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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트빌리시-쿠타이시] 요즘 캠핑이 유행이라매? 그럼 조지아 한 번 와봐와봐Cycling/europe 2014. 10. 14. 22:56
우중충한 날씨에 아르메니아-조지아 국경을 넘었다. 시골, 그리고 국경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을씨년스러운 날씨가 한 몫 더하는지 분위기가 음산허다. 이제 비자 같은 종이짝에 쓰인 날짜 따위 걱정않고 살 수 있는 조지아에 왔다. 조지아 체류기간이 무려 360일!!! 360일!!!!??? 엥?? 360일!이다. 허허. 살 판 났네. 허나, 아쉽게도 올해 9월부터 90일로 줄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뭐, 90일도 나라크기에 비하면 철철 넘치는 시간아닌가! 요즘 캠핑이 대세라면서!? 그렇담 한 번 조지아 한 번 오지 않겠는가. 눈에서 녹는 물이 강물 따라 흘러 내려오는 곳 옆, 잔디밭 총총히 있는 들판에서 하루종일 햇빛에 바짝 마른 나무 모아서 불피우면 추운 몸이 사르르르릇 녹는다. 원없이 캠핑해서 행복한 조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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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아] 드디어 유럽에 왔구나!!Cycling/europe 2014. 10. 4. 05:41
여행 2년만에 유럽을 넘어왔다. 이란 국경을 넘어 처음 마주친 아르메니아 세관 여직원, 챠도르를 두르지 않은 여직원이 낯설어 보이더라. 이란에서 넘어온 이란 여성 여행객도 아르메니아를 넘어오자 마자 답답해 보이는 스카프를 벗어 던진다. (이란은 30년 전, 이슬람 혁명 전에는 스카프를 두르지 않았다고 한다. 해변에서 비키니 입는 모습도 자연스러웠단다) 아톰도 기다렸다는 듯이 풀어헤친다. 사람들 얼굴 모습들이 코는 여전히 큰데, 피부색이 밝아졌고, 옷차림새도 어릴적 보았던 팟트랏슈 나오는 만화에 나오는 옷매무새와 비슷하다. 사람들 모습 바뀌니 유럽에 온 것이 실감난다. 여행 2년만에 유럽이다. 유럽이라고 뭐 별 거 있더냐. 산으로 시작된 유럽여행.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고 끈적하게 올라가는 아톰과 본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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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북부] 카스피해 넘어 아르메니아로~Cycling/middleeast 2014. 9. 20. 20:57
파미르를 넘어온 본더와 아톰은 예전보다 훨씬 강해졌다. 특히, 자전거에서 내리지 아니하고 언덕길을 꾸역꾸역 오르는 아톰을 보면 '철의 여인'이 탄생했음에 희열을 느낀다. 복잡디 복잡한 테헤란을 벗어나고 북쪽 챨루스(Chalos)를 향해 산으로 산으로 들어간다. 허나, 이를 어쩌나 (또 강조하지만) 눈 없는 산은 이제 그저 언덕처럼 보이거늘....언덕이라 무시?한다해서 내가 슝슝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에헴 첫 캠핑, 이 친구들과도 처음으로 하는 캠핑. 아저씨게 캠핑 허락을 받고 힘들게 계단으로 모든 짐을 풀었는데 무료가 아니란다!! 머리 속이 하얘진다. 본더가 능글스럽게 다가가 주인아저씨께 어렵지 않게 공짜 캠핑을 허락 받는다. 카스피 해로 이어지는 이 도로는 개울따라 이어져 있는데,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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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쉬라즈] 친절한 이란 사람들, 그리고 가족Cycling/middleeast 2014. 9. 15. 15:10
이란 사람들? 친절하다던데. 그래서 더욱 기대가 컸던 이란. 나를 초대해 준 알리 아저씨네 짐을 풀어놓고 별다른 일정이 없었던 나에게 무엇이 보고 싶냐고 그리고 몇군데를 추천해주고 가보란다. 내 자전거는 여전히 박스 안에 있었기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야만 했다. '시장을 가려면 4번 버스를 타고 마지막 정류장까지 가!'라는 말을 듣고 4번 버스를 기다리는데 아라비아 숫자라고는 한 글자도 보이지 않는다. 어리둥절하게 버스 두어대를 보낸 뒤 마침 오는 버스 위에 발을 얹고 시장가는 버스냐고 물었다. 도통 무슨 말인지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데 그냥 타란다. 서너 정거장을 갔을까, 내 어깨를 툭툭 치는 아저씨? 청년? 일단 따라 내리는데 내 버스비를 대신 내준다. 그리고 택시를 두 번 타더니 (역시 택시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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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샤르쟈] 언제까지 이리 살아갈 수 있을까Cycling/middleeast 2014. 8. 10. 20:46
두바이. 말로만 듣던 '무시무시한' 도시에 발을 들였다. 나같이 자연과 가까이 그리고 좀 더 남에게 자연에게 피해 덜 주며 살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하루종일 에어컨으로 견디어 내는 이 곳이 반가울리 없다. '뭐 필요한거 있어?'하면 대답하는 대로 뭐든지 생겨나는 곳 같아. 이전의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이런 더위를 어찌 견디면서 살았을까. 우리는 예전에 어찌 살았는가. 하는 생각들은 이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이게 정말 가능한 일로 만들어 낸 사람들이 오히려 무섭게 느껴진다. 어마어마한 쇼핑몰-'두바이몰'이 있는데 또다시 세계에서 가장 큰, 호화로운, 높은, 고귀한, 금칠?할 것 같은 쇼핑몰을 또 계획중이라나. 두바이의 높은 빌딩들을 보고 있으면 현대판 바벨탑이 아닐까 싶다. 언제까지 이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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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나가르로 가는 길] 그대들은 어느 행성에서 온 사람이오?Cycling/Indianepal 2014. 8. 5. 13:46
카슈미르. 내가 발 딛고 있는 카슈미르 여행이 서서히 마무리된다. 몇 해 전 '자전거 타고 꼭 오리라' 하며 마음 속에 품었던 곳이었는데 막상 벗어나려고 하니, 끝내려고 하니 마음속이 허전해 지는 것 같다. 그럼 이제 집에 가도 되지 않겠어? 와보고 싶었던 곳 신나게 자전거 탔응께 집에 갈만도 한데. 자 이제 새로이 무엇을 하고 싶으냐? 어디를 가고 싶으냐? 속으로 물어봐도 돌아오는 시원한 대답은 없다. 서운한 마음을 달래려 자꾸만 집에 가는 상상을 펼쳐본다. 곧 여행할 이란, 터키 쪽의 여행은 안중에도 없고, 내년 여름 집에 돌아갈 때 어디어디를 들러 누구누구를 만나며 집에 돌아갈지 망상만 늘어난다. 일본을 들러 갈까. 한국 같이 들어가려는 레아를 꼬드겨 일본에서 자전거 여행을 해볼까 등등 아주 소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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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라마유루] 이제는 평범해진 풍경Cycling/Indianepal 2014. 8. 4. 18:01
여기를 먼저 여행했다면 '우와'하며 감탄하고 계속 연이어 '우와우와'를 외쳤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미 마날리에서 레를 넘어오는 구간에서 감탄사를 남발했는지(남발할 만도 했지) 더이상 입에서 탄성이 나오는 구간은 없었다. 눈 쌓이지 않은 산 봉우리를 보니 눈없는 산은 산처럼 보이지 않아서 였을까. 심심한 마음도 많이 있었고, 때로는 지루하기도 했고, 풍경마저 이러저러 평범해졌다. 평범해졌지만 둔해졌지만 [마날리-레]구간에서는 쉽사리 만나기 어려웠던 '사람',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작은 봉우리(이제는 더이상 산도 아닌가) 2개를 넘고서는 멈춘 작은 마을 사스풀(Saspul). 텃밭 주변에는 꽃들이 참 많다. 해바라기도 있고 근대? 할무니 어기 근대 맞죠잉?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 머물게 되었다. 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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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다크 가는 길2] 극기훈련과 여행 사이Cycling/Indianepal 2014. 7. 13. 18:58
극기훈련이야 이게? 여행이야? 지난 태국 북부, 라오스를 거쳐 베트남을 지나는 3주간의 산행길이 다시금 떠오른다. 이렇게 힘들게 힘들게 애간장 태우면서 '여행'하는 것이 나중에 어떤 추억으로 남아있을까. 여행이 길어지면서 이제는 그저 어느 경치 좋은 곳에 느긋하게 쉬면서 책보는 일상 또는 햇살 받으며 마른 빨래 걷는 일상이 더욱 간절해지고 있는데, 자전거 타고 5,000m가 넘는 산을 두 개를 넘고나니 할 말이 없어진다. 특히, 마지막 5,300m짜리 탕랑라를 올라섰을 때에는 기쁨, 성취감 보다는 '아이고, 밍규 참 고생많다'라는 생각밖에 나질 않더라. 차타고, 버스 타고, 오토바이 타고 올라오는 사람들이 잠시 내려 사진 한 장씩 찍고 가는 풍경만 게슴츠레 쳐다보고만 있다. 저리 편히 올라들와서 사진찍고..