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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져장] 중국의 흔한 돼지농장?
    Cycling/chinataiwan 2012. 11. 23. 17:02



    항저우에서 70여km 아래 위치한 주지시, 형제(弟兄 [dìxiong])농장에 와있다. 9월 말 베이징 Shared Harvest 유기농장을 방문한 이래 두어달 만에 만나는 중국 농장이다. 항저우에서 잠깐 만난 Shared Harvest에서 일하는 린을 통해 이 농장을 소개 받았다. 농장에서의 일은 언제나 즐겁고 설렌다. "중국 베이징 Shared Harvest농장 방문기" 다시보기(클릭)




    젠틀한 그와의 본격적인 자전거 여행이 시작 첫 날. 여유있겠지? 했는데 오후 5시면 해가 지기 시작했다. 본의아니게 어두운 길을 달렸고, 심지어 약속장소에서 한참 떨어진 엉뚱한 시내 중심가에 도착하고야 만다. 다행히 우릴 맞이해 줄 '웨이푼'의 이모의 도움으로 다행히 도착.





    26살 웨이푼 소녀?는 형제농장 사장님의 딸. 중국의 흔한 돼지농장의 딸은 와우디 차 한 대 정도 가지고 다니는가? 나야 뭐 이 차가 저 차 같고 저 차가 이 차 같으니.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본다는 빨간바지 '누나'와 웨이푼, 그리고 그녀의 여비서, 뒤에는 샤워장, 그리고 젠틀맨. '아줌마'라고 하면 싫어한다. 한국말 이해한다. 그래서 누나라고 호칭한다. 


     




    아침은 새벽 5시-8시 자율배식, 점심은 11시에 함께, 저녁은 5시에 함께 먹는다. 매끼 반찬이 저 정도?일 줄이야. 역시 농장 특성상 새벽 4시에 일어나 야채배달하고, 다른이들도 출근하여 일하는 사람들도 있다. 부지런하다. 





    돼지농장에 왔으니 반찬으로 고기 반찬 나오겠지? 그렇다. 매 끼니마다 두툼한 돼지고기 요리가 나온다.  





    이 아주머니는 새벽 5시에 사장님 방부터 청소하고, 부엌에서는 주방장이다. 내 여지껏 보았던 주방중 가장 청결했던 주방. 안면도 트이지 않은 상태에서 첫 날 새벽 5시에 눈이 베시시한 상태로 인사를 했다. 인사하고 다시 아침잠. 쿨~  





    국수에도 심심허니 돼지고기 덩어리 한 웅큼 넣어주고, 이 국수를 아침부터 먹었다. 3인분은 족히 된다. 아래 사장님이 직접 요리. 





    츠 미엔, 츠 판, 츠 로!! (면 먹어, 밥 먹어, 고기 먹어!)






    점심식사. 뜨앗!





    흔한 점심식사. 입 안에서 생선이 녹는다. 






    짭잘하니 짱아찌 같다. 뒤의 땅콩과 아래 밥이 주로 먹는 아침식사. 






    떡도 있다!!







    사장 따님인 웨이푼은 이틀 밤 지나고, 다음날 안후이 지방으로 출장을 갔다. 함께 있을 수 있는 저녁만찬에 그 동안 먹지 않았던 개고기도 먹게 된다. 원래 회식이 잡혀 있었던 것인지, 정말 한국 손님들이 와서 회식을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개고기를 한 그릇 먹어본 것이 4년 전이고, 그 때 이후로 찾지 않았다. 허나!! 이 날 무자비하게 먹었다. 2년 발효된 가양주와 함께. 아오 알딸딸~  





    조금씩 입에 붙어가는 중국어이지만, 아직 3살 어린이 수준. 중국어 표준말, 만다린으로 '닌 하오'가 여기 죠장 사투리로는 '니 허!'로 말한다. 니흐~ 니허~ 





    우쿠렐레를 들고 있는 녀석이 샤워쟝. 우리말 샤워장과 똑깥은 발음이라, 이름을 금방 외웠고, 샤워장, 샤워장하며 부른다. 새벽 4시에 트럭을 몰고 야채 도매상에 갔다오는 바로 그 친구다. 





    여기가 사장님 집무실 안 침실. 첫 날 어리둥절 여기가 어딘가 싶었는데, 웨이푼의 아버지 집무실이었다니. 잠자리까지 이렇게 호화롭게. 어쩜 좋니. 그동안 놀고 먹은 것 같아서 이제 본격적인 농장 소개를 좀 해봐야겠다. 








    소개를 해야겠는데, 농사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나도 도시 생활이 더 익숙한 생명체이지만, 남은 여생을 공기 좋은 시골에서 살기로 했기에..아 혹시 취업문이 걱정되는 젊은이들! 농촌에는 일 할 곳이 참 많답니다. 젊은 사람들이 농촌으로 수혈되기를 바라며.... 아 저사진 농장 관련 표지판이 아닌듯...;


    돼지농장으로 린에게 소개를 받아 돼지와 인사하며 돼지똥 치우고, 사료를 줄 것으로 예상했으나. 돼지가 무려 10,000마리! 뿐 만 아니라 닭 5,000마리. 이게 끝이 아니다. 포도밭 5천 평, 채소 하우스 2만 평이 더 있다. 


    오. 마. 이. 갇. 








    농장의 돼지 사육장은 철저한 방역으로 외부인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결국 팔려나가는 돼지들과 인사했다. 돼지 500g에 5-8위안(800원-1,400원)정도의 가격으로 팔려나간다. 


    채식을 하는 마이크는 저 팔려나가는 돼지를 보고는 조금씩 먹었던 계란까지 안먹는 결심을 했었다. 나도 채식을 몇 번 (아주 약하게) 시도했으나, 집에서 차려주는대로 먹어야 했으니 결국 삼 일 천하로 끝났었다. '고기를 왜 안 먹어?'라고 반문 할 수 있지. 이미 오래 전 부터 수렵을 통한 음식 문화였으니 말이다. 고기를 먹는 것에 이의는 없지만, 문제는 우리가 너무 자주 먹는 것. 너무 쉽게 소비할 수 있는 것이 되어버렸다. 내가 내 집에서 요리하는 그 날에는 고기를 좀 줄여보는 노력을 해야지. 정말 다른 좋은 수는 없는 것일까? 






    돼지가 10,000마리 정도 되니, 유기농업 방식으로 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항생제도 물론 투여하고 있지만은, 이 농장의 기특한 점 한 가지. 오른쪽의 둥근 기둥은 사육장에서 나오는 돼지똥으로 바이오 가스를 만들어 농장의 모든 전기를 생산한다. 저 뒤의 회색 건물들이 돼지 사육장. 그 앞의 단풍과 나무들도 역시 재배 중인 나무들.


    중국은 집집마다 태양열 온수기가 많이 보급되어 있다. CCTV 뉴스에서도 일기예보에서도 해의 고도에 따라 데워질 수 있는 최고 온도를 알려주기도 한다. 음, 나도 태양열 접수!!!






    길 따라 하우스가 엄청나게 많다. 채소 종류도 무척 많고, 학교, 공공기관의 식당으로 납품이 된다고 한다. 2만평 채소 하우스 단지는 20명의...?? 20명...그래. 20명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손 보신다. 2만평에 20명. 살충제를 재배작기 초반에 어쩔 수 없이 사용하고, 이후에는 사용 빈도를 줄이려고 노력한단다. 사진 속 사장님 딸내미 웨이푼 역시 Shared Harvest의 방문을 통해 친환경적인 재배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그녀의 요즘 잦은 출장은 역시 친환경 재배와 관련된 일들. 장차 유기농장을 꾸리고 싶다고 한다. 아쉽게도 총칭시에 남자친구가 있다.






    애기 새싹들은 하우스에 있어도 추우니께, 이렇게 또다시 덮어주고-






    보러왔으면서 또다시 내가 다 일 한 것처럼 폼 좀 잡아보고. 우리 아줌니들 뭘 그리 심는가 봤더니. 가지??!!!!!  






    샹챠이(고수)처럼 보이지만 향이 없다. 웨이푼이 '칭챠이'라고 하는데...응?






    옷 갈아 입고 다시 돌아왔다. 전기 오도바이 한 번 몰고. 사진 속 전기 오도바이 후진을 할 때 나오는 '칭쥬의 따으츠'(주의해)를 다시 듣고 싶었지만, 스피커가 고장났는지 들리지 않는다. '칭쥬의 따으츄'는 반복된 Listen & Repeat로 내가 완벽히 구사할 줄 아는 중국어이다. 







    아 뭐햐! 일 하러 가지 않고!








    작업 분담을 보니 위 할아버지는 계속 상토에 물을 섞고(가끔 모종판 담고, 흙도 날라준다), 모종을 담는 인원과 아주머니 2명이 모종을 심는다. 





    아따 오랜만에 농장 일 해보네. 리하이 리하이!!







    처음에 이 아줌니들 옆에서 모종을 심었다가, 작업반장님이 우릴 흙담는 일로 보직을 변경한다.(오!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를 읽었더니 보직이라는 말이 우연찮게 나온다. 허허. 오늘 배치된 작업반은 비닐 하우스반이다. 허허) 잘 못해서가 아니라 주머니에 흙 담는 일 손이 더 필요했기 때문이었지.  





    하우스 안 참 따뜻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재미진 수다. 이 날 토크박스 1위는 백두산 아저씨들의 '반말마~ 반말마'  아무 걱정 없이 이렇게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니 참 좋다. 내 옆의 젠틀한 그는 농삿일이 처음이라 했고, 손에 흙 묻히며 일해보니 기분이 좋다고 한다. 나와 괜히 동행해서 고생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의 젠틀함에 이런 시골 감성을 덧붙여주는 꼴?


     







    아까 상토 섞던 할아버지가 이번에는 여기에.










    여기에도 계셨고!!





    여기에도 계신다. 오후 3시 모두 같이 쉰다. 한국에서는 4시면 땡!하고 막걸리와 부침개, 김치 (으아 생각만해도 군침이) 참으로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인데. 쉬자는 이야기에 은근 참을 기대했지만, 어르신들 막사에서 앉아 수다만 떨다 다시 하우스로 돌아가신다.  






    막사 옆 창고




    비좁은 부엌. 왜 근데 참이 없을까. 배고파. 





    저녁에 한가로이 사무실 책상에 앉아 있는데, 샤워장이 내게 왔다. 우리 둘 슈퍼가는데 필요한 것이 없냐. 물어본다. 젠틀남은 담배가 필요했고, 나는 다른것은 필요없고 맥주가 필요하다고 했다. '요 피죠(맥주 있지)' 그렇다. 그들이 옆 방 가득 놓인 맥주로 나를 안내해주길 바랬다. 뜯어져 있는 박스가 없어 고민했는데, 샤워장이 낼름 열어주었다. 그래! 고맙다. 이거다!!!!! 




    이 게 다 공 짜!! 

    영순형의 카톡 : "착불로 보내!"




    이 날 밤, 젠틀한 그가 과음으로 인하여 서서히 젠틀함이 무너진다. 난 일단 5병? 젠틀남은 6병. 오늘 밤도 있다. 천천히. 저게 다 공짜!! 오 마 이 갓 ! 






    아니, 이게 뭐야. 샤워장이 맥주를 시원하게 즐기고 있는 나에게 오더니 방송국에서 우리를 취재하러 온다고 한다. 아니, 누가 우리 여기 있는 것을 알았냐고!!! 앙?? 나 CCTV에 데뷔하는겨? 주지시 지역방송 차량이 오전에 농장에 도착한다. 





    샤워장이 분명히 영어 소통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왼쪽의 안경PD, 가운데 이쁜이 리포터, 오른쪽 카메라 맨 모두 영어가 안된다. 중국어로 자꾸 물어보는데, 이걸 어쩐다냐. 나야 뭐 찍어도 그만, 안찍어도 그만이지만, 이 사람들은 직업으로 여기를 왔을텐데 걱정이다. 





    소 통 불 가 / 취 재 불 가 


    리포터의 근심 가득한 표정, 그리고 혈압 오른 카메라맨. 나의 상형문자가 다시 나타났고, 샤워장의 도움으로 근근히 세가지 질문을 이해한다. (1) 여기 왜 왔냐 (2) 기분은 어떠한가  (3) 여기 생활은 만족하냐






    결국 한국어로 1차 촬영 시작! 리포터와 PD사이에서 한국어와 영어, 그리고 중국어로 말하자, 말하지 말자, 애는 중국어 못 말한다, 아무도 이해 안된다 등등의 설전이 이어진 뒤. 다시 한 번 영어로 똑같이 이야기했다. 끝이 아니었다. 내가 말한 이야기를 글씨로 적어달라고 한다. 10여분 끙끙 거리며 내 대답을 영작하고(영작 실력 느나요?ㅎㅎ 재빠르게!!) 그 것을 다시금 번역기로 중국어로 번역하고는 인쇄했다.   






    PD님이 답답했는지 급기야 샤워장을 인터뷰를 한다. 샤워장 너도 방송 타는구나.





    이건 각본에 없던 노래 부르기. 괜히 기타 보여줬어.;; 노래는 젠틀남이, 반주는 내가. 선곡은 달팽이. 그야말로 패닉 상태. 으아~






    내 예상하는 바, 내 얼굴이 테레비에 나와 무어라 무어라 이야기 하면 중국어로 더빙된 음성이 덧붙여지겠지?  외화 다큐멘터리 속 성우의 목소리로 "아, 중국 참 좋습니다. 멋진 나라이지요. 하하. 사람들도 참 좋고요." 요런 식? 중국어를 못하는 사람들 취재하느라 참 난감했을텐데...왠지 이야기꺼리가 없어 통 편집이 될 것 같은 기분이다.




    아무래도 중국에서의 농장 방문은 여기 형제농장이 마지막이겠지. 계획이 없는 만큼, 얌채공처럼 아무도 예상 못하는 일정들이 자꾸 생겨난다. 젠틀남의 말마따나 이렇게 가다가는 후진따오 행님도 만날 것 같다 말한다.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말이지, 비가 한 번 내리기 시작하면 3일,4일 멈추지 않고 내린다. 20일(화) 밤에 도착한 이 농장에 벌써 4번째 맞는 밤이고,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다. 닷새째 되는 토요일(24일) 아침 날씨가 좋다는 전제하에 떠난다. 아니, 날씨가 좋지 않아도 떠나야하는 상황이다. 푸지안 지방 샤먼까지는 800여km남았고, 내가 중국 남아있을 수 있는 기간은 이제 18일. 아직 여유 있지만 '비'가 변수다. 


    난 이제 남쪽으로 쭈~~욱 웬죠우(Wenzhou)를 향해 내려간다. 거길 가면 예쁜 카우치 서퍼 호스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츄바!(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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