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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난] 용문석굴과 소림사!
    Cycling/chinataiwan 2012. 10. 11. 02:05



    제가 산 우쿠렐레 값어치를 충분히 발휘하고 있습니다. 쉬는 족족 노는 족족 우쿠렐레만 있으면 중국사람들과 쉽게 친해지고 같이웃을 수 있습니다. 사실, 유명한 관광지를 찾아가는 것보다는 제가 있는 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일상을 함께 보내는 것이 더 재미있답니다. 허나, 산시지방을 다 내려오자마자 로양근처 숙소를 잡고, 세계 3대 석굴이라 알려진 용문석굴을 보러 가기로 합니다. 이럴때엔 끌려간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모든 절, 관광지 선택은 마이크가 안내합니다. 






    입장료가 무려 120원(한화 21,300원)! 매표소 창구도 10개가 넘는 것을 보니, 지난주 명절기간에 수억명이 왔다 갔으리라고 예상하는 바입니다. 지난주 외곽도시의 풍경은 참 한산했거든요. 테레비 뉴스에 나오는 관광지 마다 수많은 중국 관광인파가....명절이 끝난 첫 월요일이라 사람도 없고 보기 좋습니다.




    보름째 우리와 여행을 같이 다니고 있는 시안링입니다. 22살 대학생이고, 우리처럼 계획없이 남쪽으로 자전거여행을 하던 중 우리와 길 위에서 만났습니다. 숙소, 식사, 등등 모든 생활에 불편함 없이 다니고 있는 요즘입니다. 저의 소중한 맥주 친구이기도 하고요.





    용문 석굴에 조각된 부처상들은 수천개로 예상되는데, 그 중 절 반 이상이 윗 사진처럼 얼굴이 모두 없습니다. 다른 부처상은 몸뚱아리 전체가 파여져 없는 것도 있고요. 조각조각 나뉘어진 얼굴들은 중국인 또는 외국인들이 모두 훔쳤다고 하고, 머리상 하나 하나가 돈이 된답니다.









    어쩌면, 부처상을 조각하던 중생이 마무리하며 실수한 것은 아닐지요.





    이 엄청난 돌조각상을 보고서 생각난 것이 바로 우리나라 석굴암인데요... 그래요, 우리나라에는 석굴암이 있지요. 암, 석굴암, 국보 제24호 석굴암이 있습죠. 석굴암, 석굴암....하하하 (역시 체급차이가) ;;






    노사나대상감을 모시고 있는 어마어마한 돌 조각상에 도달했습니다. 또 궁금한 점은 왼쪽의 부처상의 저 큰 머리는 어떻게 훔쳐갔을까요? 헬기도 없던 시절인데...중국 당나라 시대의 대표적인 조각상으로 남아있습니다.











    아저씨 사진 좀 찍을께요...





    우리도 석굴암 있다고!







    여행하는 법이 조금 별납니다. 남들은 통역기, 해설기를 귀에 꼽고 갖가지 설명을 다 듣는 여행객이 있는가하면, 저처럼 '아, 절인가 보구나', '아 돌 조각상이구나.'하며 스쳐지나가는 풍경으로 허투루 다니는 사람도 분명 있겠지요. 중국, 동남아 여행에 있어 불교에 대한 이해, 그들의 종교에 대해 공부하면 좋다라고 이야기를 듣지만, 아직 저에겐 구미가 당기지는 않네요. 몇 주 전에 읽었던 '역사로 본 중국음식'이 오히려 더 재미있게 읽혔더랬죠. 박식해지기엔 편식이 좀 심합니다.









    버스에서 절 보고 '한국인'임을 알아본 아주머니가 있었습니다. "워 슈 한궈런(한국 사람이에요)"이라고 이야기하자 주위 사람들이 모두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지요. 하하;;; 코가 크길래 한국 사람인 줄 알았다고 합니다. 아주머님이 내리고 그 자리에 내가 앉았고, 옆에 앉아 있던 젊은 여인과 서먹서먹하게 이야기를 나눕니다. 27살이라고 하니, 나이에 비해 어려보인다고 했더니 종이에 무언가를 써서 보여줍니다. 버스에서 내리고 시안링에게 확인하니 '2살 된 아기 엄마'라고 적었더군요...; 인연을 만들기 참 힘들군요...  






    이 식당 참 재밌습니다. 이틀 동안 저녁을 먹은 식당인데, 맨 오른쪽 젊은 사장님(라오반)과 요리사 2분에 홀서빙 아주머님이 4명이나 있습니다. 홀도 작고, 손님이 그리 많지 않은데 - 결국 우릴 지켜보던 아주머님들은 카드 게임 마저 즐기고 있었지요. 하얀 옷을 입은 친구는 손으로 말 하는 친구입니다. 덕분에 '감사인사'와 '맥주'를 수화로 알아냈습니다.  엄지 손가락으로 라이터를 켜는 모양이 '씨에씨에(감사).' 맥주병 주둥이를 왼손으로 잡고, 오른손을 엎어 불꽃을 '피' 퍼뜨리면 '맥주'라는 뜻이지요. 


    제가 여태껏 2어달 동안 만난 중국인들은 모두 순수합니다. 테레비에서 비춰지는 더럽고, 냄새나고, 사기 치는 그런 중국인들은 아직까지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처음보는 사람에게도 쉽게 담배를 권하고(벌써 2번 피워봤습니다, 켁켁), 한 번 쏘면 거하게 쏘는 중국인, 그리고 언제나 웃고, 친절한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범죄야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있는걸요. 여기나 저기나 별 반 다를 것 없이 모두다 밥 지어 먹고 사는 사람들인걸요.




    가을이 훌쩍 다가왔는데, 산시지방만 하더라도 누렇게 변한 옥수수단을 정리하며 월동 준비를 하던 곳이, 여기 허난 지방을 내려오니 밭을 갈기 분주합니다. 날씨가 확실히 따뜻해서인지, 또 뭔가를 심을 준비를 하는 듯 합니다. 시골길을 달릴 때 시골 풍경을 담는 것도 좋습니다.
















    따뜻한 날씨 덕분에 오랜만에 캠핑을 했습니다. 추우면 어쩌나 했는데, 더이상 춥지 않습니다. 버틸만 했지요!! 저녁을 먹을 때 또다시 쏟아지는 별들과 함께 저녁식사!











    덩펑을 향하는 길에 소림사가 있습니다. 산을 오르자 마자 이소룡의 후예들이 여기 다 모여있군요! 일본이 야구를 한다면, 중국은 쿵푸가 있군요! 우리나라는? 야자? 




    오! 고학년인가 봅니다. 카리스마에 눌려 그만.... 이들과 함께 30여m 구보를 같이 뛰고, 날보며 웃는 친구들도 더러 있었고, 헌데, 분위기가 엄숙하여 내가 괜한짓을 하는 것 같아 그만두었습니다.





    이런 건 영상으로 봐야, 하하!!



















    이 곳 지역은 소림사를 중심으로 쿵푸를 배우는 학교가 어마어마하게 있습니다. 제가 들린 이곳은 소림사보다 위에 있는 곳이고, 소림사를 지나 도심지로 내려오면 어마어마한 크기의 학교가 있습니다. 저녁무렵, 힘찬 기합소리와 함께 산을 통째로 구보하는 학생들이 요란하게 달리고 있습니다. 3열 종대로, 그 길이가 어마어마합니다. 그들과 같이 산을 내려갔고, 그들은 또다시 버스를 타고 도심지에 있는 학교로 가서 저녁 수련까지 하더군요.


    소림사는 들어가보지 않았습니다. 마이크와 시안링만 들어갔고, 저는 밖에서 책보며, 우쿠렐레 치며 질펀하게 놀았습니다. 소림사에 들어간 둘은 100원을 내고 산 하나만 쫄랑 다녀왔다는군요. 특별한 소림 무술은 시간을 놓쳐 보지 못했답니다. 절이 뭐 별 것 있겠거니 하며, 쉬쉬하며 놀았는데, 처음에는 소림사인줄 몰랐었습니다. 아이고! 소림사였으면 가봄직 했을텐데 말이죠. 그래도 달랑 산 하나 올라갔다 온 소리듣고 그나마 위안을 삼습니다. 다음번엔 좋은 구경거리가 있으면 꼭 봐야?겠습니다. 혼자 놀고 시간 보내는게 조금은 지루하더군요.


    내일은 허난 지방의 수도'정조우'! 동쪽으로 움직입니다. 슬금 슬그므리~ 


    요즘 도스프도에스키의 '죄와 벌'을 읽고 있는데, 재미있으면서도 분량이 상당합니다.;; 20여일 동안 읽고 있는데 겨우 반 읽었네요. 주인공인 두 여인을 죽이고, 친구와 주위 사람들이 살인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그의 친구 리주미힌이 의심을 하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 꾸역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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