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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타이페이-쨔이] 반가운 손님, 그리고 배부른 여행
    Cycling/chinataiwan 2013. 5. 24. 16:50



    평소 책보고, 운동하고, 밥 해먹는 평범한 일상을 깨뜨려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손님이 왔을 때가 아닐까. 영국으로 바로 넘어가도 될 것을 애써 내가 있는 대만에 잠시 들러준 창섭이. 평소 돌아다니지도 않던 나도 내가 사는 동네를 쉽사리 벗어날 수 없었나보다. 동네 구석 구석을 돌아다니면서 대만 음식을 실컷 사주고는 영국으로 보냈다. 만두는 워밍업으로 먹자고~ 응?










    창섭이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나는 타이페이에서 쓰레쉬/그라인드 밴드들, 그러니까 무서운 아저씨들 공연을 보고 있었다. 카메라 들고 몇 장 찍어보려고 흉내 냈는데 카메라 ISO도 너무 낮고, 플래시도 없어 그냥 고스란히 가방에 넣고 놀았다. 사진은 일본에서 넘어온 'Terror Squad'. 내가 여지껏 본 일본 밴드들은 와꾸가 장난아니었는데,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일본인들. 근데, 노래가 너무 험악해서....;;   


















    18일 당일의 공연실황. 두 눈 크게 뜨고 나를 찾아야하나.










    나와 빨간티사쓰 입은 아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검은색 옷을 입고 왔다. 무슨 장례식장도 아니고.... 노래부르고 객석으로 내려왔는데 반응이 별로 없자 다시 무대로 오른 아저씨. (사진: Etang Chen)









    핀란드에서 넘어온 쓰래쉬 메탈 밴드 'Hammerhed'








    옴마야 무서워  (사진: Etang Chen)












    의외로 깔끔한 그들의 싸운드.

    뮤직비디오로 대신 전한다.











    공연이 끝난 뒤 배고픈 배를 채우려 문닫는 야시장에서 허기를 달래고, 맥주를 사먹었다. 자정이 되어서야 도착한 창섭이와 길바닥에서 하룻밤을 꼴닥 지샜다. 밴드 바주카에서 기타치는 포웨이 형네 가게에서 잠을 자기로 했는데, 언제쯤 돌아갈까~ 언제쯤 일어설까를 기다리다가 결국, 결국~~













    이런, 해가 뜨고 있었다. 밤을 꼴딱 지새는 것은 정말 싫은 일인데, 타이페이에서 한 번 하게 될 줄이야. 아침일찍 택시를 부여잡고는 포웨이 형네 집으로 향했다. 












    아침 7시즈음 도착한 집겸 가게. 포웨이 형은 바주카 밴드에서 기타를 치고 있고, 가끔 기타를 던지기도 한다. 내 친구가 그 뾰족한 기타 헤드에 이마를 정통으로 맞아 피를 줄줄 흘렸었다. 펑크샵을 운영하고 있는 포웨이. 











    바닥에 누워 자기로 했는데, 타이종에서 점심약속이 있으니 시원하게 샤워하고 (이 날 넉 달만에 때를 밀었다!!! 창섭이가 한국에서 가져왔다. 진짜 살 것 같았다.) 대만과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주고 받은 뒤 우리는 타이종으로 향했다.


































    말레이시아에서 대만을 같이 넘어온 주영이의 사진첩. 나도 이 책 집에 한 권 있다. 스컴레이드 동우와 주영이도 여기 포웨이네 집에서 머물렀다. 머물다간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책 한 페이지에 붙어있는 내 쑥스러운 사진도 포웨이 형한테 보여줬다. 그리곤 창섭이가 받아온 공격대 CD 한 장 증정!









    우리 동네로 돌아온 뒤, 비가 너무 자주 내렸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 밖을 보면 쨍쨍한 하늘이다. 그 햇살 느끼려고 옷 챙겨 나가려 할 때면 언제나 비가 내리고, 새찬 비바람도 훑고 간다. 5월이 장마란다. 여기는 내 사는 동네에서 가장 가까운 민숑(Minxiong) 시가지. 조그마한 동네. 











    자! 대만에 왔으니 만두를 먹어봐야겠지? 미리 일러두지만, 만두는 애피타이져로, 워밍업! 말그대로 워밍업! 워~ 워~ 이 집은 새벽 4시부터 문을 여는 가게. 새벽 일찍 나이 드신 분들이 하나 둘 모여 앉아 콩국물에 빵쪼가리를 먹는 곳이다. 











    사실, 중국에서 먹던 훠궈가 너무 강렬했던지라 대만에서의 훠궈는 뭔가 항상 부족함을 느꼈었다. 근데, 지난 주 나디아와 함께 와서 먹은 이 식당의 훠궈는!! 중국의 맛을 되찾아줄 정도로 맛이 훌륭했다. 당근, 창섭이가 왔으니 다시 찾아갔다. 나디아와 나는 불과 3일 전에 왔었던 식당을 또 오게 되었다. 1인당 349원(한화 13,000원 정도)이고, 정말 배불리 먹는다. 나는 가운데 아래 보이는 참기름 장을 너무 좋아해서 10그릇 넘게 비운 것 같아. "칭 게이 워 또 져거~ (이거 또 주세용)'를 계속 말함. 나중에는 직원이 알아서 충전. 










    다시마 한 장 띄어 우려낸 국물에 야채 폭탄!!!












    우유?를 탄 흰 국물은 단연 최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훠궈국물이다. 육수도 많이 남고, 육수도 많이 남아서 모조리 싸갔다. 다음날 아침에 국물 데워 국수면 넣어 말끔히 마무리! 누군가 또 대만을 오게 된다면 이 훠궈집 데려갑니다!! 오세용!!











    밤에는 건너편에 사는 친구들까지 놀러와 대만산 치맥을 즐겼다. '찌파이'가 우리말로 닭튀김. 그래도 한국산 양념통닭이 그립다. 창섭이는 한 달 뒤에 먹을 수 있다는 말에 새삼 부러웠다. 왜이래! 나도 여름에는 한국가서 양념치킨 먹을거야! 사진 속 내 머리 위에 보이는 내 야구 글러브! 창섭이가 역시 받아왔다.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인 야구 전지훈련 시작!!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갈까? 가면 뭐가 있기는 할까? 하는 고민 속에 ~ 에잇, 이럴줄 알았으면 텐트 한 장 들고 기차타고 경치 좋은 타이동이나 갈까 하는 생각이 여러번 스친다. 대만 서쪽 지역은 도무지 갈 곳을 정하기가 너무 어렵다. 스쿠터를 타고 선문호수를 가려다가 산 길을 스쿠터 타고 올라가기 참 두려웠다. 무거운 남자 둘이 탈 스쿠터인데. 결국 오늘 계획은 중정대학 캠퍼스에서 맥주와 기타. 만두를 싸가려했는데 배가 항상 불러있는 창섭이는 고개를 절래 절래 젖는다. 












    기타 한 장 들고 영국으로 넘어가는 창섭인 자폐(Love myself)에서 노래와 기타를 치고 있다. 중정대학 잔디밭에서 하릴없이 허세 기타를 치며 오후를 보냈다. 











    자, 허세 기타질은 그만! 또 먹어야지, 창섭아. 쨔이(Chaiyi)시 야시장 근처 골목 국수집. 돼지고기와 굴이 겯들여져 있다. 조금 기대 이하. 아! 샹챠이(고수) 빼달라는 것을 깜빡 잊었다. 










    역시, 만두는 워밍업!!
























    여기는 중정대학 대문(?), 아니 정문을 빠져나가는 길.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학교 정문을 중국인들은 대문(大門) "따먼"이라고 말한다. 나도 대만친구들이랑 이야기하면 중국어와 영어가 마구 뒤섞여 나온다. (어순이 일치하는 관계로;; 결론은 영어가 안는다는 것)






















    창섭이가 떠나는 마지막 날 저녁식사. 나디아가 맛 좋은 불고기 집을 예약해 놓았다. 저 맥주잔에 담긴 예쁜 아가씨는 주문 받을 때만 오더니, 그 이 후로는 우리 식탁에 얼굴을 보이지 아니 하였다. 












    오! 땅콩가루 솔솔 뿌린 배트남 스프링롤! 









    이 사람들이 한국 사람에게  김치 들어간 돌솥비빔밥을 주다니. (참네;;) 한국인들은 밥과 찌개, 그리고 국을 같이 먹지만, 대만은 밥 먼저 먹고, 국은 나중에 홀로 잇가심으로 마신다. 이날 온 불고기집은 밥을 포함한 여러 요리들을 고기 굽기 전에 준다. 한국은 고기 먼저 왕창 먹고, 나중에 밥먹고, 냉면을 먹곤 하는데. 이 것 역시 다른점. 












    숯불에 굽는데, 고기가 너무 얇다. 창섭이와 나는 한국말로 '주방장 오라그래'하며 짖굿게 이야기했다. 이 사람들이 알아듣질 못하니 상황극은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아니, 당신 말고 저 아가씨 이리로 오라 그래.'  










    사실, 불고기는 한국이 더 화끈하게 먹는 관계로... 분위기만 드시길~ ; 그러고 보니 상추도 없고, 쌈장도 없다. 소고기는 저 검은 양념장, 돼지고기는 가운데 뻘건 양념장에, 생선은 노오란 레몬 소스에 찍어 먹는다. '주방장 오라 그래' 쌈장 어딨어?! 엉?



















    까딱 방심한 사이, 배트맨으로 변신한 새우.










    아직 끝나지 않았다. 땅콩가루 듬뿍 뿌린 아이스크림까지 대령. 창섭이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항복.










    영국 넘어가는 친구가 있다면서 나디아가 주방장에게 미리 주문한 아이스크림 후식. 아쉽게도 배부른 창섭이는 손도 못댔고, 대신 나와 나디아가 몽땅 먹었다. 











    밤 11시 버스를 타고 창섭이는 공항으로 넘어갔다. 대만 올 떄 공항에 마중을 못나갔는데, 보낼 때 마저 버스로 그냥 등 떠민 것 같아. 나디아 몸이 좋질 않아 미쳐 공항까지 가주질 못해 미안하네. 그래도 창섭이 네 덕분에 평소 값싼 밥 만 찾아 먹던 나도 원기를 회복할 것 같다. 요즘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나디아는 오늘 욕을 배우자 마자 바로 실천에 옮겼다. 응, 잘했어. 














    창섭이가 돌아가고 나는 또 다시 내 일상으로 돌아왔다. 사흘 전에 들린 체육관에 들러 크로스핏 힘들게 하고(이거 죽을 맛 http://mingyulee.tistory.com/166) 야구를 할 수 있는 주말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쨍쨍한 햇빛도 오랜만이라, 이불 빨래 널어 강한 햇빛을 보여주었다. 널자마자, 먹구름이 끼어 아차 싶었지만, 괜찮았다. 비가 오질 않았다. 역시 더운 지방, 한국은 한 창 지금 모내기 할 텐데, 여기는 벌써 벼꽃 진지가 오래되었다. 다음 달에는 누런 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여행을 안하는 요즘이라 블로그에 글을 쓰기도 민망하다. 항상 여행하는 마음가짐으로 지내고 있지만, 사진기가 무거워 집에 두고 오는 날이 더 많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채소 장 보면 하루 반 나절이 후다닥 지나간다. 시간 참 빨라. 저녁되면 체육관에서 예쁜 아가씨들 보며 나 홀로 크로스핏을 하는 일상. (체력 기르려 크로스핏 하는데, 왠지 음식 섭취하는 지구력만 늘어난 것 같다) 


     

    나의 이런 단조로운 일상을 깨뜨려 줄 이, 또 없어유? 온다면 타이동, 태평양 바다 보러 기차여행 갑시다. 만두 싸들고~ 

    사람이 올수록 여행 노하우가 쌓이는 듯. 



    몇몇 온다 한 사람들 리스트 적어놨습니다. :)

    꼭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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