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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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북부해안] 바다 끼고 자전거 타기Cycling/chinataiwan 2012. 12. 22. 08:07
지룽(keelung)시에 갇혔다. 비가 주루룩 내리는 3일 동안 근처 야시장을 둘러보았고, 우연히 끌려가게? 된 조그마한 까페 사장님과 연이 닿았다. 까페는 작지만, 동네 주민들 오고 가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코코아가 '커커'라 말하면 된다. 중국에서는 일사천리로 카우치 서핑이 잘 되었는데, 대만에서는 어째 한 건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심지어 OK 사인을 받았는데, 남자인줄 몰랐다면서 거절을 당한다. 이런저런 메세지를 기다리고, 주고 받는 동안 '카우치서핑을 하려 여행하는 건지'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난 텐트도 있는데 말이다. 결국 비가 오는 흐릿한 오전 아침 당당히 출발하기로 한다. 더이상 캐캐묵은 방에 머물기가 싫다. 오전에 조금 내린 비는 그쳤고, 타이완 북쪽 해안을 따라 달린다. 곧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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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지안] 푸죠우에서 샤먼으로~Cycling/chinataiwan 2012. 12. 8. 10:24
경험해보지 못한, 그리고 알 수 없는 상황 앞에서는 설레임보다는 두려움이 항상 앞선다. 기차를 타는데 자전거를 분해하지 않고 탈 수 있을까, 분해한다면 별 탈 없이 싣을 수 있을까, 기차에 탄들 이 많은 짐은 어디에 보관할까 등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들 뿐이다. 난창에서 마이크는 자전거를 조금 분해하고 밤늦은 9시반에 떠났다. 그 녀석의 기분이 이랬을까. 복잡하고, 어수선한 기차객실을 상상했지만, 너무 깨끗해서 놀랐다. 푸죠우(Fuzhou)로 향하는 막차. 사람들도 별로 없었고. 더 기뻤던 사실은 자전거 나사 하나 풀지 않고 싣을 수 있었다. 이런 횡재가!!! 푸죠우(Fuzhou)역에 도착한 시각은 밤 9시반. 자전거를 들고 역을 빠져나오니 숙소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먼저 만난다. 시간도 늦었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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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 우이산 옆 황깐산 나들이?Cycling/chinataiwan 2012. 11. 6. 02:01
나들이라고 하기엔 정말 빡씬 일정이었어. 60원(한화 1만원)짜리 고급 여관에 공짜 잠을 재워준 크리링 아저씨와 선동렬 아저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전 날 약속했던 8시에 여관 앞마당에 모든 짐을 완벽히 꾸리고, 우이산 자락의 황깐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전 날 산 하나를 넘어 왔는데, 도로 그 산으로 빠꾸!! 으잉? 황깐산을 가는 길목, 중국 장시지방의 옛집들이 아직도 많이 늘어서 있다. 나도 물 맑고, 찻 길 먼지 없는 이런 산자락에 집 한 채 있었으면 참 좋겠다. 집이 정확히 남향이라 햇빛도 하루종일 비춘다. 중국 여행하면서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을 처음 보았다, 그것도 무려 3개월만에. 산자락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그대로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이곳 사람들은 대체로 피부가 곱다. 얼핏 보면 제주도 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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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 이제서야 가을 분위기~Cycling/chinataiwan 2012. 11. 5. 00:04
혼자 지내는 시간에 땅바닥에 그냥 앉아 있으면서 멍하니 친구들 생각, 집생각 하다가 바보 되겠다. 안되겠다 싶어,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영어는 아직도 뭔가 어색하고, 그리고 우쿨렐레도 연습하고(현악기는 소질이 그닥), 드럼 스틱 연습도 하고(아직도 늘지 않는), 자유시간을 쪼개고 쪼개고, 또 쪼개서 '멍' 때리는 시간을 없애야 외로움이 비짚고 들어올 틈이 없을거야. 요즘은 저녁 6시면 깜깜해져서 멍하니 누워있으면 그대로 잠들어 버리는데, 일찍 잠이 들어 버리고 중간에 깨어 시각을 확인해보면 아뿔사! 밤 11시야. 난창에서 마이크를 기차에 태워 슝~ 보내어버리고 아츄안과 이틀밤을 더 지냈다. 대학교에서 좌판 한 번 더 벌릴라 했는데, 나이트 클럽을 가버렸으니 '부하오, 부하오(안좋아)'하면서 투덜거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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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 혼자 다니니 외롭지?Cycling/chinataiwan 2012. 10. 31. 14:33
마이크와 헤어집니다. 난창으로 친구 만나러 하루에 120-140km, 쉬지 않고 내달리다가 결국은 후베이 남쪽에서 석연치 않게 혼자 남기로 했죠. 2-3일 혼자 꿋꿋이 (미련하게) 자전거 타고 난창에서 다시 만나고, 이튿날 또다시 마이크는 기차타고 난핑/푸죠를 향해 혼자 내려갔습니다. 난창에서 마이크를 다시 만났길 다행이었죠. 어색하게 헤어졌기에, 기차역에서 악수하며, 포옹하며 다시 헤어지길 잘 했지요. 그렇게 혼자 쉬고, 자전거 타며 지내기를 4일. 아직 혼자 여행하기에는 마음이 약한 탓이었을까요? 혼자만의 시간이 좋을 줄 알았지만, 또다시 혼자있는 시간에 갇혀 버텨내질 못합니다. 내 성향이려니 하며, 어딘가 틀에 박혀 있는 일상은 조금 참아내기 힘든 내 성향 탓을 하며...혼자 여행하려니 남쪽으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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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난] 그림으로 대화하기Cycling/chinataiwan 2012. 10. 22. 01:18
베이징을 떠나 바오딩을 향하는 길에서 만났던 시안링과 젱조우를 떠나자 마자 작별을 합니다. 여관에 그대로 남아 늦잠을 청하던 시안링이 우리가 떠난 것을 알자마자 전화하고 작별인사를 하러 쓰레빠를 신고 터벅터벅 걸어옵니다. 한참 어린 동생인데, 때론 친구 같았고, 여느땐 형처럼 숙소 잡아주고, 밥도 잘잘 시켜주었지요. 무엇보다 그동안 나와 맥주를 즐겨 마셨던 친구였는데, 이제 더이상 맥주를 함께 마실 친구가 없어졌군요. 집에 가는 길목에 맛있는 밥 사먹으라고 100원을 침대 머리맡에 두고 나왔습니다. 형으로써 해줄 수 있는게 그것 뿐이었네요. 희한하게요, 시안링과 헤어진지 3시간도 채 안되었는데, 뒤에서 우리를 부르는 한 명의 중국인 친구가 있었습니다. 여행 셋이서 하라는 계시라도 되는 듯...우이산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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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난] 따뜻한 도시, 젱저우Cycling/chinataiwan 2012. 10. 17. 13:04
비행기와 함께 내소식 전하기 시작합니다. 꼬깃꼬깃 낡고, 오래된 종이 냄새 묻어있는 회색 종이에 며칠에 걸쳐 써내려간 편지글 봉투에 담아, 또다시 꼬깃꼬깃 낡아져버린 봉투를 풀로 붙였습니다. 일단 한 통은 부모님께 갈 확률이 높겠고, 나머지 2통은 어디로 갈지 받아보는 분들은 알겠지요? 소림사학교를 지나 어렵사리 구한 숙소를 떠나 아침을 해결합니다. 어라? 빠오쯔가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북쪽에서 샨시지방을 내려오면서 빠오쯔가 만두마냥 작아졌었는데, 다시금 커지고 있습니다. 다행히, 빠오쯔의 크기를 확인하고 주문을 할 수 있었기에 적당히? 4개를 시켜 먹습니다. 1개에 5마오!(한화 88원) 졍죠에 출발하기 직전, 든든히 간식거리를 가방에 담았습니다. 2년 정도 과자를 끊었다가, 중국와서 과자를 먹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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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련-영구]꾹꾹 참아내기!Cycling/chinataiwan 2012. 8. 22. 00:07
외로움의 깊이를 헤아릴 수 없습니다. 중국에 7일, 딱 일주일 머물면서 매일밤 꿈에서 친구들과 형, 동생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아직도 나의 이 긴 여행을 환송해주려 송별회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이 매일매일 꿈에 나타납니다. 시간에 쫓기어 연락을 못한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미안하네요. 그리고 너무 그립습니다. 집 생각, 친구들 생각에 하루에도 몇 번을 울먹이는지 모르겠습니다. 첫 날 숙소를 잡을 때만 해도 당시에 느낀 두려움과 외로움은 아직도 진한 기억으로 남아 모든 이들을 생각나게 합니다.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열 번 울먹였다면, 지금은 반으로 줄어든 것 같습니다. 너무 나약하게 자란 탓인지도 모릅니다. 아무것도 준비한 것 없이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세계여행 할 거라면서, 중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