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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져장] 예쁜 도시 항저우
    Cycling/chinataiwan 2012. 11. 21. 02:28




    우이산에서 다시 북동쪽으로 올라왔다. 우이산에서 항저우까지 500여km. 도착까지 주어진 시간은 일주일, 아니 8일. 허나 3일 내내 비가오는 바람에 꼼짝달싹 못했다. 정말 하늘에 구멍 난 줄 알았다. 고로, 4일 반나절동안 500km를 달렸다. 하루 120km - 140km..씩 결국 닷새째 되는 날 항저우까지 30여km를 남겨두고 출발, 점심에 항저우에 도착한다. 내가 왜이리 서둘렀냐고?






    린!을 만나기로 약속했거든. 베이징 유기농 농장 Shared Harvest에서 만났던 그 깎쟁이 린!





    그리고 이 사람을 초대했기에!! 밤낮 가리지 않고 불굴의 투지로 의기투합하야 항저우에 도착했다. 





    린을 만나기로 한 15일 저녁 7시. 항저우 신신(xin xin)호텔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했는데!!! 했는데!!! 여기???





    여기????!! 정말로???? 너무나도 의리의리해서 사전으로 '신신'을 검색해보고, 항저우에 신신호텔이 여기 말고 또 다른 곳이 있는지 확인도 해보고. 린의 이름으로 린의 전화번호로 예약된 방이 있는지 확인도 해보고(없단다!!!!). 로비에서 두어시간 반을 초조하게 린을 기다리고야 만다. 





    주차요원 아저씨에게 하루 숙박비를 물어보니, 700원(13만원)!!! 헉!!! 나 여기서 하루 자봤어! 으아아~





    호주 대학교 졸업식을 마치고 부모님과 함께 베이징에 가는 길에 잠시 항저우를 들린 린. 전 날 밤늦게 만나고 잠깐 이야기하고, 아침에 잠깐 이야기하고, 사진찍고, 정말 짧은 시간 함께하고 아쉽게 린은 베이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깍쟁이 소녀, 린!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하늘 아래에는 소주와 항주가 있다."라는 속담을 문선이를 통해 전달받았다. 내가 그 항주, 항저우에 와있다. 항주의 북서쪽에는 서호(West Lake)가 있다. 정말로 넓고, 넉넉하다. 항저우! 올 만한 곳이었던 것이다. 리하이 리하이~






    린이 떠난 뒤 (값싼 여관으로 피신하고) 이틀동안 서호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편지도 쓰고, 독서도 하고. 요즘은 러시안 작가들의 책을 주로 보고 있다. 죄와벌은 2권을 기다리고 있고,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 그리고 지금은 대위의 딸.



     












    바다인가, 호수인가...여유로운 금요일 오후에..







    값싼 여관들이 모여있는 곳에 역시 좁은 골목 길에서 맛좋은 음식을 파는 가게들을 만난다. 한 여관에 나흘 정도 지내면서 자주 들리게 되는 면집 주인 부부. 새벽부터 해지는 밤까지 부부가 함께 웃으면서 일한다. 참 보기 좋다. 나도 내 배우자와 하루종일 같은 곳에서 같은 일하며 지내봤으면. 





    화이트 보드에 허투루 쓰여져 있는 메뉴 종류를 차례차례 하나씩 먹은 '면'요리 중 이것은 무엇일까! 버섯?인줄 알았는데 떡이었다. 떡볶이의 귀환? 모든 면 요리 6원.






    주로 아침에는 내사랑 짜오쯔를 찾아 저멀리 할아버지, 할머니 가게에 들린다. 짜오즈 빠오즈 각각 4원. 아쉽게도 야채속은 없었다. 손님?을 기다리기 전까지는 묵언수행과 함께 조용한 나날들이 이어진다. 












    드디어 내가 초대한 손님이 왔다! 앗싸!!! 이제 한쿡말도 많이 할 수 있게 되었어! 하하 누구냐면?






    그와의 만남을 위해 요정도 규모의 게릴라 기자들을 좀 모아두었고, 기자회견장은 역시 내가 하루 묵었던(나름 자랑인가) 의리의리한 신신호텔 앞 광장에서!! 찰칵 찰칵!





    우이산에서 3일 동안 비가 오면서 할 일이 없는 동안 갑자기 번개를 날려 한국 국적의 한 청년을 극적 상봉했다. 한국말이 정말 어색하게 나온다. 이제 4일째 같이 있는데, 이제서야 겨우 충청도 사투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원래 다 그런겨?





    그의 첫 인상은 예상했던대로 매우 젠틀!! 깔끔한 외모와 건장한 체격으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함께 여행하자는 연락을 많이 받는단다. 나는 왜 같이 여행하자고 얘기하는 이가 아무도 없을까.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진지하게. 그의 젠틀한 여행기는 http://www.sadgift.com 


    자전거는 설리! 와! 처음봐! 예쁘다! 갖고 싶지만, 비싸다!! 오 리하이 리하이!





    치맥 먼저 풀고 시작하자는 나의 요청으로 그 동안 봐두었던 골목골목 야시장을 환장하게 돌아보며 치킨을 찾는다. 중국 치킨은 대체로 짜고, 텁텁하다. 닭대가리까지 넣어준다. 이상한 건 내가 통구이로 구어진 닭에는 머리가 없었는데, 먹을 때 보니 대가리가 들어가 있다. 거참. 





    나처럼 맥주를 국 삼아 마신다니, 맥주도 나름 '짝'으로 쌓아놓고, 내사랑 짜오쯔와 치킨, 그리고 저 환장하는 고구마 과자!!! 건배!! 





    오 젠틀해! 그러나 곧 나와의 여정으로 그의 젠틀함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내 그동안 들락날락 한 시장 골목 사장님들 소개도 시켜주고, 이제 혼자 아닌 '같이' 밥 먹는다. 면요리만 계속~


    아! 옷이 늘었다. 너무 추워서 시장가서 이만원짜리 점퍼 샀고(진짜 따심), 빵모자 하나 샀다. 덥다. 저 잠바 왼쪽 가슴 상표는 Fashion이다. 떼어내고 싶지만, 마땅히 붙일 패치도 없다. 패션, 따뜻하다.





    서호에서도 치맥은 이어진다. 날씨 화창하니~ 자전거 들고 서호 나들이왔다. 어라, 몽골인?





    중국에 와서 처음으로 가을을 만났다. 11월 하순을 접어드는 지금, 항저우 서호는 이제서야 누우런 빛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5일 정도만 뒤에 온다면 온통 붉게 변하겠다! 오~ 리하이!!! 쩐 리하이!!












    역시 술은 낮술! 헤롱헤롱할 정도로 먹지 않으니, 배도 부르고 낮잠 좀 자야겠다. 적당한 곳을 찾아 당당히! 침대 좀 설치했다.  






    쉼. 그늘. 평안. 그리고 젠틀.





    오랜만에 사진 찍어주는 이가 생겨 반갑기만 하다. 










    여관의 예쁜 언니네 쌍둥이 남매. 엄청 귀엽다. 완전 귀엽다. 어쩜 저리 귀여울 수 있는거니!!! 엉??




    뾰루뚱!!?









    1,500위안에 팔리는 강아지. 반면 왼쪽 잡종은 200위안에 팔려나간다. 





    아침마다 싱싱한 야채 꾸러미를 들고 오시는 아주머니는 그릇 그릇마다 야채와 생선, 고기를 나누어 놓는다. 점심/저녁 장사이기에 아침 일찍 문을 열지 않아도 된다. 





    아까 젊은 부부네 면 집 가게 바로 옆 가게 또다른 젊은? 부부. 한국에서 왔다하니, ' 강남 스타일'로 인사하던 아저씨! 이 날 저녁시간 재미있게 이야기 주고 받더니, 결국 밥 값과 술 값을 안받으신다. 결국 한국 동전으로 얼추 계산! 으하하! 





    메일로 얼른 두 분 사진 보내드려야지!




    항저우 오기 전에 만난 뻥튀기 장수 아저씨!! 뻥뻥! 한국 뻥튀기 단지가 작지만, 소리는 강력했다. 뻥! 옥수수 뻥튀기 한자루 5원.






    이 고구마 과자! 내가 여지껏 먹었던 과자 중 단연 1위로 올라선다. 달지도 않으니 계속 손이 간다. 여관에 머물면서 5봉지, 거의 50위안을 넘게 소비했다. 환장한다. 오오오!! 진짜 리하이!!!






    계산해보지는 않았으나, 남쪽을 내려간 마이크가 보내온 4,000km 기념 사진을 받았으니, 나도 4,500km는 넘게 달린 것이다. 어디까지나 추측. 한 번 끊어진 체인이, 또다시 균열이 보이면서 새 것으로 교체했다. 가격은 113위안. 기럭지 길어진 체인을 운전하니 힘도 덜 들고, 좋다. 오 이런게 장비빨이라는 것인가?







    한쿡인 동행자 친구의 도움으로 어긋나 있던 모든 자전거의 부품들이 하나씩 제자리를 찾았고,여지껏 하지 않았던 자전거 청소를 했다. 나도 그의 자전거 설리처럼 젠틀해질 수 있기를 바라며, 박박 닦았었지. 그러나 그의 사진기 속에 담기는 나의 모습은 중국인을 지나 몽골인으로 되어가고 있었으니...




    우리는 남쪽으로 처음 향하기 시작한다. 간식이 또다시 면이다. 그리고 맥주다.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하늘 아래에는 소주와 항주가 있다."라는 속담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며(문선아 정말 멋진 말이야), 하늘 아래 치맥과 항주를 같이 한 지난 5일을 뒤로하고 항주, 항저우를 떠났다. 신신호텔 보다는 재래시장을 끼고 있는 여관 주변의 참한 이웃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물론, 신신호텔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모두 친절하고, 순수하고, 제복을 벗으면 영락없는 수수한 중국인이었다. 나중에 중국을 다시 올 일이 생긴다면, 당연히 항저우로 다시 오리다. 재래시장 또 찾아가 인사해야지. 밥먹어야지.


    남쪽, 어디? 지금은 돼지 10,000마리가 살고 있는 농장에 도착했다. 요 며칠 또 무슨 재미있는 일을 상상한다.  

    시골오니 공기 좋다. 돼지 냄새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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