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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쨔이-유구섬] 만두의 귀환
    Cycling/chinataiwan 2013. 5. 3. 02:15


    대만에 돌아오니!! 만두도 다시 나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렇다. 나는 만두를 정말 좋아한다. 삼시 세 끼를 모조리 만두로 먹는 것이 소원이다. 한국에서 김치만두, 고기만두 그리고 중국집 서비스 튀김 만두, 그리고 떡국 만두가 전부였던 나의 인생이 중국 여행을 통해 만두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찬양으로 가득차 있다. 거의 신앙적인 존재다. 중국 만두에 비해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만두 파는 집이 많은 곳, 대만에 있다. 아 뜨거~ 












    요 며칠동안 타이완 서남쪽 유구(Liuqiu)섬에 다녀왔다. 2대째 전통을 잇고 있는 만두집을 방문했고, 코를 벌렁벌렁 거리면서 "내 사랑 라죠"(고추기름)를 조그마한 접시에 담아 먹을 준비를 한다. 만두는 고기보다 야채만두가 훨씬 맛 좋다. 아쉽게도 여지껏 대만에서는 고기 만두가 주를 이루고 있다. 생강이 좀 많이 들어가 있어 조금 아쉬웠던 고기 만두. 













    나름 유명한 집인지, 한 사람에게 할당된 만두는 하루에 10개. 가게문도 오후 3-4시면 문을 닫는다.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라디오, 테레비를 온종일 틀어놓는데, 여기 이 아저씨는 가게 구석 한 켠에 전축을 갖다 놓고는 재즈 음악을 하루 종일 틀어 놓더라. 센스쟁이. 











    한국에서 왔다면서 반갑게 맞이해준다. 아저씨가 가게문을 닫으면서 수줍게 적어 내게 준 메모지. 40년 전 태권도 사범이었다는 내용? 나디아에게 해석을 부탁했는데, 잘 모른단다. 잉? 












    내 집 근처 민숑(Minxiong)시내 만두가게에서 파는 자장면. 참기름 소스가 듬뿍인데!! 오! 느끼함 짱! 맛있어!












    내가 살고 있는 타이난(Tainan) 지역, 정확히 적자면 챠이시(Chaiyi) 민숑(Minxiong). 벼이삭이 벌써 돋아나올 정도로 따듯한 이 곳은 논도 많이 보이고, 무엇보다 파인애플의 주산지. 파인애플 꽃이 저리 피는 것은 또 처음 본다. 












    이 것 은 공 짜! 파 인 애 플! 파인애플을 동네 슈퍼에서 구입하면 보통 40-50원(1,800원 안팎). 일단 값이 싸다. 한국에서는 파인애플 가격이 비싸서 생 것 하나 사먹기 무척 부담이었는데, 가끔씩 집에 가기 전에 한 통씩 성큼 성큼 사서 먹곤 한다. 엄청 달다.









    스쿠터를 타고 10분 거리에 있는 파인애플 농장. 곧 바쁠 수확철에 돈 받고 일하기로 했다. (오예!, 참고로 워킹 비자, 뭐 그런 것 없이 야매? 뭐 어땨) 농장 디자인을 깔끔히 잘 해 놓았다. 이 농장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일할 때 한 번 더 하기로 하자. 












    파인애플 과자. 방문객들이 훤히 볼 수 있도록 투명한 유리로 공간을 나누었다. 사실 맛은 너무 달다. 생 파인애플도 단데... 종오형은 말린 빨래비누 같아 보인다고.











    모든 방문객들에게는 과자 하나씩 주고는 설문 조사 - 맛이 어떤지 조사를 하고 있는 요즘이다. 깔끔한 공간 인테리어! 오! 이 정도는 해놔야 농장에 손님 좀 데려온다 싶은 것일까. 그래도 농장은 좀 투박함이 맛이고, 멋인데. 그 투박함과 자연스러움 가운데서도 절대로 누추해 보여서는 안되는게 내 나름의 농촌 공간 설계안인데. 허허. 나중에 잘 실현이 될지 모르겠다. 농촌, 농업에 예쁜 옷을 입히는 일은 흙살림 시절 같이 일했던 쌈지농부, "농부로부터"가 잘 하고 있다. http://www.fromfarmers.co.kr











    대만에 넘어오는 첫 날 부터 재미있는 우연과 인연이 있었다. 홍대에서 사진찍는 주영씨는 같은 밴드 동우씨와 자칭 '동남아 펑크 여행'을 하던 도중 싱가폴에서 말레이시아 환승 창구에서 나와 동일한 비행기로 대만을 넘어갔다. 서로 얘기한 적도 없는데, 같은 비행기임을 알고 엄청나게 경악하고 말았다. 사진은 대만 공항에서 대만 도착 기념으로 타이완 맥주 시식 현장. 이 식당은 대만을 떠나는 날 마이크와 함께 밥을 먹었던 식당이기도 하다.   











    같이 대만온 것도 우연인데, 이 둘은 타이페이에 머물다 우리집에 놀러왔다. 시골이기도 했고, 나도 아직 지리를 잘 몰라, 여러군데 돌아다니질 못했다. 그래도 나디아 친구를 통해 스쿠터 한 대 더 빌려 신나게~ 스쿠터 타고 다니다 돌아갔다. 이들의 공연은 현재 홍대에서 현재진행형. 'Scumraid' http://51plusfestival.com/185418226 엇 5월 4일에 공연있네? 아뵤오!










    근처 국립중정대학이 있어, 처음 닷새동안은 값싼 학교 근방 식당을 자주 오고 갔다. 이리저리 젊은 아가씨들을 만낭께 나도 덩달아 젊어지고 있나? 










    여기 대만 오니 약간 차가운 날씨 덕에 시원시원하다. 공항에서 버리지 않고 잘 챙겨온 모자는 요즘 아주 요긴하게 잘 쓰고 있다. 밤에 스쿠터 운전할 적은 춥다. 그래서 빵모자에 핼맷을 꼭 눌러 쓰고 다닌다. 













    스쿠터를 매일 타자니 웬지 죄짓는 기분이 들어 (기름을 자꾸 써서) 집에 온지 일주일 만에 자전거 조립을 했다. 생각보다 매우 안전하게 물 건너 왔다. 자전거는 동네 마실용으로 요긴하게 타고 댕기고 있다. 























    자유시간이 콸 콸 넘쳐난다. 바빠서 운동을 못했다는 둥, 공부 할 시간이 없다는 둥, 이제는 그 어떤 핑계도 없을 정도로 자유시간이 철철 넘쳐난다. 그리하여, 자전거 여행을 잠시 접은 지금, 체력관리를 위해 크로스핏을 시작했다. 시간나는 대로 저녁에는 대학교 체육관 시설을 이용한다. 수영장, 배드민턴, 볼링, 탁구, 배구, 농구, 야구, 소프트볼, 요가, 댄스 등등등 모든 것이 공짜. 그리고 가끔 이리 예쁘장한 아가씨와 약속이 잡히면 해벌레 하며 체육관을 달려가곤 한다. 












    운동하려고 큰 마음 먹고 비싼 운동화를 사기까지 했다. 오래 신어야해. ;;










    슬램덩크의 어느 한 장면이 연상되는 사진. '잘 했어! 패티!!'









    자취 생활인지라 불규칙한 식사에 애매한 식사 등으로 체중이 3 kg정도 빠졌다. 유구섬, 나디아의 지인의 호스텔에서 머무는 동안 오랜만에 만난 가정식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 










    2층 호스텔에서 바라보이는 평온한 풍경.

    웬지 우리나라 을릉도에 온듯, 옥색 바닷 빛깔도 꼭 닮았다.













    유구섬에서는 이틀 해가 쨍쨍, 나머지 이틀 비가 추적추적. 물안경 챙겨갔는데 수영 한 번 못하고 왔다. 저멀리 보이는 뭉게구름만 홀로 앉자 구경했다. 노을을 좇아 달려갔는데, 구름이 많아서 노을도 숨었다. 










    음, 음식은 어디에서 먹느냐가 참으로 중요. 아오, 미안해요, 일회용을 써버렸네. 일회용 안쓰려 마이크처럼 밥통 들고 다니는데, 이 날 깜빡하고 숙소에 놓고 왔다. 미안해, 마이크! 













    유구섬에서 머문 호스텔의 하루 숙박비는 한국돈으로 10만원 정도. 우와! 비싸다. 4일을 묵었는데, 모두 공짜로 얻어잤기에 한 끼 정도는 음식으로 대접을 해야겠다. 요리에 영~ 소질이 없어 요리하기 전에 항상 망설인다. 그래도 시장에서 좋은 재료들을 얻을 수 있었다. 어, 사진을 지금 봉께 이탈리아 국기?











    비가 추적추적 내리니, 오징어 두텁게 썰어 넣은 파전이 짱이지. 양파, 조게, 파, 양파만 넣고 소금간.












    파간장 파파 맵게 맨들고, 참기름 듬뿍 쟁겨놓고! 아오 군침돈다.!! (자화자찬)










    요렇게 어렵지 않게 홀짝홀짝~ 파전 석 장 구워드리니











    재미있게 잘 드신다. 유구섬에서 사는 남자는 대부분 고기잡이 배를 한 번 몰면 4-5개월씩 고기 잡고 돌아오는 인생을 산다고 한다. 왼쪽 아주마미의 남편분도 지금 머나먼 항해를 나갔다. 갑자기 공격대의 '갑판위의 눈물'이 생각나, 노래와 함께 가사를 읊어보기로 하자. 










    귀를 찢는 천둥소리 나를 깨우네

    어느 샌가 바닷물은 발을 적시네

    닻줄에 껴 팔을 잃은 나의 친구여

    술이 덜 깬 목소리로 내게 말하네


    몰아치는 비바람에 부러진 돛대

    구멍이 난 배 바닥은 물에 잠기고

    굶주림과 돌림병에 죽어나가니

    이제 그만 모든 것을 포기하자네


    비에 젖은 갑판위로 태양이 뜨면

    폭풍 치던 지난 날들 잊혀져 가네

    넘실 데는 파도위로 바람이 불면은~

    바람 속에 그대 향기 실려 온듯해


    삼킬 듯이 덤벼드는 파도 속에서

    나를 향해 미소 짓는 그댈 그리네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어둠이라도

    별빛들은 고향으로 나를 이끄네


    잿빛처럼 어두어진 얼굴들 사이로

    누군가 시작한 노래

    지쳐있던 목소리들 하나 둘 커가며

    끝없는 항해를 하네

    힘차게 그리고 더 크게

    검은 구름들 걷히게~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오지 않는 그대

    많은 이들 오고 가는 항구에 서면

    입술위로 느껴지는 짜디짠 맛은

    파도인지 눈물인지 알 수가 없네


    기다림에 지친 나는 그댈 잊고서

    꽃가마에 몸을 싣고 떠나야 하네

    달빛아래 떨어지는 내 눈물들이

    바람 타고 그대에게 전해지기를


    비에 젖은 갑판위로 태양이 뜨면

    폭풍치던 지난 날들 잊혀져가네

    넘실데는 파도위로 바람이 불면은~

    바람 속에 그대 향기 실려온 듯 해









    대만살이의 나의 집. 멀뚱멀뚱 지내다 오월이 된지도 몰랐을 정도로 시간과 세월에 둔해진 요즘이다. 그리고 자전거여행도 아니면서 자전거여행 한다는 간판을 여기 블로그에 달고 있기도 민망할 정도다. 오월에는 파인애플 농장에서 일하는 일과가 좀 생길 듯하고, 지난번에 만났던 타이완 친구들을 슬슬 만나러 가야겠다. 



    평온하면서도, 때로는 심심한 요즘이다. 

    누구 놀러올 사람 없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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