있고, 선물받은 아이팟으로 

    남들 스마트 폰으로 다하는 카카오톡도 한다.

    물론, 와이파이가 될 때.


    고로, 휴대전화기가 필요 없을 정도로

    나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수단은 무척 많다. 

    단, 휴대전화기, 무전기처럼 빠르지 않아서 문제,

    그리고 자칫 일방통행이 될 수 있는 문제가 있지만.



    즉각 즉각 보내고 걸고

    잠깐 읽고 증발하는 메세지들.

    바로 바로 확인해야만 안심하고,

    편리함의 유혹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는 듯.

    빨리 준비하고, 빨리 먹어치우고 

    쓰레기 잔뜩 버려치우는 패스트푸드와 같다.


    속도!


    옛시절, 좋아하는 여학생이 자주 지나는

    길 목에서 그녀가 오기까지 

    줄줄 기다리는 그런 로맨스는 

    이제 없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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