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푸지안] 가난뱅이의 우이산 여행
    Cycling/chinataiwan 2012. 11. 8. 15:10


    어제 무리한 산행으로 체인이 끊어졌던 자전거를 이끌고, 아침부터 오르고 오르는 일정으로 시작한다. 숙소옆 만두완탕 집에서 빠오쯔를 사먹으려 했는데, 너무 늦게 가는 바람에 면 한 그릇으로 배를 채우고 산을 오르기에는 참 어렵더라. 연비가 너무 없어. 많이 먹어도 금방 배가 꺼진단 말이야, 나는!! 1시간 반을 오른 뒤 정확히 이 표지판을 경계로 무자비한 내리막 길이 이어진다.  





    떠나기 전 저 봉우리가 멀리 보였어. 빗겨 가겠지? 빗겨 가겠지? 빗겨 가겠지? 빗겨 가겠지? 빗겨 가겠지? 빗겨 가겠지? 빗겨 가겠지? 빗겨 가겠지? 빗겨 가겠지? 빗겨 가겠지? 빗겨 가겠지? 빗겨 가겠지? 에이 설마, 빗겨 가겠지? 했는데....






    우이산에 와서 우이산이 어디냐고 자꾸 물어본다. "우이산에 가는 길인가요?" 물으면, 아저씨들이 "여기가 우이산이오!!"라고 호통을 친다. '아...한국의 속리산, 설악산 처럼 하나 뚝 떼어낸 곳이 아니구나.'라고 짐작한다. 하긴 장시 지방에 있던 황깐산도 우이산에 포함되어 있다고 선동렬 아저씨가 이야기 했었다. 일찍이 우이산 시에 도착했고, 우이산 시내에서 조금 더 벗어난 곳은 모든 상가 건물이 모두 똑같이 생겼다. 


    그래도 관광 도시인데 우이산 안내 표지판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내가 못찾은 것인가) 나는 또 "우이산 어찌 가요?" 계속 물어본다. 






    우이산에서 이틀 밤을 야영하는 동안 이 시장의 빠오쯔를 즐겨 애용했다. 빠오쯔 속은 고기/야채로 크게 나뉘는데, 고기는 대부분 돼지고지와 파,생강이 기름져 들어있고, 야채 빠오쯔는 엿장수 맘대로이다. 무, 두부, 배추, 양배추, 당근 등등. 야채 빠오쯔는 그 속을 알 수가 없다. 속이 무엇이 들었을지 궁금케 많드는 야채 빠오쯔가 더 맛있는 이유. 주먹크기의 빠오쯔 하나에 1원(180원).






    윽, 모자이크 처리해야 하나요? 윽~ 매쓰꺼워.





    우이산의 출입구는 북문과 남문 2개가 있고, 북문에 도착했을 때 우이산의 관광지도를 살펴보고는, 남문으로 가기로 결정한다. 남문 주위에는 이렇다할 여관, 호텔이 없는 황량한 벌판이었고, 도심으로 가려면 3-4km를 후진해야 한다. 결국! 목이 좋은 곳에 야영을 하기로 한다. 여기가 어디냐고? 종합단속실(종합상황실이 맞을텐데, 한글로 단속실이라 적혀 있었어) 건물 뒷 편이야!! 왜이래! 나 일본 후쿠오카 야후돔 옆에서도 텐트에서 잔 사람이야! 이 정도 쯤이야. 흥! 세면시설도 있고, 좋아! 내복을 한 벌 사서 버틸만 했지. 


    일찍 일어난답시고, 6시에 눈을 떴는데, 이거 웬 걸! 여기 직원들은 오전 6시에 출근들 하더라. 관광객들이 일찍이 잠에서 깨어 6시 30분즈음 주차장에 도착들한다. 여성 직원분이 나에게 간단히 인사하고 무덤덤하게 자기 일을 한다. 결국 여기 종합단속실에 자전거 짐을 맡기고, 홀가분하게 우이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 4시 30분 퇴근들 하기에, 4시까지 단속실에 와야한다. 


     



    무려!! 입장료가 140원(25,000원 정도?)!!!!! 자세하게 해석이 안되었지만, 70원을 더 내면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지만, 그냥 걷기로 하고!! (에헴) 그래, 내가 갈 수 있는 곳까지 갔다 돌아오기로 한다. 남문으로 입장하기로 결정한 것 또한 이곳 저곳이 밀집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정말이지, 모두들 입장하자 마자 셔틀버스를 타고 움직이는거야. 여행사를 통해 온 단체여행객들은 모두 셔틀 타고 이동했어. 결국, 걸어가는 사람...나 혼자였다. 그래, 운치도 있고, 풍경도 좋아. 괜찮아! (에헴) 그냥 70원 더 내고, 볼 것 다 보는 게 더 효율적이라 생각 정말 많이 했지만. 괜찮아! 





    우이궁, 송나라 시대의 길거리와 대왕봉 주변을 맴돌기로 결정했기에. 흠..셔틀버스들이 다니기에 나 같이 미련하게 걸어다니는 사람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안내 표지판이 엉망이었다. 저 안내도 또한 시계방향으로 90도를 기울여야 올바른 동서남북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처음에는 이 길이 맞는가 의심을 참 많이 했다.  










    나중에 코스를 좀 파악해봤는데, 이 송나라 시절의 거리는 관광객들이 대나무 배를 타고 구곡계를 다 지나 마지막 출구로 빠지기 이전에 들리는 곳이더군. 기념품과 엽서 등을 팔고 있었으니. 나는 이른 아침에 가서 그랬는지, 이제서야 문을 슬슬 여는 가게들이 많았다.  











    대왕봉을 향해서 산 길을 오르고, 계단이 많으면 내려올 때가 더욱 힘들다는 사실...그리고 눈 덮히지 않은 산을 오르는 것이 참 낯설다. 눈 쌓여 있다면 비료포대 하나 챙겨 와야 하는데, 내 등에 비료포대도 없다. 낯설다. 





    사람들이 절대 붐비지 않았어. 내가 사람 없는 곳에 혼자 달랑 떨어져 있어서 그럴까? 다들 셔틀버스 타고 멀리멀리 가서 아무도 없는 걸까? 산 길 오르면서 명상의 시간이 시작되었고, 생각해봉께 나 혼자 산을 오른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 










    대왕봉을 오르면서 마주친 여행객은 10명도 안되었다. 동네 뒷 산을 오르듯이 다른 사람들과 같이 줄지어서 등산로 따라 올라갈 줄 알았는데, 그래서 혹시 한국 여행사에서 온 분들이 있다면 말동무가 될 수 있겠다 싶었는데 말이지. 여기 보이는 모든 일대가 다 우이산이라는거!!! 한국인 여행객들은 천안문에서 한 번, 허난 지방 산에서 마주친 적이 있다. 






    오! 좋아! 저길 휘젖고 올라가는 것이군! 오! 좋아!!! 





    좁다! 게걸음으로 옆으로 가던지, 어깨를 바짝 좁혀 가야한다. 나같이 어깨가 좁은 남자는 어깨 살짝 좁히니 간발의 차이로 지나갈 수 있었다. 






    어;; 근데 대왕봉에 올랐는데 드넓은 우이산 전경이 확 트일 줄 알았는데, 엉뚱한 방향의 우이산 시내만 보이는 거야! 으잉??





    다른 길로 내려가기로 하고, 나는 반대편이 보고 싶었기에. 내려 내려 내려 가기로 하는데, 눈 덮히지 않은 곳을 심지어 계단 걸음으로 내려가려니 너무 힘들다. 며칠동안 자전거로 산을 올랐으니 피로감이 상당하다. 언제 한 번 쉬어야겠어.







    내려오니 구곡계가 보이기 시작했어! 오! 인자 우이산에 정말 온 것 같아. 나처럼 사람 붐비지 않는 곳을 좋아한다던 어르신 두 분과 계속 마주치면서 사진도 찍어드렸고, 자전거 타고 왔다 하니 '리하이, 리하이(대단해)'하면서 칭찬도 해주신다. 







    구곡계의 마지막 9번째 턴을 마치는 대나무 배들을 뒤에 얹고, 대리만족 해본다. 





    저 대나무 뗏목을 타려면, 사전예약이며, 90원인가의 추가 금액이 드는 것으로 얼핏 정보를 줏어 들었다. 나는 저 배를 탈 수 있는 방편이 한 개도 갖추어지지 않았어. 그저 대리만족. 날씨가 조금 흐려진다. 






    강을 따라 서쪽으로 서쪽으로 더 가려했는데, 여기 지지절에서 길이 막혀버렸다. 몇 군데 길을 쑤셔 봤지만, 길은 나타나지 않았고, 출구로 나간다. 아우, 다리 아파!!




    시간여유가 너무 많아서 벤치에 앉아 한 참 동안 화백이 되어 그림을 그리면서 시간을 보냈다. 내가 앉은 곳이 뗏목의 마지막 정류장이었지. 저 분들도 퇴근하는 길.








    오오! 리하이! 리하이!!!





    다리가 피곤하다해, 더는 못가겠어. 4시까지 짐을 찾으러 가기로 했으니, 방향을 틀어 남문 출입구로 향한다. 또 걷는 사람이 나밖에 없지는 않았다. 젊은 청춘남녀 6명, 4명 등등 걷는 친구들을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이들은 반나절 티켓(75원)을 끊고 들어온 모양이다. 나같이 가난한 젊은이들은 걷는거야! 그래! 이 것도 좋아!





    4시부터 살짝 빗방울이 인사를 하더니, 어라! 구름이 꾸물꾸물 사라진다. 남쪽으로 내려갈까? 하다가 시간이 늦어서 우이산 시내의 여관과 호텔을 뒤졌는데, 이거 원, 우이산 입장료 보다 더 비싸다. 할 수 없이 다시 남문으로 돌아왔다. 


    난 그저 비를 피할 장소를 찾았을 뿐! 그 장소가 매표소였을 뿐이었고. 친절하게도 유리문을 당겨 닫으면 "방음(防音)/방수(防水)/방한(防寒)의 삼박자"를 고루 갖추었다. 더군다나 아침에 이슬 젖을 일 없는 대리석 바닥! 오! 좋아! 이 날 여기에서는 종합단속실의 와이파이까지 이용했고, 뒷편에서 샤워까지. (에헴) 이정도 캠핑이라면 역대 캠핑 중 가장 삐까뻔쩍!


    직원들이 6시에 출근하는 것도 파악했으니, 기상은 당근 5시반!




    완전범죄의 현장. 예상대로 6시 20분즈음 여직원이 출근을 했고, 자전거 짐을 완벽히 꾸렸는데!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또 종합 단속실에서 와이파이 왕창 이용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비가 살짝 그친 틈을 타 남쪽으로 내려간다. 비가 그칠 줄 모르니, 오늘이 바로 쉬는 날! 다리가 피곤하다며 식당에서 나를 멈추게 했고, 바로 옆 여관에 들러 하루 쉬기로 한다. 


    내 돈 씀씀이는 절대 구두쇠 스쿠루지 영감탱이가 아니다. 돈을 '무슨 일'을 '어떻게'하며 버느냐도 중요하고, 더 중요한 것은 그 돈을 얼마나 '잘' 쓰느냐! 어디가서 적어도 '구두쇠'소리 듣지 않게 시원시원하게 돈을 쓴 적도 많다. 후배들 한 번 고기 사준다고 한 번에 16만원도 서슴치 않고!! (에헴)


    근데, 어제는 여기 우이산에서는 왜그리 갈팡질팡 계산했는지 모를 일이다. '아, 이 돈이면..다른 것을 더 할 수 있는 돈인데' 따져보면서 지갑열기를 참 말성였다. 어쩌면 내 생애 다시 못 올 곳이기도 하기에. 어찌보면 우이산이란 곳이 그리 구미가 당기지 않았던 곳이었기에 이렇게 망설였었나. 그래, 썩 내키지 않았던 것이야.


    이제 일주일에 걸쳐 항저우로 북진한다. 내일 날씨가 좋으면 출발!









    'Cycling > chinataiwa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져장] 난 터널이 싫다  (6) 2012.11.12
    [장시] 우이산 옆 황깐산 나들이?  (6) 2012.11.06
    [장시] 이제서야 가을 분위기~  (6) 2012.11.05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