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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난아오] 평온한 난아오 자연농
    Cycling/chinataiwan 2013. 1. 9. 03:11


    대만 배낭여행의 두번째 종착지는 타이페이 동쪽 해안 일란시 난아오(Nanao) 지방. 퐈인이의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농장 '난아오 자연농'이다. 널널하게 일하는 이들과 일주일을 함께 지냈다. 내일이면 떠나는데, 출국 전까지 쭈욱 눌러안고 싶다.









    농장에 왔으니 농장 일 거드는 일은 당연지사. 대만의 농부들은 1년 내내 일한다고 한다. 농한기가 따로 없지만, 12월-1월에는 이듬해 농사준비. 지난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삽으로 복구하는 일을 주로 했다. 왼편에 보이는 수로 복구 현장!










    난아오는 정말 작은 동네다. 자전거 타고 5분이면 관통한다. 이웃끼리도 서로 서로 알고 지내며 인사한다. 내륙 산간으로 올라가면 원주민들의 흔적이 아직 남아있다. 난아오의 풍경은 아담하고, 깨끗하다. 











    농장의 논이다. 풀밭, 꽃밭으로 가득차 있다. 








    내가 머물렀던, 게스트하우스 간판이다. 아래 쓰여져 있는 문구는 오래전부터 쓰려온 중국말인데, '식당/숙소'를 겸한 건물?? (뭐야;;)이란다. 쿵푸 영화를 보면 자주 볼 수 있다. 










    하루 일과는 단순해. 아침 8시즈음 밥을 먹고, 9-12시 작업. 점심먹고 15시까지 휴식!!!! 참 좋다. 15시-18시까지 작업. 저녁 먹고 모듬회의하고, 각자 자기 시간들을 갖는다. 점심먹고 낮잠을 자든, 해변을 가든, 동네 한 바퀴를 돌든 마음대로다. 참 좋지?


     


















    식사준비는 모두 같이 한다. 식사시간만 되면 부엌이 북적북적~ 대만와서 체중이 늘어나는 기분이야.








    인근 농가에서 사온? 얻은? 행복한 닭으로 부터 나온 계란들. 식구가 많아 일주일이 지난 지금, 1/4밖에 남지 않았다. 여기서 행복한 닭이란 항생제없이, 그리고 닭장에서 사육되지 않은 녀석들을 말한다. 중국에서부터 본 닭들은 닭장에 있던 닭은 한 마리도 보지 못했다.   











    'Yellow Fish'라 소개한 이. 이무송의 '사는게 뭔지', 강산에의 '꼭 껴안고' 노래를 알려주었다. 매일 저녁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같이 불러주곤 했다. 이 또한 농장에 자원봉사자로 있고, 자연과 함께 있을 때 기분이 좋다고 한다. 농장일, 자연과 가까운 일을 하며 자기 자신과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중이다. 
















    대만의 교통단속은 디지털 카메라로? 경찰관이 우리의 차를 세우더니만, 안전띠 단속에 걸렸다. 아이쿠야. 설마 운전자가 변명못하게 증거를 녹화하는 것일까? 여하튼 농장까지 얼마 되지 않는 거리인데... 안타깝다. 









    장기 자원봉사자, 요신! 그의 느릿느릿한 영어는 인내심을 요구한다. 하지만 자기 생각 굳건히 이야기하니 나보다 낫다. 















    농장장 아장(AJ)의 친아들 '쌤'이다. 파머컬쳐를 공부/실천하고 있다. 주로 이 친구의 실험?을 도왔다. 그리고 그와 함께 휴식 시간에는 우쿠렐레와 기타로 노래를 불렀다. 










    파머컬쳐.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업이지만 단순히 농사만이 아닌 생활 전반에 걸친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일종의 '지속가능한 생활방식'을 통틀어 말하는 개념. 






    주머니 텃밭에 쌤의 실험작. 왼쪽 기둥은 토마토가 위로 올라가고, 오른쪽에 보이는 호박 넝쿨은 아래로 떨어진다. 





    난아오 자연농의 사무실 겸 아장과 쌤의 집. 항아리 가득 식초, 쌀겨, 유산균등이 담겨 있다. 





    그의 실험 현장. 도우넛 모양으로 큰 원과 작은 원을 만들었고, 가운데 깊은 구멍을 냈다. 저 구멍(Sink) 안으로 모든 폐기물?들이 들어간다. 음식물, 똥, 나무껍질, 풀 등등 온갖 유기물이란 유기물을 넣는다. 결국 퇴비가 만들어 지는데. ⓐ 퇴비를 만드는 시간을 절약하고, ⓑ 퇴비를 밭에 흩어 뿌리는 것보다 좋은 효율 - 가운데 모여 있는 퇴비를 주위를 둘러싼 식물이 빨아들인다 ⓒ 도우넛 위에 심어진 바나나 나무가 물을 정화하는 기능까지 함께 한다. 



    물이 스며들기 쉽게 나뭇가지로 구멍을 낸 뒤, [퇴비-나뭇잎-말분퇴비-종이상자-낙엽-풀떼기] 순으로 바나나 나무 주위를 덮었다.





    2개월, 많게는 6개월 넘게 발효한 퇴비들도 여기저기 자루에 담아 놓고 쓴다.




    말똥 퇴비에서 나온 구데기? 엄청 크다. 말분퇴비는 다른 지역에서 사온 것. 다음부터는 사용하지 않는다. 외부자원을 되도록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직접 가축을 기르면 모를까, 애써서 억지로 짜맞추지 않겠다는 의지.






    사무실 앞 뜰의 퇴비! 비가 너무 자주 내리고 습기가 많아 덮개를 가린 퇴비더미 마저 축축하다. 크기도 작아서 그런지 뜨듯하지도 않다.  








    쌀농사가 주요 생산물이다. 회원들이 선불로 지불하고, 회원들이 필요할 때마다 신청하여 받는 방식이다. 사무실 한가득 포장되어 있다. 










    쌤의 도넛 모양의 밭은 10개 안팍이다. 바나나 나무를 처음 만져본다. 바나나는 씨로 번식하지 않는 사실도 알았다. 나무 뿌리에서 새순이 나오면서 자라는데, 2개의 새순이 보이면 하나를 뗴어 다른 곳에 옮겨 심으면 자란다. 흐릿하고 비가 조금 내리는데도 반팔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 날씨가 춥지 않은듯. 






















    해질 무렵에는 정리하고 저녁 밥 먹으로 간다. 츠퐌~`

























    저녁을 먹은 뒤, 그 날 그 날의 일들을 서로 이야기 나눈다. 그리고 TED 강의를 하나씩 시청한다. 오른쪽 아래 아저씨가 농장장 '아장'이다.











    농장에 머물면서 좋은 점이 한가지 있다면, 가만히 있어도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루크도 놀러왔고, 중국 아가씨 2명과 타이완 젊은이까지. 나처럼 농삿일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생각도 비스무리하고, 하고싶은 일 들, 했던 일들 이야기한다.  



















    가만히 있어도 불어나는 자원봉사자. 오늘 한국 요리 선보이는 날인 걸 어찌 알고 이리 많이들 모이셨나이까. 깡시골 난아오 어느 조그마한 슈퍼에 '김치'를 파는 것이 아닌가?! 1kg에 한국돈 2,200원 정도. 김치볶음밥을 했는데 맵진 않고, 달기만 하다. 그리고 콩나물 국에 들어간 조그마한 빨간 고추 때문에 정말 매운 콩나물 국이 되었다.






























    중국인 아가씨 윙키와 에코, 대만인 '스타'가 이틀밤을 자고 작별하기 전에 폭포를 보러 이별여행을 떠났다.















    난아오 원주민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상영되었고, 그 영화감독 또한 난아오의 원주민이라고 한다. 중국인들과는 사뭇 다른 외모를 '아주 미세하게' 느낄 수 있는가?








    이 마을 지나면서 만나는 모든 주민들은 친절히 인사를 한다. 걷다가 마주치는 아이에게 눈웃음 주면 똑같이 눈웃음을 건넨다. 





















    폭포보러 가자!!










    아니, 내 생애 1월에 계곡에 물놀이 한 적이 있었던가. 옥색 빛깔 냉천을 발견하고는 양말 벗고, 웃옷도 벗었다. 안춥다!





















    안추웠는데 말이지, 조금 있으니 조금 춥더군. 윙키 덕분에 감기 안걸렸다. 



















    오늘은 여기에 머무는 마지막 날. 근데 몸이 졸립단다. 매일 매일 1시 넘어 잠을 잤으니, 곡괭이 질 몇 번하고 힘이 다 빠졌다. 땅파고, 바나나 나무 심고!


     






















































    습한 날씨에 시도 때도 없이 비가 내리고, 흐린 날씨다. 헌데 아침에 해뜨면 맑은 날씨가 반길때도 있다. 널널하게 일하며, 생태적으로 살아가는 이들과 함께 지내니 덩달아 차분해진 느낌이다. 좋은 인연들 만나 고맙다. 대만에 다시 와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가는 곳마다 다시 온다고 약속하니, 내 여행 끝나고 또 한 번 훌쩍훌쩍 떠나야겠네.


    유기농 관련 직종에 일했는데, 실질적으로 내가 아는 지식은 눈꼽만큼이었다. 파머컬쳐도 슬쩍 들었지, 내 일이 아니었기에 관심 밖이었고. 그 일을 '내 일'처럼 실천하는 친구들을 만나니, 일할 때 잘 배워둘 껄 하는 후회가 든다. 이들에게 내 전 직장 소개를 할 때, 할 이야기가 없을 때 느꼈다. 내가 아는 것이 별로 없었구나, 라는 것을. 결론 하루하루 허투루 마투루 살지 말아야 한다. 


    시간 참 더디게 가는 것 같아도, 항상 떠나는 날은 금새 다가온다. 여길 벗어나면 또 험한 여행길이 기다리고 있다. 이제 대만은 일주일 남았다. 대만에서 가장 높은 산을 향해 올라간다. 떠나는 길이 아쉬운 것은 평온한 일상을 뒤로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난아오 자연농, 잘 있어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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