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cling/middle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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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합에서의 무려 다섯달 생활Cycling/middleeast 2015. 4. 18. 23:06
히말라야에서 만난 기훈이형과 민선씨에게 들었던 다합, 다이빙, 블루홀 등등. 들을 때만 해도 한 귀로 들어왔다 한 귀로 쉬이쉬이 떠났었는데. 설마 내가 가겠어? 했던 다합에 다섯달이나 몸을 비비게 된다. 무려 다섯달. 다합에서의 일상은 밥 준비, 설거지, 청소, 1분 거리의 해변, 걸어 들어가는 스쿠바 다이빙, 또다시 점심, 해변에서 등 뜨겁게, 허벅지 뜨겁게 살 태우기, 그리고 맥주, 저녁 준비, 설거지, 맥주까지 바쁜 것 같으면서도 바쁘지 않은 생활이 주~욱 이어졌다. 무려 다섯달. 다합행을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굴리고와 제욱이.여행 시작 전에 이 친구들 블로그를 볼 때만 해도 우러러 보며 부러워했던 적이 있었는데.이렇게 직접 만나니, 뭐 별 거 없던데? 나 온다고 발품 팔아 한 달 짜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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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북부] 카스피해 넘어 아르메니아로~Cycling/middleeast 2014. 9. 20. 20:57
파미르를 넘어온 본더와 아톰은 예전보다 훨씬 강해졌다. 특히, 자전거에서 내리지 아니하고 언덕길을 꾸역꾸역 오르는 아톰을 보면 '철의 여인'이 탄생했음에 희열을 느낀다. 복잡디 복잡한 테헤란을 벗어나고 북쪽 챨루스(Chalos)를 향해 산으로 산으로 들어간다. 허나, 이를 어쩌나 (또 강조하지만) 눈 없는 산은 이제 그저 언덕처럼 보이거늘....언덕이라 무시?한다해서 내가 슝슝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에헴 첫 캠핑, 이 친구들과도 처음으로 하는 캠핑. 아저씨게 캠핑 허락을 받고 힘들게 계단으로 모든 짐을 풀었는데 무료가 아니란다!! 머리 속이 하얘진다. 본더가 능글스럽게 다가가 주인아저씨께 어렵지 않게 공짜 캠핑을 허락 받는다. 카스피 해로 이어지는 이 도로는 개울따라 이어져 있는데,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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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이스파한-테헤란] 우리 애들 다, 또 모였다!!!Cycling/middleeast 2014. 9. 17. 05:59
아직 박스에서 꺼내지지 않은 자전거를 버스 짐칸에 올려두고 이스파한으로 향한다. 쉬라즈에서 이스파한까지는 8시간 정도 편안한 좌석과 잘 포장된 도로를 씽씽 달리면 금새 도착하더라. 저녁에 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한 보름씨도 남쪽으로 내려오겠거니 긴장?된 마음으로 핸드폰을 조아려 보았다. 5시가 넘으면 슬슬 연락이 올 때가 되었는데 새로산 휴대폰은 도통 울리질 않는다. 대학 시절 별 볼일 없는 휴대폰 끄적이듯이 2-3분에 한 번씩 만지작 만지작 거리며 연락 안오나,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별별 상상을 다해본다. 6시 반이 되어서야 난 터미널에 도착했다. 보름씨가 버스가 밀려 내일에나 올 수 있단다. 버스에서 내내 긴장?된 마음, 초조한 마음 추스리고 조금은 허탈한 마음 추스리고 자전거 박스를 한 달 만에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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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쉬라즈] 친절한 이란 사람들, 그리고 가족Cycling/middleeast 2014. 9. 15. 15:10
이란 사람들? 친절하다던데. 그래서 더욱 기대가 컸던 이란. 나를 초대해 준 알리 아저씨네 짐을 풀어놓고 별다른 일정이 없었던 나에게 무엇이 보고 싶냐고 그리고 몇군데를 추천해주고 가보란다. 내 자전거는 여전히 박스 안에 있었기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야만 했다. '시장을 가려면 4번 버스를 타고 마지막 정류장까지 가!'라는 말을 듣고 4번 버스를 기다리는데 아라비아 숫자라고는 한 글자도 보이지 않는다. 어리둥절하게 버스 두어대를 보낸 뒤 마침 오는 버스 위에 발을 얹고 시장가는 버스냐고 물었다. 도통 무슨 말인지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데 그냥 타란다. 서너 정거장을 갔을까, 내 어깨를 툭툭 치는 아저씨? 청년? 일단 따라 내리는데 내 버스비를 대신 내준다. 그리고 택시를 두 번 타더니 (역시 택시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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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샤르쟈] 언제까지 이리 살아갈 수 있을까Cycling/middleeast 2014. 8. 10. 20:46
두바이. 말로만 듣던 '무시무시한' 도시에 발을 들였다. 나같이 자연과 가까이 그리고 좀 더 남에게 자연에게 피해 덜 주며 살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하루종일 에어컨으로 견디어 내는 이 곳이 반가울리 없다. '뭐 필요한거 있어?'하면 대답하는 대로 뭐든지 생겨나는 곳 같아. 이전의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이런 더위를 어찌 견디면서 살았을까. 우리는 예전에 어찌 살았는가. 하는 생각들은 이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이게 정말 가능한 일로 만들어 낸 사람들이 오히려 무섭게 느껴진다. 어마어마한 쇼핑몰-'두바이몰'이 있는데 또다시 세계에서 가장 큰, 호화로운, 높은, 고귀한, 금칠?할 것 같은 쇼핑몰을 또 계획중이라나. 두바이의 높은 빌딩들을 보고 있으면 현대판 바벨탑이 아닐까 싶다. 언제까지 이렇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