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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선문호수'만? 찍고 오기
    Cycling/chinataiwan 2013. 1. 18. 17:55


    배낭을 내려놓고는 다시 본업으로 돌아왔다. 나의 본업은 자전거 의자 위. 단촐한 짐만 싸서 반쪼가리 대만 일주를 시작한다. 근데, 난 소방서에 무슨일로 왔는가?   







    선문호수(Sun Moon Lake)는 주말임에도 붐비지 않았다. 산 중턱에 넓지막히 담겨져 있는 호수. 느낌에는 항저우의 서호(West Lake)가 더 좋다. 허나, 여기 선문호수는 항저우 도심보다 평온하다. 새벽 5시 부터 내린 비. 빗소리를 들으며 늦잠도 잤다. 밤사이 새소리, 원숭이? 부엉이? 소리만 가득하다.  








    어둠 속에서 텐트를 치고는 하늘을 올려다 봤는데!!!! 별이 반짝인다. 우와~ 사진기랑 같이 땅바닥에 등 대고 한시간을 넘게 누워 있었다. 구름이 걷히기만을 기다리고 기다리며~ 




















































    대만의 낮은 산봉우리에서도 구름이 전세들어 살고 있다. 맑고 화창한 날에도 구름이 산 꼭대기에 달라붙은 광경도 자주 볼 수 있지. 그만큼 산 위에서 구름 걷히길 기다리는 것은 무리?였음에도 꿋꿋히 기다렸다. 자러 가야지.










    선문호수를 차분히 보려면 호수가 가까이 둘러진 둘레길을 찬찬히 걷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찻 길로 자전거를 타니, 호수가 좀처럼 가까이 보이질 않아서 아쉬웠다. 더군다나 오르막, 내리막이었고. 차분히 애인과 둘레길을 걷는 것을 추천!  










    결국 다음날 아침, 산 길을 내려와 호숫물에 세수했다. 올라와서 지도를 살펴보니 반대편 길로 갔으면 더 좋은 전망이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뗏목 위에서 한량처럼 떠다니는 구름보니 졸음이 솔솔~









    선문호수 북쪽?에 위치한 시장골목. 한산하다. 규모도 작다. 봤던 가게 또 보고, 봤던 주인 아지매 또 보고.












































    선문호수에 도착하기로 한 날은 하루종일 날씨가 맑았는데, 선문호수에 다다르자 마자 구름이 낀다. 대만 날씨는 역시 아무도 모른다. 선문호수 다음에는 대만에서 가장 높은산, 심지어 산 꼭대기에는 눈이 있는 허환산을 지나 동쪽으로 가기로 했다. 일기예보를 검색해보니, 내리 비만 온다. 높은 산 위에서 빗 길 주행을 감히 하지 않으려고 우회 했는데, 비는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리 싸게 여행을 하려해도 물리는 음식은 물리기 마련. 이번 일주에서 즐겨 먹은 뷔페. 하루에 한 끼, 또는 두 끼를 챙겨먹곤 했다. 가격이 일단 저렴해서 좋다. 가끔 채식 뷔페집이 고깃집보다 비싼 경우도 있다. 







    선문호수를 내려와 도교 사원에서 하룻밤을 잔다. 산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푸리(Puli).


















    이 날 저녁 역시, 뷔페집에서 배고픈 배를 채우면서 '조금은 딱딱한 대만인들'에 대해 이야기 했다. 중국인들은 호쾌하고, 시원하다면, 대만인은 일본인 습성이 조금 있는 느낌이라 조용하고 차분한 느낌 때문에 조금 딱딱해 보인다. 근데!!! 근데!! 오늘 한 말 다 취소한다. 절 찾아 묵을 방을 물었다가 산책하는 부부에 이끌려 친구네 집에 잠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그리고 심지어 근처 온천까지!!!!!!! 오늘 한 말 다 취소! 대만인들도 엄청 친절해!! 







    부동산업을 하는 사장님! 집을 짓고 있는 모양새다. 뜨끈하고 차가운 온천욕하고 개운하게 잔다. 오늘 한 말 다 취소!!!












    대만인들 정말 친절하다. 오늘도 역시 절을 찾아 묵을 방을 찾는다. 시골 소방서에 절 위치를 묻자, 그냥 들어와서 자고 가란다. 대만인들 정말 친절하다. 어제 한 말 취소. 소방서에서 맥주까지???







    영어이름이 몽키썩커!!! 친절히 우리를 방 안에 묵을 수 있게 해주었다. 맥주 대접에, 저녁 안주거리, 다음날 아침밥 대접까지. 그리고 퇴근길에 우리 가는 길을 알려주었고, 헤어지고 나서 또다시 우리에게 오더니 전화번호를 건낸다.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란다. 대만인들 정말 친절해! 







    몽키석커의 동료! 쌤~ 일하는 두 소방관을 앞에 두고 나는 맥주를 4캔이나 마셔버렸다. 마시고 싶었죠?














    산 길을 오르고 오르고~ 선문호수로 가는 길이다. 
















    중국에서도 마이크를 길 위에서 3번 잃어버린 적이 있다. 타이종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마이크를 또다시 잃어버렸다. 나는 전화가 없다. 그리고 마이크 전화 번호를 모른다(마이크도 자기 전화번호를 모른다). 결국 이틀 뒤에 타이페이에서 만날 수 있으니, 그냥 갈 길을 묵묵히 간다. 







    마이크를 잃어버리고는 어렵사리 잘 곳을 찾았다. 타이페이까지는 180여km 남았다. 일정대로라면 내일 타이페이에 도착해야 하는데, 절 찾아 잘 곳 물어보고, 그리고 이 날 처럼 힘들게 텐트치기가 귀찮다. 그냥!!! 달리기로 했다. 따뜻한 잠자리와 샤워, 그리고 맥주가 타이페이에서 나를 부르고 있었다. 그냥 달리기로 한다. 아침 9시부터 밤 9시 20분까지. 아점 20분 휴식, 간식으로 맥주/과자 20분 휴식, 저녁 20분. 쉬지 않고 3시간-4시간을 밟았다. 씨게 달리지 말아야 하거늘. 


    신기하게도 마이크도 죽어라 달려서 같은 날 밤에 도착했다. 신기하지. 서로 연락도 안닿았는데, 타이페이에 도착해 집전화로 전화하니 곧 도착한다고 한다. 마이크는 11시 30분에 도착했다. 독한 놈.













    대만에서는 주로 양밍산 국립공원을 올라가는 산 중턱에 한 아파트에서 머물렀다. 내가 그토록 유혹당했던 따뜻한 잠자리와 샤워, 맥주, 그리고 먹을거리가 끊이지 않는 집이었다. 집주소를 받아 놨으니, 집에 부탁해 간식거리를 보내드려야겠다. 







    5개월만에 처음 맛보는 김치다. 지난번 난아오에서 시골 구멍가게에서 먹었던 '단' 김치말고. 한국에서 먹는 맛, 그대로 맵거니와 맛있었다. 군침돈다. 아위(집주인) 아주머니의 친구분이 직접 만드셨다! 아 또 군침돌았다. 나는 총각김치가 그렇게 먹고 싶다. 








    우리나라는 두부요리라면 순두부, 조림두부 정도지만, 중국, 대만은 두부 말림, 두부 껍질, 심지어 발효까지. 그 종류가 대단히 많다. 만두는 말할 것도 없고.  







    내가 집을 떠난다고 또다시 맥주와 먹을거리르 잔뜩 마시는 밤이다. 대만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내가 한국 돌아가면 꼭 초대해야만 한다. 너무 많이 얻어 먹었다. 







    비행기 타는 것이 그리 만만치 않더라. 정말 준비없이 여행하는 사람중에 나를 따라올 사람이 있을까. 자전거 박스에 자전거를 분해해 넣었고, 빈공간에 침낭, 옷가지를 넣고 공항으로 갔다. 나는 수하물이 30kg까지 무료인줄 알았다. 자전거를 넣은 박스가 무려 34kg이어서 4kg에 해당하는 비용만 지불하면 되겠지 했는데. 자전거는 따로 계산이 된다. 자전거 한 박스에 무려 30만원!!! 이런!!! 말레이시아로 가는 표 값이 23만원인데. 비행기 값보다 더 비싸진다. 결국 박스에는 자전거만 싣고, 나머지 짐들을 따로 따로 박스에 담아 3만원 정도만 지불했다. 규칙이 조금 이상하다. 이런게 어딨어! 편안하게 탑승 시간을 기다릴 줄 기대 했는데 정반대였다. 심지어 마이크 점심값을 사주니 타이완 돈이 다 떨어졌었는데, 마이크가 없었다면 큰 일이었다. 마이크에게 다음에 맛난 것 꼭 대접해야 한다. 


    여행 5개월인데, 겨우 중국, 대만. 언제 유럽까지 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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